공연기획자가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는 이유
저는 평소 예비 공연기획자들에게 문화 예술계 동향을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합니다. 트렌드라는 건 결국 이 시대 '변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현재의 이슈나 쟁점 파악을 통해 앞으로의 문화 예술산업 비즈니스를 전망하고, 또 그에 최적화된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구체적으로는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일단 시대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면 문화 부문에서 최신 개발되고 있는 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변화하는 대중의 요구와 관심에 더욱 잘 대응할 수 있죠. 또 문화 예술 관련 행사 및 활동이 대중에게 더욱 관련성이 있고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둘째, 최신 트렌드를 이해하고 있으면, 기획자의 입장에서 대중이 선호하는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데 있어서도 좋은 영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단 공연뿐만 아니라 음악, 미술, 패션과 같은 예술 산업에서도 트렌드 파악이 중요합니다.
셋째, 문화 예술계 변화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있으면 다른 단체나 조직, 예술가들과 어떻게 협업하고 파트너십을 맺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판단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대중과 관객에게 보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소재의 문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럼, 최근 공연예술산업에서 나타난 눈에 띄는 변화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바로 '공연의 영상화'입니다. 팬데믹으로 기업이나 교육계에서 더 이상 대면 소통만을 고집할 수 없게 되어 재택근무나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듯이, '현장성'과 '체험'으로 대표되는 공연의 뚜렷한 정체성 또한 조금 희미해졌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공연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일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유통을 위한 목적보다는 아카이빙을 위해 최소 장비로 촬영한 기록 영상이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유통을 목적으로 별도의 계획하에 전문적인 장비를 활용하여 촬영하고 있습니다.
국립극단의 온라인 극장 등의 공연영상 유통 플랫폼들이 공연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요. 공연장에서 직접 관람하는 만큼의 '현장성'을 온전히 기대하긴 어렵지만, 기술적 발전이 많이 이루어져 전문적 촬영과 편집을 통해 만족도가 많이 높아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공연 영상 콘텐츠의 경우 시공간의 제약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는 관극 편의성이 최대 장점인 것 같습니다. 평소에 공연을 보고 싶어도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공연장 문턱을 높게 느꼈던 대중들에게는 공연 문화를 이전보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대형 뮤지컬뿐만 아니라, K-POP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도 가까이에서 배우와 아티스트 얼굴을 보는 게 힘든 편인데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국내외 어디서든 보다 가깝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비대면 시대의 추가 수익모델로서가 아니라 콘텐츠 소비자 입장에서의 이점도 매우 큰 것 같습니다. 저도 피켓팅에서 실패한 공연 몇 개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관람한 적이 있습니다.
이외 최근에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도 온라인 전시가 활발해지고 있고,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로 극장 수익이 크게 감소하거나, 아예 배급을 포기했던 영화제작사에서 OTT 개봉을 선택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많은 영화감독들이 드라마 제작에도 나서는 것도 글로벌 팬데믹으로 인한 문화 예술계의 변화인데 이러한 '비대면 시대'를 예측하고 조금이라도 빨리 움직이고 변화를 시도한 조직과 기업이 결국 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현재 공연기획자를 꿈꾸고 있다면, 평소에 문화 예술계 소식을 자주 살펴보는 걸 추천합니다. 아니 매일 아침마다 '공연', '연극', '뮤지컬', '콘서트', '전시', '문화' 등의 키워드를 가지고 뉴스를 살펴보는 걸 루틴이 되도록 해보세요. 그럼 앞으로 '내가 일하게 될 분야'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서 스스로가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게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될지 깨닫게 될 테니까요.
자신의 의지만으로 이러한 루틴을 습관화하는 게 어렵다면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끼리 모여 서로 약속하고 매일 단톡방에서 기사를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환경에 들어가는 게 도움이 되거든요. 그래서 요즘 돈을 내고서라도 각종 챌린지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은 것이죠.
제가 운영하는 <공연기획부트캠프> 수료자들과도 관련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일 자신이 주목했던 기사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고, 자기 생각을 덧붙여 공유하는 방식인데요. 참여자들이 이를 계기로 조금씩 문화 예술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가고 있다고들 이야기합니다.
트렌드를 살피기 위한 개별 뉴스 검색 이외에도 관심있는 분야와 관련된 기관의 정기간행물이나 뉴스레터/웹진을 구독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구독 경제도 코로나 이후에 언택트 마케팅 강화와 함께 더욱 확산된 변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가 개인적으로 받아보는 소식지는 아래와 같은데요. 주기적으로 메일로 보내오는 것이니 관심있는 분들은 살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롱블랙 (라이프 스타일에 연계된 여러 장르 리뷰 및 분석/월 4,900원)
뉴닉 (정치, 경제, 세계, 환경 등 모든 분야 핫한 뉴스 쉽고 간결하게/무료)
고군분투하며 막막했던 시간이 제게도 있습니다.
비전공자로 인턴을 거쳐 한 작품을 총괄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남몰래 이불킥!도 참 많이 했네요.
하지만 직접 부딪히며 익힌 경험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공연기획 비전공자분들과 인연을 맺고,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지금, 이 순간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계속해서 꿈을 꾸며, 자신의 가치를 찾아가실 수 있도록
곁에서 다정한 멘토가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
- 콘서트, 체험극, 넌버벌 퍼포먼스, 연극, 뮤지컬 장르 두루 참여.
- 기획/제작/홍보마케팅/국가지원사업 등 다양한 업무 담당.
- 극장 하우스 관리 및 관객 응대, 지방/해외 투어 다수 경험.
•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춘천거기> <터미널>
•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 <브레이크아웃> <비밥> <플라잉>
• 가족극 <바투바투> <또채비놀음놀이>
• 콘서트 <미술관 옆 동물원> <피아노의 숲> 외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