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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구매 부서, 무역 영어 자격증이 도움 될까요?
멘토
유통/무역/구매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화학 공학을 전공한 공학도입니다. 저는 어학에도 관심이 많아 영어를 꾸준히 공부해왔고 제2외국어로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전공과 어학을 둘 다 살리는 직무를 찾아보던 차에 해외기술영업이나 원자재 수입업무 쪽이 잘 맞을 것 같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Avigator Thailand


기술영업이나 구매직무 쪽은 무역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 현재 무역 관련 국가자격증인 무역 영어 1급도 준비 중입니다.

제가 결정해서 실천해 오고 있는 것들이 실제 멘토님이 일하시는 구매 직군에 관련된 게 맞는지 궁금합니다.
혹시라도 제가 엉뚱한 길을 가고 있는 거라면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추운 겨울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일 행복한 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김영훈 멘토의 답변

원서 쓰는 연습으로 시야를 넓히자

멘티님 이력을 보니 엄청 성실한 분 같군요. 봉사활동에 기자단에 공부도 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멘티님 질문의 핵심은 ‘내가 해온 게 맞나?’ 같습니다. 방향을 잘 잡았고 제가 보기에도 전공과 어학을 모두 살리기에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인 것 같습니다. 

다만 사회는 수학 공식처럼 정형화되어있지 않기에 모든 기업이 같은 방식을 취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무슨 말인가 싶죠?


ⒸFrameAngel


앞선 말을 두 가지 관점으로 설명할게요. 하나는 입사, 하나는 사회생활 입니다
먼저 입사부터 알아봅시다. 구매 파트로 입사하는 방법,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았나요?

멘티님은 아직 3학년이니 원서 써본 적이 없을 거예요. 이제 인턴을 쓸 때가 됐겠네요. 입사지원서에 희망직종을 구매로 표기해둔 회사는 많지 않아요. 구매는 보통 경영지원 직군으로 분류해서 다 같이 뽑거든요.

즉, 경영지원으로 지원해야 하는데 구매직무에 TO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보통 경영지원 0명 이런 식으로 공고를 내니까요. 물론 재무/인사와 같은 식으로 표기해주는 곳도 있지만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조건 많이 쓰세요. 원서를 많이 쓰다 보면 지원 기업을 공부 할 수밖에 없고 시야도 넓힐 수 있으니 공부라고 생각하고 쓰세요.

바이어와 영업사원의 관계, 산업별로 다르다

이제 구매 분야의 사회생활 이야기로 넘어가 봅시다. 같은 구매직이라도 산업군별로 구매자 지위가 달라집니다. 제가 속한 화학 산업에서는 구매자의 힘이 약해요. 갑과 을이 뒤바뀌어서 영업사원이 구매담당자에게 반협박(?)하는 경우까지도 있죠. 


ⒸFreedomz


이는 학교에서 맨날 배우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 때문이에요. 진입장벽이 높은 장치산업의 특성상 과잉공급이 발생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경쟁이 심화되지 못하는 거죠.

반대로 자동차 업계는 구매자의 힘이 엄청납니다. 공급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죠. 수많은 중소기업이 있기에 구매 담당자는 많은 권한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비리 같은 일도 생기는 거죠.

참고로 구매자의 힘이 세면 셀수록 위에서 주는 압박이 클 수 있어요. 윗사람들도 자신들에게 힘이 있다는 걸 알거든요. 소위 대기업의 횡포, 갑질로 비추어지는 모습을 강요받을지도 몰라요. 반면 저희처럼 구매파워가 약하면 윗분들도 우리가 하는 일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아요. 

산업군에 따라 같은 구매직이라도 다른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기도 해요. 잇다의 글 중에서 건설 구매로 일하시는 분이 쓴 글을 봤어요. 프로젝트성로 일이 진행되어서 매번 다른 물품을 산다는 내용이었어요. 즉, A 아파트 1단지를 지을 때, 그때 쓸 물건만 그 디자인에 맡게 구매하는 거죠. 

저 같은 경우는 한번 거래를 트면 웬만해서는 잘 바꾸지 않아요. 지속적인 관계가 중요한 거죠. 같은 걸 계속 사면되니까 제가 더 편할 것 같지 않나요?

