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이 올라가다 보니 진로에 대한 고민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일단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기계과에 관련된 분야가 너무 다양해 어떤 길로 가야 할지 몰라 답답하기만 합니다.
ⒸVictor Moussa
그리고 최근에는 취직과 대학원 진학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대학원에 간다는 생각을 전혀 해본 적이 없는데요. 제가 스펙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다 보니 취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야의 대학원에 진학해 좀 더 무언가를 해보고 사회에 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한 가지 멘토님께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만약에 스펙을 쌓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조언 부탁드립니다.
많이 답답한 마음에 두서없는 질문을 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이런 저에게 멘토님께서 어떤 것이라도 말씀해 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질문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탈퇴회원 멘토의 답변
멘티님, 안녕하세요. 저도 군대를 제대하고 멘티님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고민을 했었기 때문에 많이 공감되네요. 그때 제가 교수님과 여러 선배에게 들었던 이야기와 책을 보면서 느꼈던 점을 정리해서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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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또는 연구생이 되어 많은 경험을 하세요
첫 질문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로 요약할 수 있을 텐데요. 정말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누구도 답을 줄 수 없기 때문에 더 그렇겠지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졸업 전까지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시라는 거예요.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관련 기업에서 인턴을 하고 그 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해 보세요. 그러면서 관련 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과 얘기를 해보면 내가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여러 장단점을 들을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인적 네트워크도 구성할 수 있고요.
인턴 하는 것을 너무 쉽게 말씀드렸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꼭 대기업 인턴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예를 들어 자동차 관련 산업에서 일하고 싶다면, 현대나 기아자동차가 아니더라도 그 아래 1차, 2차 벤더에서 방학 때 잠깐이라도 아르바이트를 해 보세요. 분명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취업이 아니라 대학원 쪽으로도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같은 학교의 대학원 연구실 학부 연구생으로 들어가서 연구실 생활을 해보는 것도 좋아요. 조금 더 큰 범위에서 경험을 쌓길 원한다면 타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동/하계 연구실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어요.
멘티님께서 본인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 대학원 연구실이든, 기업에서의 알바/인턴이든 여러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께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면선택에 대한 리스크도 줄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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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 이유 불명확하면 같은 고민을 반복 될 것
두 번째로는 대학원 진학에 관해 말씀드릴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떻게든 대학원에 진학하면 내가 하고 싶은 길이 보일 거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는데요. 추측건대 석사 졸업을 앞둔 때가 되면, 지금과 비슷한 고민을 또 하고 계실 거예요.
아마 이미 취업을 한 친구들과 비교도 될 테고요. 당장 경제력에서부터 차이가 날 거예요. 이런 불안정한 상황에서 연구하고 논문을 쓰다 보면 성과도 잘 나오지 않겠죠. 이 상태에서 정말 연구가 즐거워서 석사 진학을 해 수준 높은 논문과 특허들을 가지고 기업 문을 두드리는 친구들과 경쟁한다면 어떨까요?
너무 단적으로 말씀드린 것 같아 마음이 쓰이긴 하지만,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기계공학에도 정말 많은 분야가 있을 거예요. 그중에서 본인이 무엇을 연구하고 싶은지, 대학원 진학을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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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경험하고 스펙으로 만드세요
마지막으로는 졸업 전까지의 스펙 쌓기에 대해서 말씀드려 볼게요. 저는 ‘스펙 아닌 스펙’을 쌓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취업이나 대학원 진학을 위해 억지로 불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지 마시고,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경험하시면서 그런 경험들을 본인의 스펙으로 가져가셨으면 좋겠어요.
대학원 학부 연구생의 경험을 대기업 자소서에 쓰거나, 반대로 기업 인턴 경험을 대학원 자소서나 면접에서 언급한다면 분명히 플러스 요인이 될 거예요. '이러저러한 경험을 해보니, 저에게 필요한 게 이러저러한 것이었고. 그 때문에 여기(기업 또는 대학원)에 지원을 했습니다'라는 스토리가 있다면 누구든 신뢰하지 않을까요? 거창한 말보다는 행동과 경험으로 멘티님 본인의 열정을 보여주셨으면 해요.
참고로, 취업이든 진학이든 영어는 정말 기본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사실 저도 영어를 못 하는 편이라 취업을 한 후에도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학부 학점과 영어 실력은 절대 놓지 말고 끝까지 끌고 가시길 바라요.
답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다른 질문이 있으시면 언제든 질문 주세요. 그럼 많이 고민하시고 결정하는 길에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