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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고민, 하기 싫은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면 이직을 고려해보세요
브랜드 디자인 스튜디오 · 디자인 스튜디오 & 공방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멘토님, 안녕하세요? 외주 디자인 회사에 근무를 한 지 8개월 차 된 직장인입니다. 첫 직장이라서 시행착오가 많았는데요. 최근 제가 한 제품에 일러스트 디자인을 하는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를 하게 된 점은 좋지만, 제가 맡게 된 제품은 성인용품입니다. 성인용품에 들어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너무 싫고, 대표님의 취향에 맞춘 디자인을 하는 게 힘들어서 일 자체가 너무 괴롭습니다.
 
게다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심합니다. 대리님은 화장도 잘 안 하고 머리가 짧은 저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합니다. 또 여성으로서 듣기 힘든 이야기를 자꾸 내뱉고 이상한 가사로 된 노래를 틀어놓곤 합니다. 피해망상에 걸릴 것 같고, 출근하기가 너무 싫습니다.
 
요즘에는 하루에 끝낼 일을 이틀, 사흘간 붙잡고 있을 정도로 업무에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디자인 결과물을 가져가면 자꾸 퇴짜를 맞습니다. 대표님은 좀 더 자극적이고 강한 문구를 요구합니다. 한 번은 눈 딱 감고 과감하게 써서 냈더니 이번엔 또 불쾌하다고 합니다.
 

ⒸfKunst Bilder


이러다 보니 저는 더욱 눈치를 보게 되고, 언제 퇴사 의사를 밝혀야 할지 기회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성인용품 외주를 맡지 않는 디자인 회사도 많을 텐데, 그런 곳으로 이직하고 싶습니다.
 
이미 이직에 대한 마음은 굳힌 상태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프리랜서가 아닌 이상 싫은 일을 맡아야 할 때도 있을 것이고, 이직 사유도 좀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멘토님의 진심 어린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제다은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직장인 디자이너로서 생기는 갈등과 고민을 어떻게 가다듬어야 할지 고민 중이신 것 같습니다.
 
이런 고민은 신입 때 많이 하게 되는데요. 저 또한 비전공자로서, 작은 스타트업 회사에서 신입사원으로 일을 시작했을 때 비슷한 고민을 했습니다.
 
회사에서 지시하는 방향이 옳지 않은 것 같은데, 디자인에 관해 아는 것도, 경험도 별로 없는 데다가 직급도 낮으니 제대로 따질 수 없어 매우 답답했죠.
 
그럼 멘티님의 고민을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눠서 답변 드려볼게요.
 

Ⓒfreepik


이직은 도피가 아니라 현명한 선택

먼저, 하기 싫은 작업을 지속해서 해야 하는 직장이라면, 그 직장은 멘티님과 맞지 않는 것입니다.
 
성인용품 관련 디자인을 하기 싫다면, 그런 작업을 하지 않는 회사로 이직하는 것이 맞지요. 성인용품을 디자인 하는 회사보다는 하지 않는 디자인 회사가 훨씬 많으니 선택지도 다양합니다. 

또, 만약에 부도덕한 회사의 이미지를 포장해주는 디자인을 해야 한다면 디자이너 한 사람이 그 회사의 전체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양심 없는 회사의 일은 받지 않는 회사로 이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멘티님은 지시에 따라 디자인을 해야 하거나, 대표님 취향에 맞춰 디자인해야 하는 문제로 괴로워하시는데요.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가 '디자인'이란 작업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언제나 이런 고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Freedomz


우선 디자인 작업은 누구 하나만의 작품이 아닌 협업의 과정입니다. 대표님 혼자 모든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디자이너에게 그대로 표현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잘못된 방향입니다.
 
마찬가지로 디자이너 혼자 모든 것을 생각해내서 표현하는 것, 디자이너가 클라이언트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이 이 분야의 전문가라며 고집을 꺾지 않고 클라이언트를 가르치려 드는 것 역시 잘못된 것입니다.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가 디자인의 방향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알맞은 방향성이 도출되면 그에 대한 표현을 디자이너가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멘티님의 상황에서 대표님께 '여러 의견을 모아 토론을 해서 방향을 도출하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하지 못하는 한국기업문화 특성상, 그리고 대표님이 열린 생각을 하는 분이거나 디자이너가 사내에서 어느 정도 힘이 있는 팀장급이 아니라면 이런 제안은 받아들여지기 힘들죠.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디자인 작업에 관여하는 구성원 전체가 디자인에 관한 이해도를 높여나가야 하지만, 개선하기엔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 문제입니다.
 