기술을 잘 아는 것과 구매를 잘하는 것은 다르다


ⒸRadachynskyi Serhii


언어와 멘티님 전공을 모두 살리고 싶다면 영업직이 어울릴지도 몰라요. 엄밀히 말하면 구매는 회사에서 생산하는 물건의 후방산업을 다루기에 멘티님 전공과 조금 다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저희 회사에서 만드는 플라스틱은 고분자 공학과 출신의 전문 분야일 수도 있지만 이 플라스틱의 주원료는 단분자거든요. 단분자 학과가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유기과산화물 같은 건 화학공학과 출신이 더 잘 이해하지 않을까요?

반대로 영업 쪽에서는 고분자를 다루죠. 이처럼 제품과 전공이 연결되면 영업직이, 제품과 원재료가 연결되면 구매직이 더 어울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런 건 별로 상관없다는 사실입니다. 저희 팀에는 생명공학과 출신 직원도 있고 저희 부장님은 섬유공학과 나오셨어요. 저는 경영학과를 나왔고요. 

원재료가 전공과 관련되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을 잘 아는 것과 구매를 잘하는 것은 달라서 정도의 차이가 있어요. 

저희 팀에서 전공 지식 측면으로 가장 뛰어난 직원은 공장에서 엔지니어를 하다 오신 분이에요. 유명 대학이나 고분자 학과 출신도 아니지만 단지 기술을 아는 것을 넘어서서 회사의 상황과 설비에 관한 포괄적인 시야를 갖추셨거든요. 

그래서 저희 회사의 경우 신입사원에서 구매직을 잘 안 뽑고 연구소나 공장에서 인사 이동시키는 경우가 많아요. 저처럼 어쩌다 오는 사람도 있고요. 

제가 겪어보니 구매 직무는 분명 매력 있어요. 사람 만나는 게 좋다면 화학 구매를 선택하세요. 다른 구매직군과는 달리 인간적인 측면이 있어요. 참고로 저희 회사는 같은 물건을 계속 사다 보니 영업사원과 오래도록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소통 능력을 중시해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개발/양산 구매를 한 명이 도맡게 되면 해외로 많이 다닐 수 있어요. 개발은 신규 품목 구매를, 양산은 지속 구매품목을 의미하는데 보통 신규로 구매할 때는 공장에 직접 가보기 때문에 이쪽 담당자들은 출장이 잦아요. 이런 업무방식에 흥미가 있다면 이 분야를 추천합니다.


ⒸPorapak Apichodilok


언어 구사 능력 자체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제 언어 이야기를 해봅시다. 입사 전에 저는 영어만 할 줄 알았는데 회사에 와서 일어를 공부했어요. 한동안 일본 담당 품목이 많았거든요.

성장의 기회를 볼 때, 언어를 잘하는 것은 분명 유리해요. 수입 자재의 경우 언어가 담당자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기도 해요. 언어 구사 능력 자체가 기회가 될 수도 있죠. 

예를 들어 멘티님이 일본 쪽 구매 담당자을 결정하는 사람이라고 가정해봐요. 능력이 비등할 경우 저와 일본 유학 다녀온 친구 둘 중 누구를 뽑겠어요? 

특히 무역 영어 공부는 좋은 것 같아요. 공대 출신이 구매팀에 오면 무역을 어려워해요. 무역 영어는 일할 때 도움이 될 거에요. 

다만 난이도가 높은 시험이 아니니 무역 영어 자격증은 관심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뿐 당락을 좌우하진 않을 것 같아요. 무역 영어 자격증을 소지했다고 구매 부서로 배정된다는 보장은 없어요. 제조업에서는 수출업무팀이야말로 무역과 직결된 조직이라 거기서 데려 갈 수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말하자면 멘티님은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저는 입사 직전까지 구매팀의 존재도 몰랐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벌써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목표를 설정했다니 박수쳐 주고 싶네요.

저는 인턴을 하면서 이 분야를 알게 됐고 흥미를 느꼈어요. 구매는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서거든요. 사실 대접 잘 받는 팀은 아니랍니다. 다만 최근에 구매의 입지가 넓어지는 추세에요. 원가를 낮추면 영업 경쟁력에 보탬이 되니까요.

어떤가요, 조금 더 구매에 관심이 생겼나요? 멘티님이 언급한 기술 영업 분야도 현직자의 말을 한번 들어보세요. 

제 답변이 멘티님이 언젠가 목표에 다다를 때 한 번쯤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힘내세요!



*유기과산화물: 과산화물은 분자 안에 –0-0-와 같은 결합으로 된 산화물의 총칭. 형식상으로 과산화수소의 유도체로 볼 수 있으며, 수소와 치환하는 기(基)의 종류에 따라 무기과산화물과 유기과산화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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