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수습 항해사로 외부와 차단된 채 바다에서만 생활했습니다. 졸업을 1년 앞둔 지금, 원치 않았던 항해사의 길을 접고 해군 장교로 2년 복무하고 있습니다. 제대 후의 삶을 준비하고 싶어서 멘토님께 질문을 남깁니다.
6개월간 K 해운에서 인턴을 하면서 외국인과 일하는 환경에 있다 보니, 외국어 공부의 필요성을 많이 느꼈습니다. 현재 스펙은 토익 900점대에 텝스 600점대이고, 유학에 대비해서 토플 공부도 하려고 합니다. 중국어와 독일어에도 흥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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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전공자가 금융권에 지원하면 승산이 있을까요? 5년 동안 신문 금융란을 매일 읽어왔고, 변액 보험에 가입했다가 돈을 잃었던 경험을 계기로 금융업과 자산 운용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잘 알아야 속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금융업에 진출하면 아주 재미있게 일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인공 지능이 대부분의 직업을 대체하게 된다는 미래에도 꽤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TESAT을 준비하고 있는데, 상경계 전공자가 아니라서 필요하다면 국제무역사나 무역 영어 같은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 궁금합니다.
2. 비전공자가 금융권에 지원하려면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핀테크 등 관련 경험이 필요할까요?
금융권 준비를 위해 저만의 무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혹은 석사까지 공부하는 것이 좋을지, 멘토님께서 추천하시는 공부법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금융 관련 세계 정세 및 업계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멘토님의 노하우도 궁금합니다.
ⒸPatrick Tomasso
3. 현업에 대한 이해 없이 MBA를 수료하는 것은 어려운가요? 개인적으로 MBA는 업계의 뛰어난 실무자들과 네트워킹하며, 특정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도구들을 배우고, 실제로 적용해볼 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 맞는지 MBA를 공부하신 멘토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만약 MBA를 이수한다면 제대 후에 바로 이수하는 것과 현직에서 일하면서 이수하는 것 중 어느 쪽이 좋은지 알고 싶습니다. 제대 후 바로 MBA를 이수한 사람이 현업에서 제시되는 질문에 대해 얼마나 문제의식을 느끼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4. 자산 운용 기업의 전반적인 업무와 금융권에서 선호하는 인재상을 알고 싶습니다.
*TESAT(Test of Economic Sense And Thinking, 테샛) : 한국경제신문이 개발한 시험으로, 복잡한 경제 현상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국가 공인 종합 경제 시험
💬 최영현 멘토의 답변
멘티님의 질문이 도착했다는 알림을 받고 메일을 열어봤는데, 진솔함이 담긴 장문의 질문을 보고 저도 모르게 가방 안에 넣어 둔 노트북을 꺼냈네요.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답변 드리겠습니다.
업무에 따라 비전공자라도 금융권 진입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제가 근무하는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직원들 중에도 상경계열 출신이 아닌 비전공자가 상당히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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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 다양한 투자 자산군의 펀드 운용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업무
마케팅 : 상품, 즉 펀드를 판매하기 위해 각종 기관(은행, 증권사, 보험사, 국민연금 등)에 영업 활동을 하는 업무
관리 : 타 업무를 지원하거나 리스크를 관리하는 업무
세 가지 업무 중 운용 업무는 자산 운용 기업 안에서도 전문 영역으로 분류되며, 관련 전공이나 학부 수준 등의 지원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만약 운용 업무를 지원한다면 비전공자는 상대적으로 승산이 희박합니다.
하지만 그 외 업무는 비전공자들도 많이 활동하고 있으며 언어적 능력이 뛰어난 멘티님의 경우, 충분히 매력적인 지원자로 비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핀테크 관련 경험은 유관 부서에서만 필요합니다. 핀테크 산업은 과거 몇 년 사이에 갑자기 주목받게 된 분야이므로, 기업에서 신입 사원들에게 그런 경험까지 기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핀테크 관련 경험이 있는지 여부가 입사의 당락을 크게 좌우하지 않을 거예요.