ⒸFreedomz


신입으로서 이런 문제에서 벗어나려면 디자인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많은 중견기업 이상의 회사에 취업하거나, 작은 기업이라면 열린 마인드의 대표님이 계신 곳에 입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신입은 성장해야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열악한 회사보다는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사수가 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자이너는 예술가가 아닙니다

다음은 디자인 결과물을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문제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는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 간의 소통 문제입니다. 디자이너에게 소통 능력은 디자인 그 자체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실제로 클라이언트와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아 고생하는 디자이너들이 많습니다. 클라이언트가 디자인에 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화하는데, 디자이너는 그것을 자신의 생각대로 해석하여 클라이언트가 말한 바와 다른 결과물을 도출하게 되는 것이죠.
 

Ⓒfreepik


개인적으로는 클라이언트와 많은 대화를 통해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는 데 시간을 들이시길 추천합니다. 클라이언트가 뭘 좋아할지 몰라 여러 시안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정확한 의도를 반영해 한두 개의 시안을 제시하는 것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도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면, 클라이언트의 의견을 텍스트 그대로 듣지 말고 왜 그런 말을 하는 것인지 그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만약 클라이언트가 강조해야 할 부분을 빨간 글씨로 쓸 것을 요구했다고 가정해봅시다. 대부분 디자이너는 여기서 '그렇게 하면 촌스러워져서 안 된다'고 말할 겁니다.
 
결국 디자이너의 미적 기준에 맞춰 결과물을 내놓거나 반대로 디자이너가 포기하는 심정으로 마음을 내려놓고 클라이언트의 의견을 그대로 들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이 상황에서 클라이언트에게는 '빨간 글씨로 아주 크게 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클라이언트는 글씨를 강조하는 방법을 빨갛고 크게 하는 방법밖에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었던 것뿐, 그에게는 어떤 방법을 쓰든 '글자를 지금보다 더 눈에 띄게 강조'하는 것이 더 중요했을 겁니다.
 

ⒸStock Rocket


여기서 디자이너가 클라이언트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이렇게 답변했다면 어떨까요?
 
"글자를 강조하는 방법에는 빨갛게 하는 방법만 있는 게 아니라 폰트 굵기를 조정하거나 여백을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방법이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강조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두 가지 시안을 드려볼 테니 더 나은 것으로 선택해 보세요."
 
이렇게 상황을 풀어간다면 클라이언트의 의견을 적용하면서도 미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요?
 
디자인 일을 하면서 '태도'를 가꾸는 일은 디자인 능력만큼이나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태도와 생각으로 디자인 작업을 하는지 결과물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디자인에는 수학 같은 정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태도와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가치관, 철학이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명확한 가치관이 없다면 정답이 없는 디자인 분야에서 클라이언트와 대중들의 말에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책 한 권을 추천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디자이너가 사회에서 겪는 고민을 이미 경험한 교수가 쓴 책이 있습니다. 이지원 교수님의 『디자이너의 곱지 않은 시선』 입니다.
 
저도 이 책을 읽고 개인적으로 태도를 가꾸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어떤 태도로 대처하는 것이 올바르고 그른지 판단을 내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책입니다.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제다은 멘토
브랜드 디자인 스튜디오 · 디자인 스튜디오 & 공방
디자인/예술
제품디자인을 전공한 시각디자이너 입니다.
유아용품 벤처기업 인하우스 디자이너 2년,
필리핀의 한인기업으로 해외취업 1년,
브랜드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2년 근무 후
브랜드 디자인 프리랜서로 5년간 활동하였습니다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공방 겸 디자인스튜디오를 창업하였습니다.

제가 그동안 맡아왔던 업무는 굉장히 여러가지 입니다.
1. 작은기업, 자영업자를 위한 기업 시각홍보물 디자인
2. 브랜드 디자인 및 자사 포트폴리오 관리
3. 브랜드 디자인 강의
저는 사람들이 말하는 잘나가는 디자이너는 아닙니다. 서울권대학, 대기업, 유명에이전시 출신도 아닙니다. 하지만 스스로 그러한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적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성공이라 부르는 그 길은 저에게 맞지 않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평범한 지방 4년제 대학을 나왔으며 평범한 중소기업, 디자인에이전시에서 5년간 근무하였습니다. 그럼에도 항상 하고싶은 일을 하고 있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기에 행복하며 만족하는 삶을 살고있습니다.
저는 국내 상위층, 소수가 겪는 삶이 아닌 중하층의 다수가 겪는 삶을 걷고있습니다. 공기업, 대기업에 관한 멘토링은 이미 차고 넘칩니다. 하지만 왜 중소기업에서 일을 잘하며 행복하게 살수있도록 조언을 얻는 멘토링은 없을까요? 우리 모두가 일류대학, 대기업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저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일반적인 디자인 에이전시나 작은 스튜디오, 중소기업 인하우스 디자이너를 목표로 취업준비를 하고 계신 분. 또는 시각디자인을 독학하여야하는 상황에 놓이신 비전공자분들에게 더욱 현실적인 이야기와 조언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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