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지원
파트너스
현직자 클래스
멘토 찾기
Best 질문답변
게임 기획과 게임 업계, 저도 도전할 수 있을까요?
네오위즈 · 게임기획
약 2년 전
💬 멘티의 질문


저는 29살 취업을 포기한지 9개월 차가 되는 백수입니다. 최근 게임 콘텐츠 기획자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되어 멘토님께 질문드리게 되었습니다.


 ©Lorenzo Herrera


저는 원래 유통물류학과 쪽에 재학하면서 리테일과 마케팅, 상품기획 MD 관련 프로젝트 경험했고, 기업 온라인 마케팅팀에서 마케팅 인턴을 하다가 2021년 5월 마트의 정육 MD로 취업했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의 성격 차이와 고압적인 분위기로 인해서 회사의 분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퇴사했습니다. 21년 6월부터 현재까지 집에서 주식 투자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현재 백수로 지내고 있습니다.

 

퇴사 이후 사람을 기피하게 되어 콘솔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포탈 시리즈, 다크소울 시리즈를 스팀에서 플레이했고 젤다 야숨, 마리오 오디세이 포함 마리오 시리즈, 포켓몬 시리즈, 커비, 메트로이드 등 닌텐도 스위치 게임들을 위주로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젤다 야숨처럼 많은 장소를 탐험하면서 전투도 할 수 있을만한 게임을 찾다가 2달 전부터 마비노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마비노기를 2달간 꾸준히 하면서 돌아다니면서 맵을 구경하고 다양한 일을 하는 게 너무 재밌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다양한 게임들을 해오다가 마비노기를 하면서 생활과 모험 콘텐츠에 대한 부분이 제가 해왔던 게임들에 비해서 너무 아쉽고 이런 작업을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글에 찾아보니 마비노기 콘텐츠 기획자 공고를 보고 도전해 보고 싶어서 멘토님께 질문을 드립니다.

 

1. 대학 동기에게 물어보니 게임업계 신입 연령대가 26살 전후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29살인데 취직이 어려울 정도로 회사에서 부담을 느끼는지, 혹은 회사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2. 이전에 다녔던 회사에서의 트라우마로 인해 사람 만나는 것을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업계는 어떤 방식으로 업무가 이뤄지고 있는지와 대체적인 업계의 분위기가 어떤지 궁금합니다.

 

3. 제가 지원하려는 포지션이 개발자들이 구현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리는 기획직인데 개발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전혀 안되는지 궁금하며, 개발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요하는지 궁금합니다.

 

4. 멘토님께서 잇다에 기고하신 칼럼의 내용에서 잘 쓴 기획서가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현재 역기획서를 쓰려고 하는데 어떻게 구조화시켜야 할지 잘 몰라서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프로젝트 방식들로 해보려고 했습니다.

 

고객(커뮤니티 유저)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니즈 조사) → 서베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상품(콘텐츠) 도출 → 상품(콘텐츠)의 콘셉트 도출 → 상품(콘텐츠)의 구체화 → 상품(콘텐츠)를 통한 기대효과 도출로 이해했는데,  

 

혹시나 제가 생각한 기획의 방식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거나, 현장의 기획자들이 하는 방식과 비교해서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정말 긴 글이었는데 이렇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김예림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자세히 적어주신 멘티님의 상황을 잘 읽었어요. 그간 멘티님께서 겪어왔을 좌절과 절망감이 전해져 와 저조차도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런 난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용기를 내 취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결심을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랜선 너머로나마 참 잘했다고 칭찬해 드리고 싶어요.

 

여러 가지 질문을 주셔서, 어떻게 답변을 드릴까 생각을 좀 해봤습니다. 멘티님의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제가 희망적인 대답만을 골라 적어드리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그보다는 기왕이면 멘티님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답변을 적어볼까 합니다.

 

1. 28살은 늦은 나이일까?

우선, 28살이라는 나이에만 포커스를 맞춘다면, 절대 부담스럽지 않은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요즘은 일찍부터 진로를 정해서 게임회사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꽤 있고, 지금 제가 다니는 회사에도 25살 이전에 취업한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 30살 넘어 게임 기획자로 입사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중에는 다른 업계에서 일하다 오신 분들도 있고요.

 

여러 구인공고를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일반적으로 게임 기획 직무는 그렇게까지 나이 제한을 강하게 두지 않는 편입니다. 게임업계에서 일하겠다는 본인의 의지와 역량이 확실하다면, 나이는 문제 될 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2. 게임업계의 분위기는?

멘티님께서 '사람 만나는 것을 기피하게 되었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만일 그것을 극복하기가 어렵다면, 게임 기획자는 적성에 맞지 않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왜냐면 게임 기획자는, 다른 게임 기획자나 아트 디자이너, 프로그래머와 끊임없이 의견을 교환하고 설득해야 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이지요. 만일 게임 기획 직무에 지원하시게 된다면, 자소서에 사람을 대하는 게 어렵다는 식의 언급은 되도록, 아니, 절대로 하지 않으셔야 합니다.

