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떤 산업군의 직무가 제게 잘 맞을지 고민인 28세 청년입니다.

저는 졸업 후, 속옷 회사에서 1년간 영업 관리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영업관리직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하다 보니 스스로 발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퇴사했습니다. 퇴사 후 다시 취업 준비를 하면서 진로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또한, 책임감이 강해서 맡은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이런 저의 성격과 태도를 보면, 결국 영업직이 저와 가장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만약, 영업직을 계속한다면 어떤 산업군에 가는 것이 현명한 길일까요?

저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 가고 싶습니다. 회사와 제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며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영업인의 비전과 함께 멘토님이 영업을 선택하신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보내주신 질문은 잘 봤습니다. 한참 고민이 많으실 나이네요.

 

영업은 생각하시는 것처럼 쉽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죠. 하지만 누구나 잘할 수는 없습니다. 세일즈에 왕도는 없다고 하지만, 잘하시는 분들을 보면 한두 가지 정도는 특출 난 면이 있습니다.

 

지금 멘티님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것과, 어떤 직무가 잘 맞을지 궁금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일반적인 대기업은 인사, 총무, 재무, 기획, 구매, 마케팅, 재무, 영업, 영업 지원, 영업 기획, 해외 영업, 생산, 법무, 비서실 등 여러 조직으로 나뉘어 운영됩니다. 흔히 수습 기간이라고 생각하는 3개월만 경험해 본다고 해도 42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더 세분화된 조직이라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겠죠.

 

그래서 저는 스타트업에서 1년 정도 일하며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시장성, 발전 가능성, 구성원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신중히 알아보시고 일을 시작해보세요. 위에 나열한 업무를 동시에 해볼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는 약 9개 분야의 업무를 동시에 하고 있는 듯하네요.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 해주는 조언이라도 그 사람의 조건과 나의 조건은 다릅니다. 직접 경험하세요.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아시겠지만 일할 때와 놀 때의 상황은 너무나 다릅니다. 놀 때는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일이 업무적으로 만난 상대와는 거래가 끊기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책임감이 강한 건 좋은 성향입니다. 다만 사회에서 책임감은 필수라 모두가 최선을 다해 노력합니다.

 

유망할 산업군을 미디어나 책을 통해 예측해 볼 수 있겠지만 쉽지 않습니다. 부모님 세대에는 건설업이 유망했지만 지금은 미분양이 넘쳐나고, 현재 IT가 유망한 듯하지만 곧 공급과잉으로 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영업직을 계속한다면 어떤 산업군이 유망할지를 생각하는 것보다, 본인이 어떤 제품을 좋아하는지, 어떤 서비스를 좋아하는지부터 생각해보세요. 스스로 좋아하고 잘 알기 때문에 공부가 필요 없는 분야를 먼저 살펴보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제약 영업이 처우도 좋고 일이 깔끔하다고 해서 상장제약회사에 공채로 입사했습니다. 연수원에서 한 달 동안 교육받으면서 약학, 약리학, *약리기전을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일해보니 적성과 맞지 않아 2개월 근무하고 나왔습니다.

 

반면 자동차 세일즈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우선 제가 자동차를 좋아하기도 하고, 돈 들이지 않고 수입차를 타볼 수 있으니 재미가 있었습니다. 또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차에 관해 더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객과 상담할 때 자신감이 생기고 곧 계약으로도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났습니다.

 

그 결과 하루에 3대, 일주일에 8대를 계약하는 데 성공해서 입사 3개월째 부터 1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성과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좋아해서 쉽게 지치지 않았고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어 빠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누구나 발전 가능성이 큰 회사에서 근무하길 원합니다. 하지만 회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 전에는 낮은 급여와 격무에 시달리게 됩니다. 워라밸은 꿈꾸기 어렵죠.

 

회사와 본인이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면 근무 조건이 나쁜 곳으로 가십시오. 한 달에 200만 원도 주기 힘든 회사, 일이 많아서 주말을 반납하고 밤낮으로 일해야 하는 회사, 직무 구분 없이 모든 일을 다 스스로 해야 하는 회사로요.

안정된 회사에서는 젊은 사람이 무엇을 해 볼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영업인의 비전은 사람을 잘 만나는 것에 있습니다.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람, 나를 격려해주고 내가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를 찾으세요. 그리고 죽을 만큼 노력하세요. 큰 기업의 대표이사를 보면 시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영업 출신인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를 먹여 살린다는 자부심,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할 때의 쾌감, 상대보다 앞설 때의 우월함, 성과 만큼 받는 보상,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시간 활용,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얻는 정보들. 제가 영업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는 영업이 재미있고 제가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합니다.

 

멘티님도 진로를 잘 결정하셔서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약리기전: 약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설명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