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몰라 고민하다가, 교내에서 사업 모델을 발굴했던 프로젝트를 떠올리고는 통신기기 산업 쪽 마케팅에 대해 본격적으로 준비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통신 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프로젝트 수행 도중 산업 분석을 하면서였는데요. 통신 분야가 4차 산업혁명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대부분의 일상에서 통신 산업이 관여를 하고 있기도 하고요. 여러 기업들과 진행하는 IoT 관련 프로젝트에도 감명을 받았습니다.
4학년인 만큼 하루빨리 경험을 쌓아 준비하고 싶지만, 그 전에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질문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본 질문 전에 잠깐 저의 상황을 말씀드리면, 저는 교내 복수학위 과정을 이용하여 2년은 한국에서 공부했고, 나머지 2년은 미국에서 회계학과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있는 관계로 기초 필수 스펙들은 갖추지 못하였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졸업을 연기하고 본격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채울 생각입니다. 드리고 싶은 질문은 아래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미국에서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 중인데요. 혼자서 목표 시장과 제품 분석, 통신기기 시장과 제품의 발전 방안 등을 제 관점에서 분석해 포트폴리오로 만드는 활동을 하면 취업에 도움이 될까요?
2. 통신기기 산업의 마케팅 부서에 취업하기 위해 결정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해외에서의 준비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3. 4년 동안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분석하면서 합리적인 계획 수립, 꼼꼼함, 재무 분석 등의 방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을 마케팅 지원에서 차별화 요인으로 내밀 수 있을까요? 회계학과 학생으로서 마케팅에 차별화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4. 한국에 돌아와서는 전화 상담, 휴대폰 대리점,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 준비를 하려는데요. 이외에 마케팅 업무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글이 굉장히 긴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은 방황하고 있지만 조언을 듣고 열심히 빠르게 준비해서 목표를 이루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건훈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질문을 보니 목표 설정에 대해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아요. 아무래도 4학년이고, 유학 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미래에 대한 걱정이겠지요. 아마 이 시대를 같이 살아내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고민일 겁니다. (그러니 조금은 위안받으시길 바라요.)
저 또한 마찬가지예요.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고, 이리저리 부딪히고 깨져가며 배우는 중입니다. 주신 질문에 대해 정답을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아요. 대기업에 근무한다고 그것이 삶의 방향성을 잘 정했다거나,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하지만 10년 정도를 먼저 걸어온 선배로서,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만 이야기 드려볼 테니 참고만 해주세요.
좋은 스펙을 만들려면 강점을 알아야 합니다
본격적인 답을 하기 전에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스펙이 과연 무엇인지 깊이 있게 고민해 보시길 바란다는 거예요. 스펙은 상품으로 따지면 성분과 각종 제원들이겠죠. 취준생으로 치면 학교, 학점, 인턴, 공모전 등이 될 테고요. 그런데 그것이 본인을 전부 표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저는 스펙이 낮지만 저만의 강점을 가지고 취업을 한 케이스입니다. 제가 정답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만의 방법으로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자신의 강점을 찾아 그에 맞는 스펙을 쌓고 그 스펙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가져야 합니다. 스펙보다 중요한 건 바로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아는 것입니다.
질문에서 방향을 마케팅으로 잡으셨고, 통신 분야에 관심이 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마케팅 분야만 해도 그 속엔 아주 많은 내용이 있죠. 기획, 시장 조사, Data 분석, 프로모션, 입지 선정, 가격 정책, 심지어 회계/정산까지도요. 통신 분야라고 해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미래에 필요한 비전을 상상하는 사람
멘티님 말씀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고 있어요. 아시다시피 로봇과 AI가 우리의 기본 기능 업무를 대체할 테고요. 향후에는 신기술을 통해 미래를 끊임없이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 더 필요해지겠죠.
우리의 업무를 Why, What, How로 나누어 볼게요. Why는 회사가 일을 하려는 방향과 비전을 세우는 단계, What은 비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우는 전략 기획 단계, How는 전략 기획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전술을 짜는 단계예요. 과거에 How에 관한 업무만 했다면 이젠 What을 해야 하는 거예요.
