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원래 전공을 살려서 연구원에서 일을 했었는데요. 적성에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오랜 고민 끝에 직업상담사를 새로운 직업으로 삼으려 합니다. 제가 제일 잘하고, 선호하며, 뿌듯했던 일과 이 직업상담사가 가장 큰 접점을 가진다고 생각했거든요.

 

예전에 교내에서 자기소개서 관련 글쓰기 프로그램 조교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기소개서 첨삭도 도와주면서 ‘아, 내가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구나’하는 뿌듯함을 일하면서 처음 느껴보았습니다. 제가 멘토님께 드리고 싶은 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경청하는 일, 글을 쓰고 읽는 일, 남에게 도움 주는 일 등을 좋아하는 제 개인적인 성향만으로 직업상담사라는 실제 직무를 선택하는 것이 맞는 걸까요? 직업상담사로서 가장 필요한 직무 역량이나 태도, 기술이 있다면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2. 실제로 직업상담사 직무에서는 상담 이외에 어떤 업무를 보시는지요. (행정적인 일, 예산 관련, 민원 처리, 기타 등)

 

3. 저는 직업 상담 공채 9급을 준비하려고 하는데요. 기존에 직업상담소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분들이나 상담심리학과생 등에 비해, 직무 경험 면에서 제가 많이 부족할 거라 생각합니다. 멘토님이 보시기에 이 부분에서 제가 경쟁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현실적인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4. 실제 직업상담사로 활동하시면서 애로사항은 무엇이었고, 또 뿌듯한 점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질문 들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멘토님의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질문에 고민이 많이 묻어나네요. 제 답변이 도움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하나씩 말씀드려 볼게요.

 

내용상 첫 번째 질문과 두 번째 질문을 하나로 묶어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타인을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 글을 읽고 쓰기를 좋아하는 부분은 직업상담사 직무를 수행할 때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일단 이 직업은 그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하죠. 그래야 내가 개인적인 시간을 더 할애하면서까지 알아봐 주게 되고 취업까지 연결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업상담사는 상담과 자기소개서 첨삭 이외에도 기타 행정 업무가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고용노동부 사업의 상담사로서는 더더욱 그런데요. 상담의 비중이 3이고 행정이 7이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행정업무에는 구직자와 상담한 내용인 상담일지 작성, 사이트 내에서 구직자분 알선 처리한 내용 남기기,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사업 계획서 작성, 강사 섭외, 실제 프로그램 운영, 운영을 마치고 나서 예산 및 회계 처리, 그 외 기타 취업 프로그램 기획안 작성 등이 있습니다.

 

취업 성공 패키지의 전담 상담사가 아니고 관공서에서 민원인을 응대 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면, 구직자분들 상담, 구직 신청 처리, 그 자리에서 나온 일자리 확인 후 연결 등의 민원 처리 업무도 해야 하죠.

 

저는 지자체에서 청년층 취업 지원을 담당하는 직업상담사이기 때문에 도나 행정안전부에서 내려오는 취업 정책에 관한 사업 구상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기획안까지 작성하곤 합니다.

 

또 취업 교육을 진행할 때에 위탁할 학원이 있다면 만족도가 높은 학원을 알아보고 컨택해서 연결까지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교육 후 취업이 될 수 있도록 이력서, 자기소개서 첨삭 및 알선까지 총괄해야 합니다.

 

때문에 직업상담사는 멀티가 가능해야 하죠. 예를 들면, 취업 프로그램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다가 민원인이 오면 그 응대를 해야 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구직 신청을 하고 일자리까지 알아봐 드려야 합니다. 그러는 도중에 전화가 온다면 전화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죠.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하다 보니 손이 빨라야 일을 놓치지 않고 해낼 수 있습니다. 또 획기적인 취업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기획력, 문서 작성 능력 등도 필요하고요. 많은 행정 업무 속에서도 내가 맡은 구직자를 도와주고자 하는 사명감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한 명 한 명의 구직자를 위해 일자리를 찾아보고,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을 알아보며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테니까요.

 

다음 질문에서는 경력자나 전공자보다 직무 경험이 부족하지 않나 고민하셨는데요. 상담심리학과 졸업생이나 직업상담사로서 경험이 있으셨던 분들이 확실히 우대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직업상담사 자격증이 있으면서, 상담심리학과를 전공하였고, 경력이 있는 분들이라면 그럴 수밖에 없겠죠.

 

이런 상황에서 아마도 멘티님이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조교로 근무했던 경험이 될 것 같은데요. 교육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조력했던 것과 학생들을 간단히 상담했었던 경험을 최대한 연결 지어서 보여주면 좋을 듯합니다.

 

ⒸAnnie Spratt

마지막 질문은 저에 대한 것이네요. 제가 직업상담사로서 뿌듯함을 느끼는 때를 꼽는다면 단연 제가 상담했던 구직자가 취업에 성공했을 경우죠. 또 취업이 되지 않았더라도 상담을 받고 어느 정도 취업 준비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며 작은 것에 감사해하는 구직자분들을 볼 때 많은 성취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취업한 구직자가 나중에 종종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하는데요. 이때 무척 기쁘고 이 일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반면에 애로사항도 꽤 있죠. 제게 마치 일자리를 맡겨 놓은 것처럼 갑자기 일자리를 내놓으라는 구직자도 있고요. 약속을 계속 안 지키는 구직자분들도 있죠. 상담 약속을 말없이 취소하거나 하인 대하듯 하는 분들 때문에 상담사로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회의감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만약 스트레스에 민감한 분이라면 업무 수행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긍정적인 성격 또한 요구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애로사항을 말씀드리기는 했지만, 직업상담사는 굉장히 매력적이고 보람된 직업입니다. 저는 대학교 졸업 전부터 이쪽 일을 시작했는데요. 후회하지도 않고, 선택을 잘했다고 자부하고 있어요. 가끔 스트레스로 인해 힘들 때도 있지만, 보람된 일들을 생각하며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직업상담사 공무원 공부 열심히 하시고요. 좋은 직업상담사가 되시기를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