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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항사 승무원, 영어 공부와 스터디 활용법이 궁금합니다
WeWork · Community Leadership & Operational Support
약 6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8개월째 승무원 준비 중인 멘티입니다. 작년에 한 취업 교육 행사에서 멘토님을 만나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너무 짧은 시간이라 많은 것을 묻지 못하고 이제야 다시 질문드리네요.

대한항공 실무면접에서 떨어졌는데 아직도 왜 떨어졌는지를 잘 모르겠어요. 참고로 저는 27살이고 외항사에도 지원할 생각입니다. 

ⒸNomad_Soul


저번에 멘토님께서 외항사에 가려면 오픽을 준비하려고 하셔서 요즘 오픽을 공부하고 있는데 멘토님은 영어 공부 어떻게 하셨나요? 

또한 지금 승무원 학원에 다니고 있지만 별 도움을 얻지 못해 더 암담합니다. 멘토님께서 스터디도 권하셨는데 스터디를 어떻게 꾸려나가면 좋을까요?

마지막으로 면접 답변은 어떻게 만드나요. 멘토님의 답변은 어땠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 신동이 멘토의 답변

ⒸStock Rocket



영어면접, 영어 실력이 아니라 지원자의 생각을 평가해요

안녕하세요.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가워요. 대한항공 실무면접까지 갔다니 정말 대단해요! 저는 대한항공 1차에서 두 번이나 탈락했거든요. 저도 왜 떨어졌는지 이유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면접장에서 다른 지원자가 답변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면접 분위기, 질문을 파악할 수 있으니 공부는 됐을 거예요. 

합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패하더라도 잃을 게 없는 게 면접인 것 같아요.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스물일곱이란 나이는 절대 늦지 않아요. 그러니 조급해 말라고 꼭 말해주고 싶어요. 

참고로 국내 항공사는 나이를 좀 보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외항사 위주로 준비했어요. 저도 26살에 도전했으니까요. 

제가 예전에 오픽을 준비하라고 조언했던 건, 오픽이 영어 말하기 시험이기 때문이에요. 정확히 오픽을 준비하는 방식처럼 영어공부를 하면 된다는 의미였어요. 외항사에서는 영어 면접 때 일상이나 본인에 관한 질문을 많이 합니다. 그런 연습을 혼자 하는 데 한계가 있어요. 오픽을 준비하면서 영어 말하기 공부를 하면 도움이 될 겁니다.

사실 저는 어렸을 때 해외에서 유학한 덕에 특별히 영어 공부를 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영어교육을 전공했으니 영어공부에 대해 조언을 해줄 순 있어요. 

우선 영어는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본인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을 정도만 되면 괜찮다고 말하고 싶어요. 일단 외항사 면접을 한번 보면 지원자들의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국내에서 진행되는 것을 포함해 외항사 면접은 100% 영어로 진행되어서 영어 회화 실력이 부족하다면 어려움을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 3차 면접 때 영어 작문 시험도 보게 되니 영어 실력은 반드시 키워야 해요. 

Ⓒlennart kcotsttiw


면접 통과 후 회사 생활을 할 때도 영어로 소통하는 환경에 놓이게 됩니다. 제가 일했던 E 항공은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곳이라서 직원의 90% 이상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입니다. 조금 위안이 되나요? 

실제로 영어 실력이 출중한 분들이 현직에 많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그분들만큼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팀워크와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항공사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되면 힘들겠죠?

어려운 영어를 구사한다고 영어를 잘 한다고 볼 수는 없어요. 오히려 쉬운 단어로 잘 풀어서 설명하는 사람이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동료들과 소통하기에 더 유리할지도 모릅니다.

ⒸRoman Samborskyi


면접자는 지원자들의 영어 실력이 아니라 내면의 생각을 보려고 합니다. 실제로 제가 면접을 볼 때 저희 그룹에 영어를 아주 잘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미국에서 평생을 살았고 그룹 면접 때 토론을 이끌었지만, 저희 그룹에서 그분만 최종면접에서 탈락했습니다. 

승무원은 어려운 영어를 구사하는 직업이 절대 아닙니다. 본인 수준에 맞는 단어를 선택해서 일단 글로 작성해 보세요. 저는 예상 질문에 대한 대답을 노트에 영어로 정리하고 외웠습니다. 

면접 답변에 많이 쓰이는 단어를 찾아놓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하고자 하는 말이 있어도 단어 자체를 모르면 설명하기 어렵잖아요. 저는 다이어리에 그날그날 있었던 일을 영어로 적었어요. 영어 일기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지만, 나만 볼 수 있는 곳이니 자신 있게 적었어요. 결론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또한 내가 어떤 상황에 어떻게 대처했고, 그때 어떤 걸 느꼈는지로 면접 답변을 짜야 하니 저는 토익 같은 정량 시험보다는 일상 영어 위주로 공부했어요. 멘티님도 영어 면접에 대비할 때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자신이 하려는 말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로 정확히 전달하는 게 영어 공부의 핵심이라는 사실 잊지 마세요. 

ⒸOyls


승무원 학원과 스터디 200% 활용법

승무원 학원에서는 왜 도움을 얻지 못했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학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학원에서 내준 숙제는 꼼꼼히 했고 강사님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은 그날그날 정리하고 연습했어요.

