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지원
파트너스
현직자 클래스
멘토 찾기
Best 질문답변
VR 그래픽 디자이너, 검정고시 출신에게 차별은 없을까요?
멘토
디자인/예술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이번에 고3 되는 일반고 학생인데요. 저는 대학 진학 대신 VR 그래픽 디자이너로 취업을 원하고 있습니다.
 bram van oost

중학생 때부터 2D 그래픽에 관심을 가져 독학을 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프로그래밍 쪽으로 노선을 바꾸었다가 우연히 3D 그래픽을 접하게 돼 다시 그쪽으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독학의 한계를 느껴 학원을 다니며 실력을 쌓고 싶어졌습니다. 이쪽에 올인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바로 취업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학원 다니는 것을 반대하고 대학을 나오길 원하십니다. 부모님 뜻대로 대학을 가게 되더라도 미대는 집안 형편상 무리고 결국은 공대를 선택해야 하는데 뭔가 크게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을 설득하니 이번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학원을 다니라고 하셨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동시에 하기에는 무리라고요. 이쪽에 올인 해야 하는데 시간도 그렇고 남들에 비해 뒤처진다는 것이 부모님의 생각이었습니다.
 

rawpixel


저는 그러면 차라리 자퇴를 한 후에 다니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냥 고졸과 검정고시 고졸은 다르다며 반대하셨습니다. 솔직히 전 원하는 것에 올인할 수 있게 자퇴를 하고 싶습니다. 학교와 학원을 병행한다 해도 체력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정리를 한다면
 
1. 멘토님은 어떤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시나요?
 1) 일단 대학은 필수! 대학(공대)을 간 후에 다시 고민
 2) 고등학교는 졸업하고 나서 학원 다니자
 3) 힘들어도 고등학교랑 학원 병행
 4) 자퇴 - 검정고시 준비하면서 학원
 
2. 검정고시 고졸과 그냥 고졸. 둘 다 고졸이지만 사람들이 보는 시선이 다르다고 하는데 검고 출신은 취업에 많이 불리한가요?
 
3. 대졸부터 뽑는 회사가 많나요? 저는 그림과 함께 글 쓰는 것도 좋아해 병행해왔는데요. 관련 VR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에 들어가거나 창업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원하는 회사 채용 공고에는 모두 학력 무관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그래도 학력 차별은 있나요?
 
4. 언어가 중요하다고 해서 영어는 수능 위주에서 회화 위주로 바꾸고, 취미로 익힌 중국어도 본격적으로 배우려고 하는데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인터넷에서는 영업성이 짙은 글밖에 없고 주변에는 이에 대해 잘 아시는 분도 없어 고민이 많았습니다. 자퇴를 하면 사회성이 떨어지고 책임감이 없어 보인다고들 한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말하는 이들의 생각을 바꿀 자신이 있고 열정이 있습니다. 남들과 다른 길을 바라보고 걷는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도전하기 앞서 이 길이 옳은가에 대한 의문도 많고 확답을 내리기도 어렵습니다.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 김시범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우리나라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것은 매우 특별하고, 부담스럽고, 힘든 시기입니다. 그 시기를 견디고,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멘티님은 본인의 역량을 충분히 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matt duncan



제가 경험한 세상, 지름길은 없었습니다

고등학생분들의 진로 고민은 항상 있어왔고, 저 또한 그랬습니다. 잠깐 제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죠. 저는 인문계열 고등학교를 나왔고, 대학교에서는 컴퓨터공학부-게임 공학과-그래픽전공을 공부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좀 평범하지요.
 
게임회사를 가고 싶다는 생각은 중학교 전부터 하고 있던지라(워낙 게임을 좋아했습니다) 그 꿈은 고등학교를 나와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즈음 급격히 집안 사정이 안 좋아졌고, 대학교를 다니면서 수없이 자퇴 및 학사편입을 고민했습니다. 저는 다른 남자분들과는 다르게 군대를 가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을 벌고 남들보다 빨리 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결론만 말하자면, ‘세상에 빨리 가는 것은 없다’ 였습니다.
 
멘티님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남들보다 뒤처지기 싫고, 현업에 있는 분들은 열정적이고 빨리 가는 것 같지요. 집안 형편 때문에라도 더 빨리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뛰어들어서 빨리 가고 싶다 라는 생각, 저 또한 안 한 것이 아닙니다. 제 여동생은 실제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 후 일찍 사회생활에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다행인 건지, 멘티님이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저와 제 동생은 서로 나눠서 다 경험했네요.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사족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우선 질문하신 것부터 풀어나가기로 해요.
 

Kaboompics.com



3D 모델러, 결국엔 이론 공부가 필요

첫 번째 질문에 대한 제 답은 안타깝지만 1번입니다. 일단 대학에 가고 후에 다시 고민하시면 좋겠습니다. 이유부터 말씀드릴게요.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필요 없어 보이지만, 사실 저는 조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28살에 처음 3D모델러로 일하면서, 지금 대략 6년~7년 차로 넘어가는데요. 위기의식이 생겼습니다.
 