모의 투자로 논리력과 통찰력을 키워보세요
금융권에 입사하기 위해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꼭 정답은 아닙니다. 금융 업계에서 일하려면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도출해내는 역량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논리적인 사고 체계를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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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거시적 관점에서 시장을 보는 눈을 길러 보세요.비단 금융권이 아니더라도 거시 분석의 능력은 다른 업종 취업에도 도움이 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그림을 보는 사고방식은 단기간에 습득될 수 있는 역량이 아니기 때문이죠.
ⒸClaudia
MBA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더 배우고 싶다는 학습 욕구를 충족하거나 학위를 취득하려는 목적, 현직자 간의 네트워킹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이죠.
MBA에 학비는 누구에게나 부담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들어 말씀드린다면, MBA 과정에서 현직자간 네트워킹을 구축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MBA를 수료하기에 적당한 시기는 30대 중후반 정도이고, 입사 전 MBA를 수료하는 것은 큰 이득이 없습니다.
자산 운용 기업은 펀드 판매 금액을 운용하는 업무를 합니다
앞서 질문에 변액 보험 이야기를 하셨는데, 자산 운용 기업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펀드 업계에 특화해서 말씀드리면, 금융 산업은 크게 펀드 판매 기업과 펀드 운용 기업으로 구분됩니다.
과거 멘티님이 가입했던 변액 보험은 생명 보험사 같은 펀드 판매 기업에서 일반 개인에게 상품을 판매하면, 그것이 자산 운용 기업으로 넘어와서 펀드를 운용합니다. 아마도 변액 보험을 권유했던 보험 판매 담당자가 사업비 등의 자세한 사항을 설명하지 않고 불완전한 형태로 상품을 판매한 탓에 손해를 봤다고 느끼셨을 거예요.
이처럼 판매 기업을 통해 모인 금액을 바탕으로 운용 기업에서 펀드를 운용합니다. 운용 기업에는 개별 종목의 매수 및 매도 전략을 수립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운용 부서, 매수 및 매도를 실행하는 트레이딩 부서, 수익률과 펀드 상품의 특성을 바탕으로 외부 판매 기업에 영업 활동을 하는 마케팅 부서, 펀드 운용이 자본시장법에 위반되지 않는지 검토하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부서, 펀드 운용상의 위험을 관리하는 리스크 관리 부서, 각종 업무 활동을 지원하는 관리 부서 등이 있습니다.
기업이나 세부 직무별로 다르겠지만, 금융권에서는 기본적으로 다양성을 수용하고 끊임없이 자기 계발하는 인재를 선호합니다. 산업 환경이 변화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서,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멘티님은 이 부분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추가로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질문 주세요. 멘티님의 노력을 응원합니다.
*Bloomberg(블룸버그) : 1981년에 전 뉴욕 시장이었던 마이클 블룸버그가 창립한 24시간 경제 전문 뉴스 미디어 그룹. 전 세계에 하루 4,500건 이상의 뉴스를 공급하며, 91개국 14만 명의 고객들에게 전용 단말기로 금융 시장의 뉴스, 데이터,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과 함께 개발한 ‘매경-블룸버그 채권지수’가 매주 금요일 전 세계에 발표되고 있다.
*CNBC : 미국의 경제 및 금융 전문 방송 채널로, 미국 외 전 세계 지역에 송출하고 있다. 2009년에 한국의 SBS와 세계적인 금융·비즈니스 정보 채널 CNBC가 합작하여 SBS CNBC를 개국하였으며, 글로벌 경제 전문 채널 CNBC와의 제휴를 통해 프리미엄 해외 경제 정보를 비롯한 국내 경제 현안, 증시 동향, 생활 경제 등의 정보를 시청자 눈높이에 맞춰 방송하고 있다.
*Blackrock(블랙록) :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자산 운용 회사.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 펀드) : 주식 시장 거래 목적의 투자신탁(펀드) 상품. ETF는 주식, 원자재, 채권 등 자산으로 구성되며, 거래되면서 순자산 가치로 수렴한다. 거래 비용이 낮고, 세금이 적으며 주식과 비슷한 특징이 있어서 상장지수 상품 중 가장 인기 있는 유형의 펀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