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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시대, 방송국 PD 취업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주)콘텐츠민주주의 · 대표이사
약 2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멘토님. 드라마 PD를 꿈꾸는 대학생 4학년입니다. 교수님 추천으로 ‘잇다’를 알게 되었고, 멘토님의 질문과 답변 콘텐츠를 모두 읽어봤습니다. 방송국 공채 절차나 팁, PD의 역량이나 자질, 방송 시장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 스크랩해서 보관할 예정입니다. 막막한 느낌뿐이었는데, 멘토님 글 덕에 길이 보입니다. 먼저 감사 인사드리고 싶었습니다.  


 ©Laura Lee Moreau


제 상황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체계나 환경적인 면으로 봤을 때는 방송국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생각해서 방송국 공채를 1순위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최근에 OTT 시장의 활성화로 방송 콘텐츠 질 자체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면서 방송국이나 다른 미디어 회사들이 경력이 확실한 인재를 선호하는 듯한 경향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공고 우대 사항에 영상 포토폴리오, 영상 제작/편집 활용자가 들어가 있더라고요.


영상 제작이 아니라 방송 연출을 하고 싶은 건데 많이 혼란스럽네요. 방송국 공채에 계속 떨어진다면 영상 제작 편집 기술이라도 갖고 있어야 진입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최근 여러 직무 중심의 채용 제도를 보고 방송국 공채 과정이 개편되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졸업 후에 영상 기획/제작/편집 5개월 양성 과정을 배워야 하는 건지 시사 상식이나 작문 스터디에 집중해야 하는 건지 선택을 잘 못하겠습니다. 물론 선택은 제가 해야 하는 거지만 멘토님 생각을 들어보고 싶네요.


멘토님 편한 시간에 답변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끝으로 멘토님 질문 답변 콘텐츠 정말 유익했습니다. 마치 길라잡이 같았어요. 감사합니다.


💬 김도연 멘토의 답변


반갑습니다, 제 답변들을 귀하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람차네요. 


©Sam McGhee


시장 변화와 공채,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지금 시류에 자연스러운 고민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등용문이 좁아졌을 뿐이지 방송사는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 것 같아요. 


요즘 제가 주시하고 있는 산업 구조의 재편의 주요 포인트는, 시청자에게 소구하지 못하는 투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에요. 100만 원짜리 카메라로 찍나 1,000만 원짜리 카메라로 찍나 화질이 상향평준화돼 있는 오늘날 시청자들은 잘 구별을 못하니 그렇다면 굳이 1,000만 원을 투자할 필요가 없게 됐지요. 


방송의 기본인 3점 조명? 그런데 일반 시청자들은 그냥 밝기만 하면 돼요. 그렇다면 3점 조명을 구사하기 위해 조명 인력을 따로 운용할 필요가 없겠죠? 방송사는 아직 매체 특성상 최고의 퀄리티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큰 투자를 계속하긴 하겠습니다만, 편성 전략을 바꿔 가면서 고액 투자가 필요한 콘텐츠와 그렇지 않은 콘텐츠를 나누고 인력 배분도 이에 따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공채를 많이 뽑을 필요가 없어진 거예요. 게다가 방송 외적으로도 시장이 워낙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방송사에 입사한다고 평생 뼈를 묻지도 않지요. 방송사 입장에서는 공채랍시고 뽑아 놨는데 노하우만 빼먹고 다른 데로 떠나가 버리는 사례까지 워낙 많아지니까 공채를 줄일 수밖에 없고요. 피할 수 없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OTT의 인기, 이렇게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여기서 잠깐, OTT 얘기를 하신 부분에 있어서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하나 짚어드리자면, OTT 등 플랫폼의 다변화로 인해 '콘텐츠 퀄리티'가 중요해진 거라고 봐선 곤란해요. OTT 등장 이전에도 콘텐츠 퀄리티는 늘 중요했고 방송사는 언제나 최고의 퀄리티를 구사해 왔습니다. 그런데 방송법 적용을 받지 않는 해외 인터넷 미디어 플랫폼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방송에서 공익 차원에서 금기시하던 흥행 요소들, 즉 선정성, 잔인성, 패륜성 등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방송사가 진출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시청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거예요. 


