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립대에서 통계학과를 졸업한 취준생입니다. 우선 질문에 앞서 제 상황을 잠시 설명드릴게요.

 

학점은 3점 중후반이고요. 자격증은 품질경영기사와 사무자동화산업기사, 사회조사분석사 2급, 오토캐드 2급, ERP생산물류 2급, 그리고 기타 품질 민간 자격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학은 토익 600점 후반대인데요. 700점 이상을 목표로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

 

또 학교에 다니면서는 오토캐드 72시간 교육에 한국 품질 재단 직무 교육을 255시간 들으며 품질 관리, 품질 보증 직무로 계속 준비해 왔습니다.

ⒸSilentgunman

이렇게 준비를 하다가 이번 공채 시즌에 처음으로 취업을 하려고 하는데, 전공의 한계 때문에 너무 힘드네요. 품질 관리 직무 특성상 공대나 해당 산업 관련 전공자를 선호하다 보니 제가 괜히 이쪽으로 발을 들였나 생각도 듭니다.

 

전공 무관인 기업만 찾아서 넣어도 면접에 가면 결국엔 관련 전공자가 뽑히는 경우도 겪었어요. 확실히 힘든 길인 줄은 알았지만, 막상 경험을 해 보니 더 힘이 드는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 과연 이과 계열 통계학도가 품질 보증 쪽으로 승산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멘토님의 조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답변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고민이 많으실 것 같네요. 우선 제 답변은 저의 경험과 제 주변 인맥들을 기반으로 한 주관적인 내용이오니, 참고 용도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멘티님의 질문 내용을 정리하자면, 통계학과 졸업 이후 품질 분야로 취업하고자 품질경영기사 등을 취득하였는데, 공학 계열 선호 현상으로 취업이 어려워 고민하시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안타깝게도, 제 주변엔 통계학과 출신이 제조업의 품질 분야로 진출한 케이스는 없네요. 대신 주로 리서치 회사나 분석 기관 등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제가 몸담았던 직장들 역시 품질 부서에 기계/전기전자/산업공학 등의 공학 계열을 제외한 다른 전공 출신들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좀 일러 보이기는 하지만, 해당 분야 취업 실패를 염두에 두고 플랜B(리서치 회사 등)도 함께 갖춰 취업 준비를 전략적으로 하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요즘은 품질경영기사 자격증이 있더라도 크게 우대받지 못하는데요. 지원자가 공학 계열이라도 그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처럼 기사 자격증이 취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하는 상황인 거죠.

 

다만 이런 자격증은 ‘품질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이렇게 준비를 했다’라는 관심 정도로 여겨지니, 면접 때 이를 잘 어필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품질 직무에서 통계학과 출신을 공학 계열에 비해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실제로 고급 통계 분석 등을 활용하여 통계적 품질 관리를 하기가 힘든 실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회사도 Cp/Cpk라는 공정 능력 지수나, Gauge R&R 정도만 활용을 하고 있거든요.

 

또 채용이라는 것은 채용하고자 하는 담당 실무자와 임원들의 주관적 영역이기도 한데요. 기업에서 효율적인 통계적 품질 관리에 대해 아직까지 수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제품 개선과 품질 이슈 대응에 필요한 공학적 배경지식을 더욱 선호하기 때문이기도 할 거예요.

 

하지만 멘티님께서는 품질경영기사 외에도 다른 교육 이수를 받았고, 민간 자격 등도 있으시니 이력서에서 품질 분야에 대한 관심은 충분히 어필하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면접 때 잘 풀어내시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또 실제로 학부 시절에 했던 과제나 프로젝트에서 어떤 통계적 기술을 사용하여 어떤 분석을 하고, 어떤 결론과 개선을 얻었는지에 대해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잘 보여 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서 중견/중소기업 제조 업체에서 필요하지만 잘 못 해내고 있는 통계 기법을 적용해 통계적 품질 관리를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당찬 포부를 넣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끝으로 한 말씀 드리자면, 멘티님께서는 전공이나 취득하신 자격증 등으로 볼 때, 통계적 품질 관리를 희망하시는 것 같은데요. 이는 일반적으로 품질 관리(QC) 직무이며, 품질 보증(QA)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QA 쪽은 중상급 이상의 영어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멘티님이 현재 가지고 계신 점수로는 힘들어 보이고요. QC 쪽 역시 신입 사원에는 공학 지식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선호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지만, 영어 능력을 조금 더 향상해 포괄적으로 QC에서 QA까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시면 좋겠고요. 만약을 대비한 플랜B로 리서치 회사 등 통계학과 출신들이 주로 종사하는 업계로의 취업 준비도 병행하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답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용기 잃지 마시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다른 품질 직무 관련하여 더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