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비직을 희망하는 중년입니다. 여러 정보를 마구잡이로 찾아보다가 잇다와 멘토님을 알게 되었고, 이렇게 용기 내어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 12년, 자영업 3년을 했습니다. 직장생활은 IT 기업에서 기획 업무를 주로 했습니다. 남들보다 학력이 달리고, 시쳇말로 돈도 인맥도 없는지라 자수성가를 해야 한다는 의지로 작은 기업을 주로 골라 다녔습니다.
실력으로 실적을 올리면 남들보다 빨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살았습니다. 노력도 이직도 많이 했고, 5년 만에 회사 매출을 5배 키워 회사의 2인자가 된 적도 있습니다.
저는 정부, 공공기관 프로젝트 입찰, 제안 업무를 주로 했는데 매년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진전이 없는 업무를 계속해 매너리즘에 빠졌습니다. 스스로도 이를 자각해 마지막 이직을 했는데, 환경만 바뀌었을 뿐 오히려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일하던 습관이 몸에 배어 환경 적응에 실패하면서 퇴직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고민하던 중 자동차 정비와 요리가 떠올랐습니다. 특히 자동차 정비는 어렸을 때부터 꼭 도전해 보고픈 일이었습니다. 자동차정비 이야기를 슬그머니 꺼내면 주변에서는 무모하다고 합니다. 저도 잘 압니다. 그러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처자식이 있는 몸이라 수입도 생각해야 하는데, 나이 많은 사람도 취직이 될까요? 아주 잠깐, 친한 카센터에 급여에 상관없이 취업시켜달라고 얘기해볼까도 생각해봤습니다.
멘토님의 위로와 격려 그리고 냉정한 현실과 경험담 모두 듣고 싶습니다.
바쁘시겠지만 고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멘토의 답변
늦었다고 생각하실 때가 빠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자신이 가장 원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살다가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죠. 저도 인생을 길게 살아 보지 못했지만, 하고 싶은 일을 찾아 10년을 준비했고, 지금의 자리에 있습니다. 나름 최연소 정비소 경영자이며 3개월 만에 매출 5배 성장 그리고 현재는 매출 8배를 성장시키고 지점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자동차 정비는 3D 업종으로 사회적으로도 대우가 좋지도 않고 현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분위기도 보수적인 편입니다. 처음 가졌던 생각과 이미지와는 너무 다른 문화에 업계에 뛰어 들었다가 금방 포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특히 부족한 급여로 이탈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녀가 있으시니 말씀드리자면, 아이들 교육비와 생활비를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급여를 받게 됩니다. 업계 통상 신입 사원의 통상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 정도입니다. 그리고 1년에 약 10만 원 정도씩 급여가 올라갑니다.
저는 저희 직원들에게 정말 미치도록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면 지금이라도 다른 일을 찾아보라고 말하곤 합니다. 직원들을 몰아 세우는 게 아니라 동료로서 걱정스런 마음에 하는 이야기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피부가 벗겨지고 멍이 들어 몸이 힘들고, 고객에게 무시를 당하는 일도 있어 마음이 힘듭니다.
기술을 배워두면 죽을 때까지 밥걱정은 안 한다는 말은 맞습니다. 세상에 자동차가 사라지지 않는 한 자동차 정비사도 그 자리에 존재할 겁니다. 현재는 자동차 애프터마켓 시장에 2세대 정비인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구인난이 매우 심각해 문을 닫는 1세대 업체들도 많습니다. 결론지어 말씀드리면 나이와 식구를 고려해 어느정도의 경제적인 여유와 마음의 준비가 됐을 때 꿈에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취업 기회는 많습니다. 멘티님께서 선택하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자금을 받으며 다닐 수 있는 자동차 정비직업전문학교에 들어가 6개월 정도 수강해 자격증을 취득하는 방법입니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학원에서 연계해주는 업체에 취업할 수 있습니다. 학원 생활을 잘하신다면 학원에서도 좋은 정비업체로 취업연계를 해줄 겁니다.
더하여 지인이 운영하는 사업장 취업은 추천해 드리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정비 업체는 브랜드샵(서비스센터)과 일반공업사, 자동차 전문정비소 (카센터)로 나뉩니다. 나이가 있고 빨리 기술을 배우고 싶으시다면, 일반 자동차 전문정비소 (카센터)로 취업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꼭 체계가 잡혀있고 직원이 최소 1~2명이 있는 회사에 입사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업체는 본디 일이 많고 체계도 잘 잡혀있어 후에 개인사업장을 내는 데도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됩니다.
주먹구구식으로 기술만 믿고 운영하는 곳은 오래 머무를 곳이 못 됩니다. 기술과 경영능력을 함께 배울 수 있는 곳에 들어가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일반 브랜드샵이나 공업사에서 3~5년 배울 내용을 때에 따라서는 6개월이면 습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