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에 도전한다는 것이 가슴 뛰고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얼마나 막막하고 두려운 일인지 잘 알기에 우선은 응원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어요.
저도 원래 영화를 하고 싶었지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 속에서 결국 현실을 선택했었는데요. 대기업에 10년 다니다 늦게나마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영화 쪽으로 옮겼습니다. 하지만 전 운이 정말 많이 따른 경우였죠. 영화 관련한 어떤 자원봉사 면접에서 운 좋게 팀장 자리를 제안받아 시작한 게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Martin Lopez
영화제보다는 제작파트 현장 경력이 좋아요
신입으로 투자/배급을 시작한다면 경험보다는 영화에 대한 열정을 더 크게 보는 것 같아요. 영화제와 투자/배급은 같은 영화 관련 업종이라고는 하지만 전혀 다른 일로, 서로의 연계성이 크지 않아 투자/배급 회사에서는 경력으로 크게 고려해주지 않아요.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스텝의 경험이 있다면 수입/배급 회사에는 어필할 수 있어요.)
또한 영화배급 강좌를 듣는 것도 그 자체로 큰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그 강좌를 통한 커뮤니티 확보와 면접 기회 연결 등에서 그 효용을 찾아야겠지요. (영화 쪽이 매우 폐쇄적인 곳이라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차라리 한국영화 제작파트 현장에서 일한 경력이 투자/배급 쪽에 크게 어필을 할 수 있으며, 일을 하며 만나는 투자/배급 회사와 주변인들 소개를 통해 입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AaiThit
투자/배급은 외향적인 성격의 사람들을 선호합니다. 배급은 종종 영업과 비유되는 파트로써 외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 있거든요. 그리고 투자를 담당하게 되면 영화의 정산을 하여야 하므로 업무상 꼼꼼함과 정확함이 필요합니다. 시나리오와 영화를 보는 눈은 필수 역량이고, 거기에 기본적 회계에 대한 지식까지 있으면 좋겠지요?
투자/배급으로 시작하는 것이 유리해요
홍보/마케팅에서 시작해서 배급 쪽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가끔씩 있습니다. 하지만 간혹 일 뿐 빈번하게 있는 일은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그렇게 이동할 때는 보통, 작은 수입/배급사에서 마케팅 업무와 함께 배급을 하다가 타회사로 이직을 하면서 배급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한편, 본인의 요청에 의해 메이저에서 마케팅을 하다 투자/배급으로 직무를 변경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이점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투자/배급 쪽을 좀 더 들여다보면, 대개 배급 업무로 시작하여 투자 파트로 많이 옮깁니다. 반대의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배급의 롤 보다 투자의 롤이 더 전문적인 면이 있어 투자에서 배급으로 지원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Burst
수입회사의 배급 업무를 하다가 한국영화의 배급 업무 쪽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될 수 있으면 처음 시작은 메이저(CJ, 롯데, 쇼박스, NEW, 메가박스 등)에서 하기를 권해드립니다. 어느 업계든 마찬가지겠지만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어려운 것이 현실이겠지요.
방향성을 가지고 끝까지 노력하세요
당부드리고 싶은 건, 이건 저의 개인적인 견해와 경험일 뿐입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정해진 것은 없고 제가 말씀드린 불가능도 하나의 견해라고 생각해 주세요.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와 시대의 흐름, 약간의 운에 따라 삶은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본인이 강력한 의지와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끝까지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무엇이든 성과를 이루어 낼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궁금증 생기면 편하게 질문 주세요. 멘티님의 도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