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많은 시기를 보내고 계시네요, 멘티님. 멘티님의 상황에 저도 크게 공감되는 바가 있어 가능한 현실적인 답변을 드리려고 합니다.

지방사립대 출신의 멘티님이 메이저 리서치 회사의 신입 공채에 지원하기 위해선 먼저 학벌을 커버할 수 있는 스펙을 확보해야 합니다. 우선 말씀해주신 한국조사협회의 양성과정은 개인적으로 얼마나 좋은 스펙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출신학교를 뛰어넘는 스펙으로는 석사 이상의 학위 취득이 현실적으로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학업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닌, 오직 취업만을 위한 대학원 진학은 권하고 싶지 않아요. 이런 경우 많은 학생들이 대부분 전공 과정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지지부진하다 시간만 허비하고 제자리걸음을 하는 편이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학업을 지속함에 큰 동기를 느껴야 합니다.

 

대학원 진학이 아닌 다른 스펙으로는 마케팅 리서처에게 요구되는 무언가를 타인보다 월등히 잘 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를 비롯한 네이티브 수준의 제2외국어 능력, 뛰어난 DM(Data Management) 역량을 입증할 수 있는 자격증 등이 그 예가 되겠네요.

말씀드린 스펙을 갖출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하루 빨리 마케팅 리서치 회사에서 인턴 경험을 쌓길 바랍니다. 대학 졸업을 앞둔 멘티님께서 리서처로서의 본인의 자질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적절한 무대는 오직 인턴뿐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한 견학이나 멘토와의 미팅은 경험에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직무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직접 어려움과 부딪혀보며 자신의 역량을 확인하고, 또 면접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충분한 경력이 되는 인턴 활동을 추천 드립니다.

 

참고로 인턴 경험이 보다 유의미한 스펙이 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은 근무하셔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장기 아르바이트를 통해 회사의 분위기나 기본 업무를 파악함이 좋겠습니다.

이렇듯 스펙과 경험은 마케팅 리서처 지원의 필수 조건입니다. 다만 멘티님께서 현실적으로 정확히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잘 모르고 계시니, 제가 기본적인 방향을 설계해볼게요.

 

먼저 지금 바로 목표하는 리서치 회사를 3순위까지 설정하신 뒤, 곧장 영어 공부에 힘쓰길 바랍니다. 어학 점수로 따질 경우, 토익 점수는 900점대, 토익 스피킹은 레벨 5 정도를 갖춰야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런 다음 졸업 전까지 가능한 큰 리서치 회사의 인턴에 지원해 경험을 쌓아보세요. 인턴이 어렵다면 꼭 아르바이트를 통해서라도 유관한 경험을 해야 합니다.

 

이후에도 멘티님의 진로가 확실하다고 판단된다면 졸업 전까지 자격증을 하나 준비해보세요. 국가공인 사회조사분석사 2급 정도를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목표로 한 리서치 회사에 차례로 지원서를 접수해보세요. 반드시 메이저 리서치 회사여야 한다면, 신입 공채보다는 장기 인턴 혹은 계약직 지원도 괜찮습니다.

 

이는 리서처가 아니더라도 어느 직종에서든 적용 가능한 루트일 거예요. 목표를 설정하고 해당 필드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스펙을 확보한 다음, 유관한 경험을 쌓고 사회에 문을 두드리는 것. 전문가가 되기 위한 첫 발걸음이자, 멘티님께서 평생 기울여야 할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이 자기 맘대로 흘러가지 않듯, 취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하죠. 하지만 타이밍이 내게 왔을 때, 그것을 움켜쥐기 위해서는 내 역량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

멘티님의 진취성과 도전정신이 취업의 풍파에 스러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