매 수업 후에는 같은 반 친구들과 스터디를 했어요. 조원들끼리 기출문제를 뽑아서 답변을 준비한 후 모의 면접을 했어요. 실제 면접처럼 한 명이 면접자가 되고 나머지 조원들은 면접관이 되어 면접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식으로요. 그 후 표정이나 특정 버릇을 서로 지적해주고 답변을 녹음해서 내가 어떻게 하고 있나 들어보기도 했어요. 

당시 저는 손을 너무 많이 써서 손동작을 적게 하려고 노력했던 게 떠오르네요. 답변이 떠오르지 않거나 막힐 때 나오는 행동들, 이를테면 시선이 흔들리거나 한숨을 쉬거나 이런 사소한 버릇을 스터디를 통해 서로 지적해주고 고쳐나갔던 거로 기억해요.


ⒸBigNazik


지원자를 유추하는 퍼즐 조각, 면접 답변

면접 답변엔 본인의 성격이 담겨있어야 합니다. 국내 항공사는 잘 모르겠지만, 외항사의 경우 질문의 의도는 지원자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 의도를 알면 대답하는 게 한결 쉬워져요. 

승무원 면접을 보는 대부분의 친구들은 멘티님처럼 웃음에 자신 있고 미소가 예쁘며 긍정적 마인드를 갖췄을 겁니다. 또한 대화와 사람을 좋아하고 도전 정신이 있는 분들이죠. 이런 능력을 갖춘 수천 명의 지원자 가운데 본인이 가장 돋보여야 하니까 인터뷰 때 본인의 차별점을 많이 보여줘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작은 경험도 소중히 해야 해요. 손을 뻗어 어디까지 닿는지 측정하는 암리치 테스트를 할 때 있었던 일이에요. 면접관이 사적인 질문을 제게 툭 던졌어요. “면접 보기 전까지 어떻게 지내다 왔니?”라는 질문이었어요. 

그때 저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승무원 준비만 해왔지만, 오가며 부모님 포도농장 일을 도왔었어요. 그래서 "부모님께서 지방에서 포도농장을 하시는데 거기에서 부모님 일을 도왔다. 우리 세 자매 중 내가 제일 힘이 세다. 자연으로 둘러싸인 멋진 풍경 아래 좋은 공기 마시며 일하다가 인터뷰 일정이 잡혀 서울에 올라와 준비를 했다고 했습니다.

답변에서 제 성격을 유추할 수 있겠죠. ‘아 이 사람은 가족을 중요시하고, 돕는 걸 좋아하며, 일을 잘하는 편이며, 자연을 좋아하고, 또 준비성이 있는 사람이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스몰 토크였기에 이정도로 이야기하는데 그쳤지만, 실제 인터뷰에서는 더 어필해야 합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경험이 많아도 면접에서 본인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sarandy westfall


저는 최종 면접 때 ‘일할 때 우선순위를 어떻게 두고 일 처리를 하냐’는 질문에 답변이 잘 생각이 나질 않아 평소 집안일을 할 때 내가 어떻게 하는지 이야기했어요. 면접에 적합한 대답은 아닐 수 있겠으나, 어떤 경험이든 본인의 성향을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 것 같아요.

또 다른 사례 하나 더 들어볼게요. E 외항사 1차 면접 중, 지원자에게 사진 여러 장을 보여주고 그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묘사해 보라고 요청했대요. 그때 한 지원자가 어떤 남자가 블라인드 너머 심각한 눈빛으로 밖을 내다보는 흑백사진을 골랐대요. 

그 지원자는 "이 남자는 신입사원인데, 점심시간이 다가와서 사무실에서 같이 점심을 먹을 이를 찾기 위해 사람들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야“라고 대답했대요. 그 어떤 심각한 추측이나 부정적인 이야기 대신에요.  

한 문장의 짧은 대답이었지만, ‘아 이 사람은 ‘사람’에 관심이 많고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사진 배경으로 회사를 떠올렸으니 일에도 관심 있는 사람이다‘라는 느낌을 보여줄 수 있었던 거죠. 

사진의 분위기가 어둡고 인물이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다른 대답이 나올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 사진을 보고도 본인이 원하는 대로 대화를 이끌어가고,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도출한다면 본인이 그런 사람이라는 인상을 상대방은 받게 되겠죠. 이처럼 상대방이 내 에너지를 느낄 수 있도록 대답해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면 된답니다. 

ⒸMin C. Chiu


멘티님은 8개월 준비했다고 했는데, 5년 7년씩 준비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절대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 과정을 정말 소중히 여기세요. 

그리고 대한항공 실무면접, 정말 아무나 가는 거 아니에요. 실무까지 갔다면 승무원이 되기에 충분한 이미지와 자질을 이미 갖췄다는 뜻이니까 자신감을 가지세요.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어요. 조금만 더 힘내요!

누구나 준비하는 중에 슬럼프를 겪어요. 저도 물론 그랬고요.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좀 더 기운 내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어요 멘티님! 준비하다가 또 힘든 일이 생긴다면 저를 찾아 주세요. 

신동이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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