안타깝게도 3D모델러로 현직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략 길어야 10년~15년 정도? 경력이 길어질수록, 관리직으로 빠지는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고, 그렇지 않으려면 그래픽스(이론적인 컴퓨터 그래픽스)를 공부하여, 테크니컬 아티스트로 빠져야 합니다. 멘티님이 이야기하시는 VR의 경우 더더욱 테크니컬적인 부분을 많이 요구 합니다.
 
"아니~모델링만 잘하면 되지, 무슨 이론을 알아야 하지?"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이 세상엔 정말 소위 말해 ‘끝짱나는 모델러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그리고 모델러는 단순 작업 + 감각이기 때문에 그 한계가 분명합니다.
 
VR의 경우 더더욱 테크니컬적인 부분이 많아, 저 또한 지금 수학과 함수 및 프로그래밍 공부를 다시 할까도 고민 중입니다. 물론 앞서 이야기한 것은 먼 미래의 일입니다.
 

Magda Ehlers



'이것저것'보다는 기본적인 루트 먼저

현재 멘티님의 시점으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다시 해보면, 글에서도 느껴지듯이 열정도 많고, 욕심도 많습니다. 그건 매우 긍정적이긴 하지만 다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뷔페에 가면, 욕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다 먹어보죠? 그런데 막상 다 먹고 나면, 배는 부른데 뭘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하지만 주메뉴가 있는 음식점에 가면, 그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고, 맛과 형태 모두를 음미할 수 있습니다.
 
공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멘티님이 열정이 넘쳐서 이것저것 다 하려고 하지만, 정작 그것들 모두가 전문분야이고, 하나만 따져도 보통 2~3년 이상 숙달되어야 하는 것들입니다. 현재 멘티님에겐 가장 기본적인 루트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이야기 드리는 이유는 제가 대학교 1~2학년 때 이것저것 다 해보다 스스로 지쳐서 남는 게 없었던 경험이 생각나서입니다.
 

학벌 무관, 진입 장벽 없지만 차이는 존재

두 번째 검정고시 출신이 취업에 불리하느냐는 질문. 이것 또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요즘에는 그리 신경 쓰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아직도 보수적이며, 그것을 깨기란 쉽지 않습니다.

 "왜? 내가 잘하면 되지? 내가 할 수 있어!" 라고 충분히 의욕 넘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사회는 아직 "그래, 그럼 니 실력을 보여줘 봐라"하고 기회조차 주지 않습니다. 편견이죠. 답답합니다.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은 있습니다. 게임회사는 다행히 학벌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이론적으론 말이죠) 실무로 들어가 보면, 게임회사들이 대형화되면서, 많은 부분 대기업들의 취업방침을 따르고 있습니다.
 

Pixabay


그래서 학벌 무관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고졸과 대졸은 초봉부터 차이가 납니다. 전공 비전공 상관없이 대학교에서 공부한 것까지 경력으로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제 동생 또한 검정고시를 나왔기 때문에, 취업에 걸림돌이 있었던 것은 현실입니다. 고졸과 검정고시 고졸 다르고, 고졸과 대졸이 또 다릅니다.
 
위에 언급했지만 채용 공고의 학력무관은 말 그대로 지원하는 데 있어서 무관하다는 이야기이며, 차이를 두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여 실무경력 없이 이력서를 넣었고, B라는 사람은 VR 관련 논문으로 석사를 받고 이력서를 냈다면, 멘토님은 누구를 뽑으시겠습니까?
 
학력은 사실상 경력이라고 봐야 합니다. 물론 학벌이 좋다고 다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에서 팀을 짜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실패해 보는 것 또한 매우 큰 공부입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크기는?

마지막으로 언어 공부에 대해서는요. 말씀드렸듯이 많이 공부하고, 많이 알면 좋습니다. 지식은 다다익선입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위치에서 할 수 있는 크기를 알아보는 것, 알아내는 것 그것 또한 능력입니다. 영어공부, 중국어 모두 좋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다 할 수 없습니다.
 
멘티님이 질문에서 ‘학교와 학원을 병행하는 것은 체력이 안 될 것 같다’고 하셨는데요, 멘티님이 원하는 것들을 다 하려면 그보다 더 체력이 필요합니다.


age barros


제 경우를 말씀드리면,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서 7시에 운동을 갑니다. 1시간 20분 정도 운동을 하고, 집에 와서 9시 30분에 출근을 하죠.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야근하면 9시) 일을 하고, 8시에 1시간 정도 또 운동을 합니다. 그것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하죠. 토요일은 간단히 운동하고, 책보고 쉽니다.(약속이 있다면 나가고요) 일요일은 제 전공 관련 스터디모임을 합니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하고 연장하면 5시까지 공부를 합니다. 그리고나서 또 운동을 가죠.
 
말씀드리고 싶은 요지는 이것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가면, 더 할 게 많아지고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 더더욱 할 게 많아진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더 해주고 싶은 말도 많고, 듣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만 너무 길어질 것 같네요. 더 궁금하고 답답함이 안 풀리신다면, 이메일 보내 주세요. 조금 더 현실적인 부분으로 접근해서 이야기 드리겠습니다. 언제든 물어보세요. 그리고 너무 조급해 하지 마세요 세상에 빠른 길은 없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말씀해주신 한마디를 끝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네 삶에서 1~2년 길게는 3~4년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아라."

같은 직무를 다룬 글
인기 있는 글
연구/설계
약 6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