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교에서 분자생명공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 진학해 신경과학(생물심리)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보다 심도 있는 전공 공부를 위해 유학을 준비하던 중, 개인적인 사정으로 취업 시장에 뛰어들게 되었는데요. 제가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산업이 화장품 산업이었기에 해당 분야의 R&D 부서 연구원으로 취업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저는 화장품 개발 연구 중에서도 구체적으로 색조 화장품 연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색’에 대한 연구가 매력적일 것이라 생각해, 지금은 기본적인 색채 이론 및 퍼스널컬러에 대한 공부를 끝낸 상태입니다. 또한 연구원에게도 마케팅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들어 화장품 마케팅 실무 교육도 수강을 마쳤습니다.
그럼 이제 질문 드리겠습니다. 화장품 회사 R&D 연구원에게 필요한 역량과 마인드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연구와 인사 업무 모두를 경험해보신 멘토님께 도움을 구합니다.
💬 이옥찬 멘토의 답변
답변을 드리기에 앞서 멘티님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수 있으나, 먼저 ‘신입사원 일단 되기’를 목표로 삼고 취업을 준비하셨으면 합니다. 물론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위해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본인에게 맞는 직장을 탐색함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일단 관심이 가는 분야가 있다면 크게 고민하기보다 어떤 업무든 도맡아 경험을 쌓는 게 좋습니다. 또한 취업 후에도 많은 변화가 뒤따라, 언젠가는 분명 새로운 결정을 하게 되는 시기가 도래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멘티님께서도 화장품 회사 R&D 부서로 목표를 잡으셨다면, 적극적으로 직무에 지원하여 사회생활에 입문하셨으면 합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가장 필요한 것은 전문 지식입니다
R&D 직무 수행을 위해 지원자가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은 단연 전문지식입니다.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가설을 세운 뒤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그것을 증명하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그러므로 계획의 수립부터 최종적인 검증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과정을 통제하기 위해선 반드시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회사의 조직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함이나 긍정적인 성격 등의 역량 역시 중요한 자질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직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업무를 온전히 주도하지 못할 사람은 아무리 부차적인 자질이 완벽하다고 해도 연구원으로 선발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멘티님의 경우, 약술해주신 이력을 볼 때 굳이 추가적인 전문지식을 습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화장품 연구개발 분야는 보통 화학이나 생물학을 전공한 지원자를 선호하는 편인데, 멘티님은 그러한 기반 위에서 다양한 공부를 해 오셨기 때문에 충분히 전문성을 갖추었을 것으로 보이네요.
Fact만 나열하는 것은 이제 STOP!
멘티님은 이미 전문성을 어필할 수 있는 스펙과 경험을 갖추셨으니, 이제 이를 잘 활용해 자소서와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본인이 갖고 있는 스펙이 실무에서 어떤 장점으로 발현될 수 있을지, 자신의 경험이 실제 화장품 R&D 업무 수행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깊게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멘티님 본인의 스펙과 경험을 절대 나열하듯이 기재하거나 말해선 안 된다는 점입니다. Fact만 있다면 Information에 그칠 뿐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재조직해 자신의 강점 혹은 비전으로 만드는 순간 Intelligence가 됩니다. 회사는 자소서나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인적 사항이 아닌, Intelligence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꼭 명심하세요.
멘티님이 제게 질문해주신 마인드가 바로 이러한 자세입니다. 그러니 다른 역량을 더 키우기 위해 고민하지 마시고, 먼저 회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아본 다음, 회사의 비전과 업무가 얼마나 본인과 잘 맞는지, 본인이 왜 해당 분야에서 남들보다 더 뛰어난 인재인지를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해보세요.
쉽지 않은 길이지만 분명 멘티님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분이라 생각합니다. 힘내시고, 항상 응원토록 하겠습니다.
[간단 정리]
- 대학원에서 생물 공부를 하며 교수를 꿈꾸다 내 길이 아님을 깨닫고 취업에 도전하여 아모레퍼시픽에 입사
- 화장품 원료 만드는 연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했으나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어서 HR 직무로의 전환하여 기업 연구소 HR 업무 수행
- 2022년 다시 한 번 도전을 하여 정든 회사를 떠나 스타트업계로 이직
채용, 보상, HR 제도, 주재원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있었고 최근에는 조직 문화와 리더십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그동안 쌓은 경험과 방법을 나누고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듣기 좋은 말보다는, 도움이 되는 말로 채워드릴게요!
(더 이상 화장품 업계 관련 질문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