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산업공학을 전공한 취업준비생입니다. 취업을 목표로 하는 직무는 구매인데요. 우선 두 가지 방향을 생각 중입니다.

 

첫 번째는 제조업, 그중에서도 자동차 부품 업계를 희망합니다. 그런데 개발구매 쪽은 공학적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공계 학생을 선호한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전공한 산업공학과는 품질관리, 생산관리 등 방법론적인 것을 배우기 때문에 원리나 도면 설계같이 공학적 지식은 부족할 듯 싶은데요. 구매부서에서 공학적 기초가 필요하다는 게 어느 정도의 수준을 요구하는 것인가요? 도면을 이해하고 캐드랑 인벤터 등을 다룰 정도여야 하는지 아니면 용어 정도만 이해해도 되는 수준인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는 건설업계를 희망합니다. 건축자재를 구매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러나 이 분야도 제조업처럼 건설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건축 자재도 잘 모르고, 시공 프로세스, 원리 등을 전혀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멘토님이 방향을 좀 잡아주셨으면 합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일단 구매 직무에 관해 개론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 같아요. 구매는 직무 안에서도 여러 분야로 나뉘는데, 산업 특성까지 고려하면 더 세분화됩니다.

 

먼저 일반적인 구매 업계에 관해 설명할게요. 제가 속해 있는 건설산업의 구매 직무에는 주로 상경계열 출신이 많습니다. 시장에서 흔히 구매할 수 있는 규격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기술 사양을 꼭 이해할 필요는 없거든요.

 

이런 품목들은 완제품, 반제품, 원자재의 시세와 업계의 현황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구매유형을 선정하여 구매를 진행하기 때문에 오히려 상경계열 출신을 선호합니다.

 

특별한 기술이나 배경지식이 없어도 회사가 정해 놓은 구매 절차를 배워가며 업무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산업군의 구매 직무에 신입 정원이 배정되는 편입니다.

 

구매 직무의 또 다른 분야는 기술 구매입니다. 한 업체가 자사의 제품을 생산하거나 발주처가 요구하는 기술 사양을 충족하려면 각종 기계 설비가 필요하겠죠? 이를 구매하는 분야가 바로 기술 구매예요. 주로 제조업이나 플랜트산업에서 수요가 많은 분야입니다.

 

이 분야는 시장의 범용품을 구매하기보단, 특정하게 작성된 기술 사양서를 기반으로 주문 제작형 설비를 구매하기 때문에 기술적 지식이 필요하죠. 그래서 기계과처럼 이공계열 출신들이 포진해있습니다.

 

멘티님이 질문에서 말씀하신 개발구매 쪽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멘티님이 이 분야에 지원한다면 기계과 출신의 지원자와 경쟁해야 하니 조금 어려운 상황입니다.

 

 

강점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구매의 기본적인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합니다. 제가 자세히 말씀드려 볼게요.

 

먼저 업계 현장이나 부서에서 구매를 의뢰하면 접수한 후 구매 대상품을 분석합니다. 시장 분석을 해서 구매 대상 업체도 선정해야겠죠. 또 구매 대상품의 특성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구매 유형을 정합니다.

 

규격품을 구매하는데 제조업체가 많을 경우엔 경쟁입찰을 하고, 규격품이지만 기술력을 요구하는 고사양의 제품이거나 소수의 업체가 과점하고 있는 시장이라면 제한 입찰을 하게 됩니다.

 

또 수시로 투입되는 품목인데 원자재같이 특정 요인에 의해 단가 변동이 큰 품목은 단가 계약을 하고, 특허 품목이거나 특수 기술 사양을 요하는 경우는 업체와 단독 계약을 맺는 수의 계약을 맺습니다. 이후에 가격 분석을 하고 협상을 마치면, 구매 품의 및 계약을 하게 되죠.

 

계약 업체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운송을 하면 현장에 입고해 구매품을 사용하게 되는 겁니다. 그다음 대금을 지급하면 일련의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구매에서는 Q(Quality), C(Cost), D(Delivery)가 중요합니다. 적절한 품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최적 시점에 투입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해야 하는 게 목표죠.

 

그런데 위 세 가지 분야는 산업 경영학 출신 지원자가 모두 지원이 가능한 분야입니다. 그러니 멘티님은 한 가지 특정 분야에서만 우세한 다른 지원자와 달리, 세 가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다는 식으로 어필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구매 직무를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결국 회사는 자기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습니다. 일반 규격품을 구매하더라도 이공계열 출신 지원자를 뽑는 회사가 있는 반면, 기술구매를 진행하면서도 상경계열 출신 지원자를 뽑는 회사도 있죠.

 

그리고 구매직무를 구매, 구매지원, 구매기획, 구매관리 등 세분화하는 회사가 있고 구매부로 통칭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결국 산업경영공학을 전공한 이력이 이점으로 작용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그 회사의 성격에 달린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기술품목을 구매하는데 상경계열을 뽑아왔던 회사라면 구매부서의 공학적 기초가 크게 필요하지 않은 회사일 것이고, 규격품을 구매하더라도 이공계열 출신의 지원자를 뽑으면 도면 검토까지 구매부에서 다 하겠지요. 그래서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하는지는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멘티님이 지원할 회사를 먼저 파악하시는 게 먼저입니다.

 

마지막으로, 취업을 위해 취득하면 좋은 구매 자격증을 알려드릴게요. 먼저 국내 공인의 구매자재관리사(KPM) 자격증과 국제 공인의 구매 전문가 자격증(CPSM)이 있습니다.

 

KPM의 경우, 부문별 자격증 취득은 학사 취득만으로 응시할 수 있고,

모든 부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TOP 자격을 취득하려면 실무경험 5년 이상이 필요합니다. 일단 시험도 아주 어렵지 않고, 구매 직무에 기본적인 스펙이 될 수 있으니KPM을 취득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분야는 기본인 총론에 구매관리실무, 자재관리실무, 해외조달이 있는데요, 총론을 먼저 취득하시고, 나머지 3개는 여력이 있으실 때 추가로 취득하세요.

 

국제 자격증인 CPSM은 시험도 어렵고 응시료도 비싸기 때문에KPM 정도만 취득해도 직무에 대한 관심은 충분히 나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구매 직무와 관련된 자격증이 있어요. 국제무역사, 무역 영어, 무역관리사, 물류관리사 등의 자격증입니다. 기술 구매 분야나 원자재 구매 분야는 해외 자재를 구매할 일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또 해외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품목은 국내에서 구매한다고 해도

해외에 있는 현장으로 보내야 하므로 무역지식이 필요하죠.

그래서 무역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을 선호합니다.

 

국제무역사와 무역 영어는 비슷한 수준인데 무역관리사는 조금 쉬운 편입니다. 쉬운 만큼 큰 가점이 없는 자격증이기도 하죠. 국제무역사와 무역 영어는 기본 지식이 없으면 좀 어려우니 인터넷 강의로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영어에 능통하시더라도 무역 지식이 없으면 무역 영어 자격증은 취득하기 어려우니까 국제무역사를 먼저 취득하세요. 그리고 국제무역사 자격증이 있으면 물류관리사 자격증은 굳이 취득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점 참고하세요.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여러 정보를 말씀드렸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또 글을 남겨주세요. 멘티님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