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생물학과에 재학 중인 멘티 입니다. 저는 환경 관련 공기업에 관심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종류가 워낙 많고 ‘환경’이라는 범위도 애매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와 관련해 몇 가지 질문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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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멘토님이 환경 관련 공기업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좋은 점과 나쁜 점은 무엇인가요?
3. 환경 분야로 공기업을 준비할 때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될 수 있는 방안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4. 일반 공기업과 비슷한 방법으로 입사하나요? 또한, 학부 학위보다 석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하는 게 입사에 유리할까요?
5. 저는 환경직의 미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데 현장에서도 그런가요?
6. 환경직을 준비할 때 유용한 팁이나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바쁘신 와중에 도움의 손길 내밀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 오영현 멘토의 답변
환경 분야, 세부 영역이 많아 선택권이 다양해요
안녕하세요. 잇다 가입 후 처음 받은 질문 글이라 나름 정성 들여 적느라고 답변이 조금 늦었어요. 환경 관련 공기업을 궁금해 하는 것 같은데, 질문의 범위가 모호하고 그 와중에 자세한 설명을 부탁해서 약간의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환경 분야와 환경 관련 공기업을 우선 설명할게요. 일단 환경 분야는 세부적으로 수질/대기/폐기물/토양/생태 등으로 나눌 수 있어요.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환경 분야는 학사 출신도 본인의 분야를 확실하게 해야한다는 숙명을 가지고 있답니다. 또한 세부 영역에서 파생되는 분야도 있어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을 때 선택권이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다음은 환경 관련 공공기관(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 포함)을 개괄적으로 설명할게요. 크게 봤을 때 환경부 소속 산하기관과 지자체 공공기관으로 나눠 볼 수 있어요.
환경부 소속 산하기관은 이번에 물 관리 일원화를 통해 새 식구가 된 한국수자원공사(공기업) 그리고 환경부 대표 산하기관인 한국환경공단(준정부기관),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생태원, 환경보전협회(기타공공기관) 등이 있습니다.
지자체 공공기관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환경관리공단, 보건환경연구원 등이 있어요. 조금 정리가 됐나요? 자세한 부분은 환경부나 지자체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그럼 이제 멘티님 질문에 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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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관련 공기업의 주요 업무
일단 구체적인 업무를 알기 전에 각 기관이 하는 일을 먼저 알 필요가 있어요.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한국수자원공사는 우리나라의 내수면(하천/호소/댐 등)을 관장합니다. 댐과 정수장을 통해 식수를 공급하고 수자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며, 토목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한국환경공단은 환경부에서 시행하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관리합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온실가스/대기질 관리/녹조로 인한 수질 오염사고 감시 등의 일을 하고 수질/대기/ 폐기물/토양/생태 등 환경 분야 전반을 아우르지요.
제가 근무하는 환경 관련 협회에서는 환경기술인 교육/어린이 환경교육 등이 주요 업무이며 지방 환경청의 몇 가지 역무를 대행합니다.
각 기관이 담당하는 고유 업무 아래 세부적인 업무(오염물질 분석/사업 기획 등을 위한 계획/현장 모니터링/용역 관리 감독/문서 수발신 등의 행정사무/시설관리 등)로 일이 나뉩니다.
이 중 분석업무/모니터링/계획 업무 등은 적합한 이력을 보유한 사람에 한 해 적용되고 나머지 감독업무/행정업무/관리업무 등은 직원들이 순환 근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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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과 사기업 근무의 장단점
저는 직원 수가 약 50명가량인 중견 조경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그 후 경력을 기반으로 현재 직장에 이직했어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사기업과 공공기관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얘기할게요.
사기업은 성과 위주의 성격이 강해 업무 강도가 높을 수밖에 없어요. 근무시간이 늘어날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좀 더 넓고 멀리 볼 수 있고 앞서 생각할 수 있죠.
반면 공공기관은 정해진 업무만 해도 평탄하게 지낼 수 있어서 업무 강도가 낮은 편이고 법적으로 정해진 근무시간만 일하면 됩니다. 이 때문에 나태해질 수 있고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어요.
물론 항상 어느 곳에나 예외가 존재합니다. 공공기관에서도 업무가 많아 항상 야근하는 사람도 있고, 사기업에서도 영리하게 업무량을 통제해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도 있어요.
정년이나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많이들 공공기관을 좋게 얘기하지만 모든 것은 양면성을 가진다는 점,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네요. 저도 이런 부분을 상기하며 타성에 젖을 때마다 마음을 가다듬고 자기계발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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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분야 관련 기사자격증을 공부하세요
멘티님은 현재 미생물학과에 재학 중이던데 전공분야가 달라 별도의 공부가 필요해 보입니다. 환경 분야에 진출하려면 여러 가지 세부분야 중 어떤 특정 분야를 주 업으로 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그러니 환경공학개론 정도는 필독하길 바랍니다. 또한, 인터넷에서 환경 관련 자격증을 확인해보고, 진출하고자 결정한 분야의 기사자격증을 꼭 취득하세요. 기사 공부를 하면서 기초도 다질 수 있을 겁니다.