 

게임 기획자는, 위에서 요구하는 바를 어떻게 하면 가장 우리 게임에 어울리는 형태로 구현할지 고민하는 사람이에요. 새로운 보스 전투를 만들라는 지시가 내려왔을 때, 5명의 기획자가 있다면 5명이 모두 다른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겠지요? 이럴 때는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고, 왜 재미있는지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분위기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면, 게임이라는 상품 특성상, 일정한 시간 내에 퀄리티를 만들어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만성적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런 분들과 소통하다 보면 서로 날카로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멘티님이 겪으신 것처럼 물리적인 폭력이 오가는 분위기는 절대 아닐 거예요. 하지만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이 있고, 이런저런 사람을 상대로 일하다 보면 의견 충돌이나 갈등도 분명히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 꼭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Frankie


3. 개발에 대한 지식은 얼마나 필요할까?

파워포인트, 엑셀, 워드 등의 기본기가 갖추어져 있다면, 그것으로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가독성 있게 잘 표현할 수만 있다면, 뭐 나머지는 들어와서 배우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회사마다 작업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직해 온 경력 자조 차도 처음에는 그 회사의 데이터 구조와 작업 방식을 배워야 하거든요.

 

그런데, 만일 말씀하신 콘텐츠 기획자 계열로 취업에 성공할 확률을 제대로 높이고 싶으시다면, 웹 기반으로 간단한 방탈출 게임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스크립트 지식이나, 맵 에디터 등으로 유즈맵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기본기를 갖춰두시면 좋겠어요.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기도 좋고, 면접에서도 할 이야기가 많아질 겁니다. 입사 후에도 더 빨리, 쉽게 적응하실 수 있을 것이고요.

 

4. 역기획서 작성 방식에 대해

제 콘텐츠를 인상 깊게 봐주셨다니 기쁩니다. 하지만 멘티님께서 게임 개발에 대한 지식이나 개념이 약하시다면, '역기획서'라는 개념부터가 상당한 난이도로 느껴질지도 모르겠어요.

멘티님께서 '지금까지 해왔던 프로젝트 방식'이라고 말씀해 주신 내용은, 따지자면 '제안서'에 가깝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어떤 콘텐츠를 원하고 있으니 다음 콘텐츠는 이러이러한 것을 넣으면 좋겠다는 내용으로 동료와 상급자를 설득하는 문서지요.

 

역기획서 작성은 내가 경험한 게임의 특정한 콘텐츠나 시스템을 그대로 문서로 만들어보는 작업입니다. 던전의 역기획서로 예를 들면 마비노기의 '룬다 던전'을 내가 동료 개발자와 함께 처음부터 개발한다고 가정하고 문서를 쓰는 것이죠. 역기획서의 개념에 관련해서는 다른 멘티님께 드렸던 답변도 같이 참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5. 마지막으로...

날카롭게 보신 바와 같이, 게임 기획은 대개 정량화할 수 없는 작업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신규 개발 프로젝트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당장 "여러 경쟁사에서 만들고 있으며, 경험적으로 매출이 많이 나오는 것"을 정량적 근거로 들어볼 수는 있겠습니다만, 그렇게 만든 결과물이 남들과 차별화된, 신규 개발할 가치가 있는 무언가가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라이브 서비스 중인 프로젝트라면, 멘티님이 생각하시는 정량화된 데이터의 수집도, 활용도 용이할 것입니다. 어쨌든 커뮤니티를 통해 플레이어 의견도 폭넓게 수집할 수 있을 것이고, 일간 접속자 수나 매출 지표가 있으니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업데이트 방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만일 사안을 정량화하는 시각이 습관으로 잡혀 있다면, 신규 개발 프로젝트보다는 마비노기처럼 라이브 서비스가 되고 있는 프로젝트를 타게팅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덧붙여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멘티님께서 일해온 방식은, 어쩌면 게임 기획 직무보다는 사업 PM에 좀 더 어울리는 방식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련 채용 공고를 보여드릴 테니, 이런 직무도 있구나 정도로 참고해 보시면 좋겠네요.


 

당초 생각보다 글이 참 많이 길어졌습니다만, 부디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멘토님께서 방향성을 제시해 주셔서 제가 해야 할 일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멘토님께서 추천해 주신 사업 PM에 대해서도 면밀히 조사해 보고 도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김예림 멘토
네오위즈 · 게임기획
서비스 기획/UI, UX
1n년차 현직 게임 기획자입니다.
제가 처음 게임 기획자를 꿈꿨을 때만 해도, 주변에 이쪽 일을 하는 사람도 없고, 정보도 없어서 막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업계가 커지면서 블로그, 유튜브, 학원 등 정보가 넘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만, 오히려 정보가 너무 넘치는 바람에 도리어 가장 중요한 현장의 실무 정보를 얻기는 더 어려운 시대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랜 게임 회사 생활을 바탕으로, 지망생 여러분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여정에 작게나마 보탬이 된다면 기쁘겠습니다.
같은 직무를 다룬 글
서비스 기획/UI, UX
약 5년 전
서비스 기획/UI, UX
약 5년 전
인기 있는 글
연구/설계
약 5년 전
잇다의 멤버가 되어주세요 🚀
직무, 취업 콘텐츠를 담은   뉴스레터를 받아볼 수 있어요.
멘토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어요.
현직자 클래스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