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L 전자회사 구매팀 면접을 앞둔 멘티입니다. 참고로 저는 화학공학을 전공했으며 1년간 의류 편집숍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옷가게에서 공급부터 판매까지의 과정을 다루며 인기 제품이 제때 준비되지 못해 매출이 감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때 구매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구매직무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Bogdan Vija
면접을 앞두고 주변에 자기소개서를 보여준 뒤 예상 질문을 받았는데 ‘원가 절감을 어떻게 할 것인지, 원재료를 어떻게 탐구할 거냐’ 이런 질문을 면접 때 받게 될 것이라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실무에 대해 아는 바가 없습니다. 구매 직무의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요? 또한, 전자회사 구매 부서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구매부서 면접에서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어필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면접 날이 닥쳐오니 괜히 초조합니다. 멘토님의 조언이 절실합니다. 바쁜 시간 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Edward Seongwon Jung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일하다 보니 답변이 늦었네요. 부디 답변이 면접 전에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멘티님이 면접을 앞둔 L 전자회사와 제가 재직 중인 H 자동차 부품업체는 비슷한 구매조직을 두고 있을 겁니다. 이 가정 하에 답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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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스펙의 부품 수급이 주업무
우선 제조업은 무수히 많은 협력업체가 그 근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백, 수천 개의 크고 작은 협력사들이 부품을 납품하면 그 부품이 한데 모여 H 자동차 부품업체와 L 전자 회사의 완제품이 됩니다.
그렇다면 구매 부서는 제조업체에서 무슨 일을 할까요? 구매 부서는 저런 부품들의 납품가를 조정하고, 수정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면 더 절감하며, 새로운 중소협력업체를 발굴하고, 새로운 스펙의 부품을 수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세탁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부품의 모습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협력업체에 ‘이러이러한 이유로 부품의 사양이 달라졌으니 맞춰서 만들어 달라’ 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납품단가를 협력업체가 정할 수도 있고 L 전자회사가 정해서 줄 수도 있습니다. 이게 구매직무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매할 제품을 파악하는 능력이 중요
전자회사만의 특징이라,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멘티님에게 가장 시련이 될 부분이기도 합니다. 보통 제조업의 구매조직에는 공대 출신이 많습니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반도체를 구매해야 하는데 반도체를 하나도 모르는 경영학과 출신의 문과생을 앉혀놓고 ‘협력업체가 새로 반도체 반제품을 개발했다는데 사양이랑 스펙 좀 알아보고 그거 얼마나 좋아졌고 어떤 원리로 작동되는지 정리해서 보고 올려달라’고 요청한다면 그분이 바로 알아들을까요? 정답은 NO입니다. 하나도 모른 채 포털에서 반도체 검색하는데 시간을 다 보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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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질문을 멘티님에게 대입해봅시다. 아마 입사한다면 신형 냉장고에 들어가는 인공지능 AI 센서를 협력사가 개발했다는데, 그 제품의 정확한 사양/스펙/단가/구동원리/ 우리 제품과의 연결 가능성 등을 좀 조사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될 겁니다.
구매를 할 때는 적절한 단가에 좋은 제품을 슬기롭게 구매해야 하기에 그 누구보다 구매하는 제품을 잘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L 전자회사의 구매팀 직원들은 합리적 의심의 차원에서 ‘화학공학 전공이 우리 회사 구매팀에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가’, ‘구매하는 제품 사양이나 제대로 읽겠느냐’ 이런 식의 질문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이건 제 경험담입니다. 비공대 출신인 저는 구매직으로 면접 볼 때 100%의 확률로 저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원재료 수급까지 갈 필요도 없고, 일단 제품을 내가 잘 알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어필해야합니다. 어떤 전자제품이 새로 나왔다면 그 제품을 잘 이해하고 있음을 조직에 확실하게 설명할 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옷 판매 경험을 통해 사람 대하는 법을 배웠다고 어필하되, 거기에 덧붙여 회사가 구매해야하는 제품을 정확히 이해하고 구매 직무에 임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