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경영학과 3학년을 다니고 있는 마케터 지망생입니다. 저는 예전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펼치거나 현상을 분석하는 것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마케팅과 데이터 분석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Alexander Sobol
마케터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저는 컴활 1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R언어, 데이터분석 등을 공부하고 있으며, 남은 대학생활 동안은 인턴, 대외활동 등을 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요즘 이렇게 준비해서 CRM 직무에 채용될 수 있을지 고민이 됩니다. 제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 걸까요?
그리고 마케팅 직군은 공모전, 대외활동, 인턴이 필수라고 들었는데, 대부분의 활동이 홍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더라고요. 그러나 저는 광고나 홍보 쪽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데,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라면 이런 분야의 활동도 해두는 것이 좋을까요?
또한 이런 스펙뿐만 아니라 학력도 중요하게 본다고 들었습니다.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가진 사람이 채용 시 우대를 받는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마케팅 부서에서 사용하는 기술은 기초통계면 충분하고, 더 어려운 통계를 하는 부서가 따로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파이썬이나 R언어를 다룰 줄 알아도 별로 메리트가 없나요? 제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소중한 시간을 들여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멘토님의 조언, 기다리겠습니다!
💬 김윤겸 멘토의 답변
개성은 경쟁력 입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글 잘 읽었습니다. 지금부터 드릴 조언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것이니, 참고 자료 정도로 사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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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멘티님께서는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어떤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용하시나요? 아마도 가격, 상품의 질, 브랜드 등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나만의 색깔을 잘 드러낼 수 있거나, 차별화된 상품 또는 서비스를 선택할 거예요. 취업 시장 역시 일상적인 소비시장과 유사합니다.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셨으면 좋겠어요.
기업을 대상으로 멘티님이라는 이름의 상품을 얼마의 금액에 판매할 수 있나요?
다른 경쟁자(상품)들과 비교해서 차별화된 요소가 있나요?
1번은 연봉을, 2번은 취업 시장 내에서의 경쟁력을 의미하겠죠? 곰곰이 생각해보면서 질문에 답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경쟁력을 확보해서 채용되려면 다른 경쟁자들보다 차별화된 강점이 있어야 합니다. 누구나 다 준비하는 스펙만으로는 현실적으로 살아남기 힘들 수도 있어요.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에 집착하면서 평범한 스펙을 갖추는 데 급급하지 마시고 스스로 길을 개척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단순히 스펙만을 위한 스펙은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본인에게 진심으로 의미가 있고, 역량을 키울 수 있을 만 한 경험을 하시고 잘 풀어내시는 게 좋습니다. 자소서, 면접 등에 담아낼 때는 본인이 그 경험을 왜 했는지, 거기서 무슨 역할을 했고, 무엇을 얻었는지, 이를 통해 향후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풍부하게 써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자신만의 경쟁력과 차별화된 경험을 만들 수 있어요. 더 많이 고민해보시고, 꼭 좋은 경험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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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학력보다 스토리가 더 중요합니다
저 역시 대학생 시절, 진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멘티님처럼 주변에서 여러 이야기를 듣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석사 출신 아니면 힘들다, 수도권 메이저급 대학이나 해외대학 출신이 아니면 힘들다, 마케터 경력이 없으면 안 된다 라는 식으로요. 그래서 심지어 마케팅 직무를 포기할까 생각도 했었습니다.
당시에 이런 고민을 하다가 한 회사의 채용 담당자에게 ‘쇼핑몰 마케터가 되고 싶은데, 어떤 요소가 중요합니까?’라고 물었어요. 그때 채용 담당자는 자신이 왜 마케터가 되고 싶은지 자신만의 설득력 있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웹 디자이너 준비과정, 쇼핑몰 운영 경험 등을 활용해 저만의 스토리를 만들었고,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어필해서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 마케터 직무로 입사하는 후배를 보면, 석사 출신보다 학사 출신이 더 많아요. 멘티님도 스펙이나 학력의 부족함을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 앞서 말씀드렸던 대로 본인만의 차별화된 강점, 이를 잘 담아낸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면 충분히 마케터의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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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M의 기본은 업종 이해와 논리적 분석
일반 회사에서는 중요한 지표들을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게 CRM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멘티님이 알고 계신 것처럼 CRM 전담 조직이 따로 있는 경우 다양한 통계 기법을 활용해서 고객분석모델을 개발하고 있어요.
따라서 데이터 분석 기술을 가지고 계시면, 업무 하시는데 당연히 도움이 되겠죠. 하지만 단순히 기술을 갖추기만 하는 것보다는 업종과 수치를 이해하고,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시는 게 더 중요합니다.
하나하나 설명해 드리자면, 먼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더라도 해당 업종의 이해도가 낮으면 유의미한 분석 결과를 도출할 수 없습니다. 또한, 다양한 지표에 숨겨진 의미를 끌어내려면 수치를 이해하고 있어야겠죠. 마지막으로 CRM은 기업의 비용과 직결되므로 왜 해당 비용을 사용해야 하는지 설득할 수 있는 논리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정리하자면, 어려운 통계를 분석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데이터에서 기업에 도움이 되는 결론을 도출하려면 해당 업종, 수치를 이해하고 논리적 사고를 통해 분석해야 한다는 겁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열심히 정진하시다 보면 분명히 감이 잡히실 거에요.
제 답변은 여기까지입니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됐나요? 노력하셔서 꼭 꿈을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