제 얘기 때문에 준비 과정이 막연하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멘티님은 상당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어요. 그건 바로 멘티님의 전공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차별화 전략입니다.
환경과 미생물은 아주 밀접합니다. 수질, 토양분야(미생물을 이용한 정화), 또 요즘 화두인 환경보건분야는 환경공학 전공자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전공분야 중 환경미생물학이나 병원미생물, 식품미생물 공부를 심도 있게 해보세요. 멘티님 전공지식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승률이 높아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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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학위, 일하며 취득할 수 있습니다
환경 분야 공기업이라고 다를 건 없습니다. 공공기관은 각각의 채용방식을 가지고 있어요. 다만 기본적인 어학능력과 관련 자격증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어떤 경우는 아닐 수도 있어요.
자세한 내용은 각 기관의 홈페이지나 취업사이트에서 확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전 조사를 통해 본인이 원하는 기관을 목표로 세우고 준비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죠?
학위의 경우 업무에 따라 석사학위가 필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건환경연구원(공무원)에 근무하는 환경연구사의 경우 석사졸업이 응시기준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요즘 채용기회 확대를 유도하고자 블라인드 채용을 기본으로 합니다. 또한, 학력 기준도 하향 조정하고 있는 추세여서 입사 시 학위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학력과 경력은 진급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 현직에 근무하는 분 중 많은 분이 대학원을 병행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박사학위나 기술사에도 도전합니다.
다시 정리해서 말하자면 ‘석사 학위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필요할 때 얼마든지 취득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빨리 취업해서 일단 일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실무경험을 해봐야 본인이 뭐가 부족하고 뭐가 적성에 맞는지 알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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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공학자, 인류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직업
인터넷에서 미래유망직종을 검색해보면 환경공학자가 꼭 포함된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유엔에서 발표한 2025 미래보고서의 54종 유망직종을 한번 확인해보세요.
환경공학자가 필요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얘기입니다. 산업화 사회 이후 인간 위주의 개발이 끈임없이 이어져 왔고 자연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습니다. 전 세계가 지속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죠.
자연 환경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인간에게도 더 이상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멘티님도 본인과 우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꼭 환경과 생태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조사해보고,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 꼭 하고 싶은 분야를 찾아 자기 자신과 인류를 위한 꿈을 펼치길 바랍니다.
쉬운 책을 통해 환경과 생태를 이해하세요
마지막으로 세 가지만 조언하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첫 번째, 쉬운 것부터 시작하세요. 아동용 도서라도 좋으니 쉬운 책을 통해 환경과 생태를 이해하세요. 공대생의 흔한 오류는 공학적/학문적 접근을 중시한다는 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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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책을 찾아서 보세요. 자연스럽게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저도 얼마 전 도서관 아동열람실에서 어린이용 생태 학습 책을 빌려서 봤는데 이해가 쉬워 재밌게 봤습니다.
두 번째, 멘티님의 가치에 환경이라는 옵션을 추가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세요.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미생물학이라는 보유 지식과 환경을 결합해 생각해 보면 더욱 빨리 접근할 수 있을 거예요.
세 번째, 작은 것부터 실천하세요. 책을 읽고, 인터넷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도 해야 하니 할 게 많다고 부담이 될 텐데, 하루에 10페이지라도 책을 읽고 취직하고 싶은 곳으로 한 번 찾아가보세요. 공공기관은 근무 시간 중에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어요. 모든 것은 생각이 아니라 실천에서부터 시작되니까요.
답변은 여기까지입니다. 멘티님, 자신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세요. 두려움의 안개가 걷히면 밝은 햇살이 기다리고 있어요. 작은 걸음으로 한 발짝만 나아가면 돼요. 멘토님의 앞날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 답변이 부족하면 또 질문하세요. 멘티님이 원하는 자리에 앉을 때까지 지원하겠습니다.
10년 전만해도 생태라는 단어가 일반인에게 익숙하지는 않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환경에 대한 인식이 올라가면서 초등학생도 생태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더군요. 대학 때 강의를 통해 접하게 된 생태분야가 이젠 제 인생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기란 너무 힘든 것이란 걸 알기에 저는 행운아인 듯 합니다. 하지만 'Love what you do'란 말처럼 저는 제 일을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어쩌면 본인이 사랑하는 일은 우연이 아니라 노력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10여년간 묵묵히, 때로는 열정적으로 제 일을 해오며 느꼈던, 알게 되었던 것들을 여러분들께 들려 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