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정신복지센터에서 계약직으로 1년 10개월 근무를 하다가 그만둔 후, 지금은 건강보험공단 요양직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건강보험공단에 가려는 데에는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이유가 가장 큰데요. 뚜렷한 목표도 없이 공부를 하려니 집중도 안 되고 답답해, 이렇게 상담을 요청드리게 되었습니다.

 Ⓒfreepick

지난 공채 시즌에서는 서류에서 모두 탈락하고 현재는 컴활 1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데요. 그나마 이것도 잘 안 되네요. 사실 저도 제 고민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더 답답한 것 같아요.

 

멘토님은 어떤 마음으로 건보에 지원하게 되었으며, 또 어떻게 공부하고 계획하셨는지 알려주세요. 투정 많은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멘토님의 답변 기다리고 있을게요.

멘티님, 안녕하세요. 저에게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관심을 가져 주심에 감사합니다’라고 하면 상투적인 것 같지만, 그래도 정말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해요. 특히 요양직을 생각하신다니, 이직 준비할 때의 제 심정이 떠오릅니다. 다니셨던 대학교가 저희 지사 근처라서 더 반가운 마음도 들고요. 또 나이도 같으니 제 친구에게 조언하듯이 편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Stokkete

우선 저는 멘티님께서 정신복지센터에서 계약직 근무를 하면서 자연스레 안정적인 고용과 보수를 원하는 마음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공기업/공공 기관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 한편에는 당연히 ‘고용 안정성’이 있을 수밖에 없지요.

 

질문을 보니 지난 공채 시즌에서 서류에서 탈락하신 뒤로 우대 자격증을 준비하고 계시네요. 저는 지원 당시 사회 복지사 1급과 한국사 1급을 기재했었는데요. 멘티님도 컴활 1급과 한국사 1급을 함께 준비하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정신복지센터라고 하면 정신보건 분야 센터 말씀인 듯한데, 혹시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자격이 있으신가요? 만약 이 자격이 있으시다면 한국사 1급 취득만 하시면 될 것 같고요. 여기에 자기소개서 경력란의 내용만 잘 쓰시면 서류 합격하실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그럼 이제 제가 이곳에 지원할 당시에 어떤 마음이었는지 말씀드려 볼게요. 건강보험공단을 생각하게 된 데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첫째는 사회복지 전공을 살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고요. 둘째로 회식에서 자유롭고 비교적 수평적인 조직 문화일 거라고 생각했고, 셋째로는 현재 받고 있는 급여와 큰 차이가 없으면서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는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Dmitri Popov

저는 농협중앙회의 한 경제 계열사에서 2년 1개월간 재직하면서 이직 준비를 했어요. 그 회사에는 경영 관리직 6급으로 입사했었고요. 급여와 복리 후생은 그 회사를 따라갈 데가 없다고 자부할 만큼 좋았지만, 수직적 문화와 영업부 계장으로서 감내해야 할 회식 등이 저에겐 큰 부담이었습니다.

 

또 업종 특성상 대부분의 지사가 도시 외곽에 있었기 때문에 도시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왕 하는 일, 농축산인을 위해 일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 국민을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생각해 보니 여러 가지 마음이 들었던 것 같네요.

 

당시 업무량이 많아 힘들었지만, 급여나 복리가 좋은 편이라 고민도 많았어요. 그래서 딱 5급으로 승진하기 전까지 이직 준비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1년만 제대로 부딪혀 보자고 마음먹었던 거죠.

 

이번에는 이직을 결심한 후 어떻게 공부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2017년 12월까지로 기한을 설정하고, 그 안에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마음이 많이 조급한 상태였고, 당시 저는 토익 점수가 만료되어서 토익 요건이 필요 없는 요양직만 지원 가능한 상황이었어요.

 

2016년을 보내고 범농협 연수받느라 준비하지 못했던 사회복지사 1급을 2017년 초에 취득했습니다. 이직을 준비하며, 다양한 복지 재단과 공공 기관을 물색하던 중 국민건강보험공단 17년 상반기에 지원했으나 서류 탈락을 맛보았죠.

 

그리고 2017년 중반기 즈음 근로복지공단 재활 직 수시 채용을 확인했고, 서류를 넣어 통과했습니다. 당시에는 기존 회사의 업무가 많아 필기를 오래 준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필기 합격 날부터 급하게 모의고사 책만 사서 푸는 방식으로 준비했고요. 회차를 많이 풀지 않는 대신, 오답 체크에 중점을 둬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면접까지 갔으나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이 경험을 밑거름 삼아 다시 하반기에 도전했고, 결국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Estee Janssens

서류 준비에 대해서도 조금 말씀드리면, 저는 직무 기술서와 인재상을 분석하여 이에 맞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했어요. 17년 하반기 때는 상반기 때와 자기소개서 항목이 같았지만, 더욱 구체적인 서술을 요구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자기소개서 소스는 대학 4학년 때 대기업과 공기업에 서류를 넣으면서 작성했던 것을 기본으로 했는데요. 이를 다시 항목에 맞게 매칭하고 다듬었습니다. 또 당연하지만 맞춤법도 맞춤법 검사기 도움을 받아 꼼꼼하게 교정했어요.

 

NCS 대비는 많이 하지 못했었는데요. 대학교 4학년 때 포털의 취업 카페를 통해 7일간 NCS 전형에 대한 강의를 듣고 예시 문제를 풀었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농협 중앙회 채용 필기 전형이 사전 공지도 없이 NCS로 바뀌는 바람에, 필기 당일 NCS를 경험하긴 했었죠.

 

국민건강보험공단 채용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서류 합격하자마자 모의고사 2회분을 푼 것이 전부였어요. 생각해 보면 농협, 근로복지공단 등의 실제 필기 전형 경험이 가장 컸던 것 같네요. 아직 NCS를 경험하지 못하셨다면 기본서 한 권 푸시는 걸 추천해 드려요. 아마 타 공기업 준비에도 도움이 되실 거에요. 그리고 면접은 면접 스터디에 참여한 것이 도움 되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인터넷에 공기업 채용 공고 올라오는 카페가 많은데요. 저는 그곳에 제가 가고 싶은 기관 채용 공고가 올라오면, 휴대폰 캘린더 앱을 활용해서 서류 마감일, 필기시험일, 면접 예정일 등을 미리 표시해 두었어요. 그리고 이 일정을 확인하면서 최대한 빠르게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거창한 계획은 없었지만 시간 관리를 항상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Matt Duncan

마지막으로 질문 외적으로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실 진로와 취업에 대한 고민은 일을 하면서도 끝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나에게 맞는 직업과 직종을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살날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우리니까요.

 

멘티님은 지금 자격증을 따기 위해 컴활 1급을 공부하고 있으시지만, 뚜렷한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해서 집중도 안 되고 남들과 비교된다고도 생각하실 수 있어요. 아마 그래서 더 답답한 마음이 들었을 것 같아요.

 

그럴 땐 나만의 목표를 문장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나는 OOO 한 이유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양직에 합격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말이에요. 그리고 컴활 1급은 수시 시험으로 응시하시면 되니까, 한국사 시험 일정도 잘 챙기시면 좋을 것 같고요. 캘린더를 활용하여 시간 관리하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제 친구들도 비슷한 고민 많이 하고 있고, 멘티님도 제 동년배라서 질문 글이 제 마음에 크게 와닿았어요. 부디 긍정적인 마음을 품고 천천히 계획 이루어 나가시면 좋겠어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