우리의 목적이 입사에 그친다면 스펙을 쌓고 뭐든 빨리빨리 하는 게 좋겠지만, 입사 후의 행복한 회사 생활이 목적이라면 얘기는 달라요. 바로 이런 관점에서 자신의 강점을 명확히 분석해야 해요.
그럼 자신의 강점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대부분은 늦었다고 일단 업무에 직접 관련된 경험을 하려고 합니다. 그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하지만, 먼저 분야를 정하기 전에 다양한 경험을 하시길 권해드려요.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 내가 그 일에 가치를 더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
마트 상품과 즐겨 쓰는 App의 모든 것을 분석하세요
다만 지금 마케팅에 관심이 있으시다고 하니, 두 가지를 추천드립니다. 하나는 마트에 가서 일을 하거나, 최소한 매주 마트에 가셔서 상품 분석을 하는 거예요. 마트는 대기업들의 마케팅 경연장과 같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마케팅하는지, 자신의 상품을 더 노출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처음에는 상품을 돋보이기 위해 무슨 문구를 쓰고, 어떤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는지를 확인하세요. 그다음은 그 상품의 가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프로모션은 무엇을 하는지를 보고요. 거기에 더해 매대의 위치, 간격, 높이 하나하나 다 보시길 바랍니다. 상품 종류는 상관없어요.
그리고 그것들을 정리해 보세요. 그럼 자연스레 상품의 마케터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마케팅을 하는지 아실 수 있을 거예요. 이때 SWOT 분석, STP, 4P를 활용하시면 더 좋겠죠.
다른 하나의 방법은 App 분석입니다. 본인이 좋아하고 잘 사용하는 App을 페이지별로 캡쳐해서 어떤 방식으로 고객과 소통하는지 보세요.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도록 유도하는지, 어떻게 App 마케팅을 하는지도요.
온라인과 오프라인 마케팅에 대한 이해는 이것들을 6개월만 꾸준히 해서 정리만 하셔도 감이 잡히실 겁니다. 이 정도로 저의 의견을 드리고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래에 간단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현지 시장/제품 분석은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먼저 첫 번째 질문. 혼자 미국에서 시장 분석, 제품 분석한다는 생각은 너무 좋습니다. 특히 IoT 관련 상품을 경험하고 시연해본다면 좋겠고요. 다만 블로그 리뷰어들이 즐비한 곳에서 얼마나 차별화할 수 있을지는 고민해야겠죠. 자신이 관심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디테일하고 깊이 있게 분석하면 훨씬 도움 될 겁니다. 단, 전체 상품을 아울러서 보는 방식은 안 하는 게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분야를 더 깊이 있게 보세요
다음으로 해외에서 준비할 수 있는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특별한 방법이 있는지를 물어보셨는데요. 그런 방법이 따로 있지는 않고, 혹시 있다 해도 일시적인 방법이라, 2~3년 후에는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깊이 있게 바라보는 것이 답이죠. 통신기기라면 그 속에도 엄청나게 많은 종류가 있어요. 거기에서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깊이 있게 바라보세요. 통신기기 분야라면 미국이 선도하는 면이 많기 때문에 미리 그 분야에 대한 트렌드를 공부할 수도 있어요.
세 번째 질문은 회계전공자로서 차별점이 있을지를 물으셨는데요. 재무적인 성과를 가지고 마케팅 분석에 활용한다든지, 재무 분석의 툴을 마케팅 분석에 적용해본다든지, 기존 전공을 어떻게 응용해서 마케팅에 써볼지 고민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돌아온 후 할 수 있는 도움이 될만한 활동에 대해서는 말씀하신 아르바이트보다 제가 위에 말씀드린 마트 상품 분석, App 분석을 더 추천드립니다. 통신 분야 경험이 통신사 취업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기도 해요. 마케팅을 직접 해보는 건 뭐든 좋으니, 부디 깊이 있게 보시고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는지 늘 고민하세요.
지금 고민 때문에 용기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궁금한 거 있으시면 또 질문 주시고요. 멘티님의 앞길을 응원할게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