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이지만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저를 보고 다들 외유내강형이라고 해요.

 

4개월 전에 MBTI 검사를 했는데 6년 전과 동일한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ISFJ로 ‘임금님 뒤편의 권력형’입니다. 관련 직업에는 비서가 있고요.

 

제가 세무사 시험을 준비한 적이 있는데, 불합격하니 이 분야가 저와 잘 맞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전공을 살려 관련 직무를 할 수 있는 회사에 취업하고 싶습니다.

몇몇 회사에 원서를 넣었는데 서류전형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어학 성적도 낮고 특별한 스펙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잘 준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여러 질문을 하기 위해 멘토님께 글을 남기게 되었어요. 질문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회계, 세무 분야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어떤 역량을 어필하면 좋을까요? 

2.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면접을 준비해야 하는데 무엇을 숙지하고 가야 할까요? 

3. 경영지원부서 안에 인사, 총무, 재무가 속한 회사가 있고 회계, 재무 인력을 따로 뽑는 회사도 있더라고요. 제대로 배우려면 후자의 회사로 가라고 들었습니다. 또 당장 높은 연봉을 주는 곳보다 ERP 프로그램을 갖춘 회사를 가라고 하던데 그런 조건을 확인할 방법이 있나요? 또 ERP 외에도 더존, SAP 등도 있던데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4. 재경은 자금과 회계로 나뉘는데 지원자들이 회계는 선호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회계, 세무를 공부해본 경험이 있어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자금 분야도 관심이 있는데 자금은 기업의 자산으로 투자계획을 세우는 일을 하나요? 

5. 자기소개서의 ‘입사 후 계획’ 항목을 어떻게 써야 할지 조언 듣고 싶습니다. 

 

질문이 많고 복잡하지만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면 새겨듣고 취업을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멘티님. 질문을 많이 해주셨네요. 평소 취업과 관련해 얼마나 고민이 많으신지 글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취업 전략을 세우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본인을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저도 취준생이었을 당시 MBTI 검사로 적성을 확인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멘티님은 세무사 시험을 포기하셨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세무를 본업으로 삼아도 될지 고민하셨으면 좋겠어요. 세무직으로 입사하면 세무사 시험을 준비할 때만큼 공부를 많이 해야 하고, 세무 이슈를 풀어내기 위해 아이디어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러한 점을 좀 더 고려하셔서 재무회계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지 신중히 고민하시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이제 바로 질문으로 넘어갈게요.

 

다년간의 제 취업 준비 경험과 실제 인사 담당자와 이야기한 결과를 종합해보면, 재무회계는 직무에 관한 열정과 준비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는 추세입니다.

 

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이 기업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멘티님에게 있는 어떤 역량이라도 좋습니다. 장점 중 몇 가지를 택해서, 멘티님의 경험 중 그 역량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일목요연하고 생동감 있게 자소서에 표현하세요.

 

자소서에 단순히 많이 안다는 것을 나열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결국 스토리 라인을 잡아서 표현해야 합니다. 모든 자소서의 핵심은 상황-문제점-극복방안-결과 같은 기승전결의 구성입니다.

 

면접 준비는 S 사를 기준으로 설명해 드려야 할 것 같아요. S 사는 PT 면접 문제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30분 동안 준비한 후 면접관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재무관리, 중급 회계 수준의 문제를 풀 수 있으면 면접에 도움이 될 거예요.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풀 수 있는 자질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저도 문제를 틀렸는데, 입사 후 빨리 배워서 약점을 보완하여 실력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당당하게 밝혔습니다.

 

멘티님이 전문성을 쌓기 원하는 분야가 회계 재무라면 당연히 분야가 명확히 구분된 곳으로 가셔야 합니다. 또 내부적인 상황을 정확히 알려면 해당 기업에서 근무하는 선배에게 정보를 구하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그리고 기업이 ERP 프로그램을 잘 갖추려면 그만큼 프로그램에 투자할 여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니, 사실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올라갈수록 시스템이 훌륭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더존은 국내 중소기업에서 많이 쓰는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고요. SAP 은 라이선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주로 대기업에서 사용합니다.

 

물론 멘티님이 이런 시스템에 대한 숙련도 부분을 어필할 수 있겠지만, 본인이 오피스 활용능력이 뛰어나고, 매뉴얼화된 업무도 꼼꼼하게 잘 해낼 수 있다는 부분도 어필하시면 좋겠습니다.

 

S 사의 경우 재무팀 안에 자금, 세무, 일반 회계, 결산, 관리 회계 등 세부 분야가 있습니다. 모든 분야가 중요하므로 선호도를 따지기보다 채용 시점에 공석을 충원하려는 회사의 결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멘티님이 회계 세무를 경험했다고 해서 그 분야에 지원할 필요는 없습니다. 회계 세무 지식은 다른 업무의 기본이 되니까요.

 

자금은 기업의 재무관리, 입출금 관리, 현금흐름 관리가 주요 업무이고, 일반회계는 회사의 기업활동을 부기화하기 위한 일련의 절차를 관리하고 회사 이해관계자에게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합니다.

회사에서는 어떤 인재를 원할까요? 능력 있는 인재가 실력을 더 쌓아 나가면서 오랫동안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길 원할 것입니다. 결국 인재의 잠재력을 보고 미래를 추측할 수밖에 없겠죠. 그러니 지원자는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부분을 현실성 있고 진정성 있게 나타내면 됩니다.

 

실무를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실무를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자질, 그 실무를 통해 회사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재무적으로 해결 방법을 제안할 수 있는 문제 해결력, 기업의 차세대 사업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탁월한 재무분석 능력 등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취업 과정은 본인의 역량과 인성을 세일즈하는 과정입니다. 이때 고객은 인사담당자가 되겠죠. 고객에게 따분하게 본인 스펙을 나열하는 행위로는 감동도 줄 수 없고 설득도 할 수 없을 거예요.

 

멘티님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것을 치열하게 고민해보세요. 세 가지의 접점에 있는 것을 삶의 가치로 정하고 그것에 부합하는 일을 선택하는 겁니다. 자소서를 쓸 때나 면접 때도 이것을 지원동기, 역량, 성격 장단점, 입사 후 포부 등에 녹여낼 수 있다면 최고의 취업 전략이 될 것입니다.

 

저와 더 소통하고 싶으시면 또 글 남겨주세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