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현재 교육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1학년 대학생입니다. 선생님이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해 무작정 입학했는데 학교에 다니며 미래를 고민해 보니 제가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절실하지도 않더라고요.

 

얼마 전에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승무원을 진로로 생각해 보았는데요. 해외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자유롭게 일하고 싶은 제 소망과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서비스업 아르바이트를 해보니 서비스업이 정신적으로 힘든 직업이라서 또 고민이 됩니다.

 

현실적으로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정신적으로, 또 신체적으로 어떤 점이 힘든지 알고 싶습니다. 또 제가 교육대학교를 다니면서 승무원 시험에 도전한다면 스펙상 문제 되는 점이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승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승무원 학원에 다닌다고 들었는데요. 멘토님은 승무원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추가로, 승무원은 정년이 몇 세인지도 알려주세요.

 

질문이 많지만, 답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반갑습니다.

 

최근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겨 궁금한 점들을 질문해 주셨네요. 질문 주신 부분들은 인터넷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내용이죠. 정말 질문 잘하셨어요. 멘티님께서 궁금하신 점들을 제가 시원하게 다 알려드릴게요.

 

먼저 승무원시험을 보는데 전공이나 학력, 스펙의 제약은 전혀 없습니다. 저도 멘티님처럼 저도 영어교육을 했어요. 일반대학교에서 교직 이수를 한 뒤 영어 정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죠. 저는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영어 강사로 1년 정도 일을 했답니다. 사실 부모님이 제가 영어교사가 되길 바라셔서 영문과에 진학했죠.

 

원래 저는 승무원이 꿈이었어요. 고등학교 때 승무원에 관심이 생겨서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시험을 봤다가 탈락하기도 했어요. 승무원에 대한 꿈을 접고 영어 강사로 근무를 하던 중, 제가 너무 쉽게 꿈을 포기한 것 같아서 26의 나이에 다시 도전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호텔에서 연회장 아르바이트를 했죠. 승무원으로서 자질과 적성을 확인하고 면접에서 서비스직 경험을 설명할 사례를 만들기 위해서였어요.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매일 일지를 적었습니다. 다이어리에 하루 동안 일하며 겪은 모든 일을 상세하게 기록했습니다. 거기에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도 일일이 적어두었어요.

 

그 기록이 승무원면접 준비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어요. 실제로 본인이 겪은 일이라고 해도 면접에서는 긴장해서 기억이 나지 않거나 말을 횡설수설하게 되잖아요. 일을 잘 정리해서 에피소드를 적어 놓으면 꼭 외우지 않더라도 기억에 남아 논리적으로 말을 할 수 있게 돼요.

 

이제 승무원을 하면서 힘든 점을 말씀드려볼게요. 승무원은 자기관리가 가장 중요한 직업입니다. 승무원은 늘 생활 패턴이 불규칙하고 잠도 늘 부족하기 때문에 늘 컨디션이 좋지 않은 편이에요. 그래도 정신력으로 버텨야 하고 기내의 안전을 위해 늘 정신이 깨어있어야 합니다.

 

또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 있더라도 승객에게는 늘 웃는 모습을 보여야 해요. 그래서 모든 업무가 끝나고 호텔 방이나 집에 돌아와 혼자 있는 날에는 저는 종종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어요.

 

그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외국 항공사에서 근무할 경우엔 해외에 계속 거주해야 하니까 지인의 기쁜 소식이나 슬픈 소식이 들려와도 함께하지 못한다는 거였어요.

 

늘 미안함과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저는 제가 승무원이라는 일을 하며 놓치고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런 점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었죠.

 

또 질문에서 언급하신 승무원학원에 관해 말씀을 드리자면, 저도 승무원학원에 다녔습니다. 요즘에는 많이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학원에서는 주로 모의 면접 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고 보시면 돼요.

 

외항사 반이라면 영어로, 국내 항공사 반이라면 한국어 면접 수업을 합니다. 외항사 반이라도 하루는 한국어 면접 강의를 하고요. 국내 항공사 반에는 메이크업 강의, 토익/에세이 작성법 강의, 인사법과 자세 교육 등 다양한 커리큘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매일 학원에 갔는데 하루라도 빠지면 수강생들끼리의 실력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느낌이었어요.

 

멘티님이 학원에 다니지 않으시더라도 스터디는 꼭 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수강생들끼리 스터디그룹을 결성해서 수업이 끝나고 그날 받은 피드백을 반영하고 다음 숙제를 함께 준비했어요. 또 기출문제를 공유해 모의 면접을 보기도 하고요.

 

강사님 앞에서 말하기 부끄러운 것도 수강생들끼리 솔직하게 말해주고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준비했던 기억이 나네요. ‘전현차’ 카페라고, 전직 현직 차기 승무원들이 모여있는 카페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스터디원들을 모집하기도 하니 카페를 방문해보세요.

 

마지막으로, 승무원의 정년은 정해지지 않았어요. 제가 다녔던 에미레이트 항공사에는 어머니 연배이신 분들도 사무장으로 근속하셨으니까요.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정해진 정년은 없어요.

 

또 결혼 후에도 근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성 승무원이 많은 곳인 만큼 출산휴가 같은 복지도 좋은 편입니다. 여자가 다니기에 대우가 좋은 것 같아요. 여자라고 승진에 지장이 있거나 업무처리에 있어 차별받는 경우도 없고요.

 

이제 궁금증이 조금 풀리게 되었나요? 앞으로도 더 많이 질문해 주셔도 돼요. 제 생각엔 멘티님이 진로 선택을 급하게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저도 뒤늦게 도전했지만 결국 꿈을 이뤘잖아요. 멘티님도 충분히 더 생각하시고 결정하셔도 됩니다.

 

공식적으로 나이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승무원 준비를 하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정말 다양하기 때문에 늦었다고 생각하시거나 급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돼요.

 

고민하는 과정에서 더 궁금하신 부분이나 고민 있으시면 언제든지 질문 주세요. 정성껏 답변해 드릴게요. 결정이 늦어지는 것은 괜찮으나 도전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패배라고 생각해요. 용기를 가지세요, 멘티님! 힘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