여기에  우리 콘텐츠가 흥행 1위를 자꾸 찍어 주니까 국내 언론사들이  '자랑스러운 K-콘텐츠' 운운하며 띄워주는 거지 사실 이건 퀄리티 담론이 아니라 흥행성의 영역입니다. 그러니 여기서 중요한 건 제작 역량이 아니라 마케팅과 유통 역량이고 이 시장에서는 신입 제작자를 필요로 하지 않겠죠. 잘 훈련된 마케터와 그 전략에 맞춘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경력 제작자가 필요할 뿐입니다..


©Joshua Hanson


기술력이 아닌 기획력!

그래서 좁아진 방송사 등용문에 대한 대안으로 방송사 밖에 있는 콘텐츠 회사들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요, 방송사에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프로덕션에 대해선 이전 포스팅에 있었을 것이니 차치하고, 그 밖의 작은 회사들에게 필요한 역량은 아예 다릅니다. 


방송사는 이미 콘텐츠 기획 목표와 시스템이 워낙 잘 돼 있기 때문에 신입들은 모든 판단이 끝나 있는 상태에서 시키는 일만 하다가 차차 성장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작은 회사들은 '영상 하나 해주세요'라는 뜬구름 잡기 수준의 미션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실 제작 역량 자체보다는 콘텐츠를 떠올리고 구현할 수 있는 기획력과 구성력이 필요해요. 


카메라 잘 다루면 뭐 합니까? 뭘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모르는데. 편집 툴 잘 다루면 뭐 합니까? 이 장면 다음에 어떤 장면이 왜 와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래서 방송사 바깥에서는 포트폴리오를 자꾸 확인하려고 하는 거예요. 이 친구가 상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거기에 적합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지를 보려고 하는 거죠. 경력도 그런 차원에서 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술력 자체가 그렇게 중요한 시장이 아니에요. 


실전을 통한 레벨업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제가 멘티님이라면 일단 공채를 위한 준비들, 즉 작문이니 필기니 시사상식이니 하는 건 어차피 사회에서 좋은 인재들이 갖춰야 할 것들이에요. 콘텐츠에 대한 판단력 차원에서도 핵심이기 때문에 만에 하나 공채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공채 준비를 하시는 건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시간 낭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슨 무슨 아카데미를 다닌 실적은 채용하는 쪽에서는 크게 중요하게 보지 않는 것 같아요. (일단 저는 전혀 안 보고요) 엎어지고 깨지고 하더라도 현업에서 일을 해보는 게 가장 좋은 경력입니다. 프로덕션이든, 유튜브 편집자든, 방송사 파견직이든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콘텐츠 제작 업무를 통해 '월급을 받는' 경험과 경력을 쌓으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럼 산업 돌아가는 구조가 보일 거예요. 타산지석으로든, 진짜 배움으로든 깨우침이 있을 겁니다. 경력 자체도 대우받을 거고요. 5년 공부한 사람보다 1년 현업에서 일한 사람이 훨씬 좋은 인재입니다.


급변하는 미디어 생태계에서 더 이상 평생 직장은 없습니다.  사람 자체가 브랜드가 되어서 어디에서든 당신을 원하도록 브랜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면 그 어떤 사람과 대화를 나누더라도 콘텐츠에 관한 한 신뢰를 전달할 수 있어야겠고, 또 그러자면 당신이 만나게 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의 수요를 바로 이해하고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는 눈, 그리고 그걸 손으로 구사해 낼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할 겁니다. 이 두 가지 트랙으로 나눠서 역량을 함양하시고 이걸 증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경력 위주로 쌓으시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작성한다고 작성했는데 한 번의 포스팅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혹시 모호한 부분 있으면 추가 문의 주세요. 화이팅입니다. 



멘토님 답변을 들으니 혼린스러웠던 마음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그리고 또 제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도 깨닫네요. (ott 플랫폼 관련해 작품 질에 대한 이야기 들을 때는 헉 ! 했습니다) 앞으로 노력해야겠죠!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멘토의 응원

이 정도로 진지하고 폭넓게 고민하는 친구라면 분명 훌륭한 커리어 쌓을 수 있을 거예요. 파이팅입니다. 


김도연 멘토
(주)콘텐츠민주주의 · 대표이사
미디어
똑똑하지 않아도 됩니다. 간절히 원하는 걸 찾는다면, 뭐든지 이룰 수 있습니다. 장애물은 포기할 핑계로 삼을 게 아니라 극복하거나 피해 가면 됩니다. 우리에겐 자유가 있습니다. 뭐든지 해도 되고, 할 수 있습니다. '하면 된다'가 아니라 '해도 된다'라는 평범한 진실에서 출발하는 자유롭고도 신나는 삶.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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