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티님의 스펙들을 찬찬히 읽어봤는데 사실 크게 부족한 스펙은 없어 보여요. 방송영상 본 전공에 빅데이터를 추가 전공 한 건 굉장히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빅데이터를 토대로 콘텐츠를 기획하는 추세라 이 분야를 추가적으로 공부한 건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Quentin Ferrer
다만 어떤 피디가 되고 싶은지 좀 더 구체적으로 노선을 정해야 할 거 같아요. 편집 툴을 다룰 줄 안다면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기획할 때 도움 되겠지만 편집 툴을 잘 다룬다고 좋은 피디가 되는 건 아니거든요.
피디에겐 기술적인 능력보단 전체적인 것들을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해요. 물론, 기술 능력이 당장 필요한 피디도 있습니다. 외주 프로덕션에선 편집 툴을 다룰 줄 알아서 당장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예능이나 교양 피디로 채용하죠.
그러나 방송사의 경우 그런 것들을 당장 알 필요는 없습니다. 입사 후 편집 툴을 어떻게 쓰는 지 선배들이 알려주기 때문이죠. 바깥에서 쓰는 편집 툴과 내부에서 쓰는 편집 툴이 다를 경우도 있고요.
드라마 기획 피디나 제작 피디의 경우엔 툴을 다룰 줄 몰라도 됩니다. 드라마 쪽은 피디라는 개념이 예능, 교양과는 다릅니다. 흔히 피디라고 하면 우리는 연출을 많이 떠올리는데, 드라마는 연출과 제작/기획이 구분되어 있어서 피디 간 역할이 다릅니다. 연출 쪽은 '디렉터'(감독)라 부르고, 제작/기획 쪽은 '프로듀서'(피디)라고 부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은 멘티님이 '어떤' 피디가 될 것인지 부터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외주 프로덕션에 들어가서 일할 게 아니라면 기술적인 면은 중요한 스펙이 아니에요. 기획 일을 하고 싶다면 기술적인 부분보다, 콘텐츠 기획에 대한 소양을 먼저 쌓는 게 우선인 것 같습니다.
드라마로 만들어 볼 만한 원천 콘텐츠는 뭐가 있을지, 이미 방영된 드라마의 장단점은 뭔지, 이런 것들을 나만의 생각으로 풀어내고 남을 설득시킬 수 있는 총알들을 많이 장전해 두세요.
ⒸChristianChan
기획안 작성, 모니터링으로 실력을 다지자
이 업계는 정답이 없기에 누가 옳고 그르냐의 싸움이 아니라 ‘누가 어떻게 남을 설득시킬 수 있느냐’의 싸움입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설득력, 논리력이 중요하죠.
기획 쪽으로 노선을 정하셨다면 기획안을 많이 써보고, 모니터링하면서 토론 능력을 키워두세요. 자신의 아이디어를 입증시킬 만한 공모전 경험도 중요하지요. 요즘 해외 콘텐츠 사업도 활발하니 외국어 역시 공부하는 게 좋습니다.
원하는 답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지금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것 같은데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될 것 같아요. 그동안 잘 준비해 왔잖아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부족한 게 아니라 남들과 똑같은 것을 보여주려다가 멘티님만의 매력이 잘 살아나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꾸준히 노력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겁니다. 또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세요. 추운 날 건강 잘 챙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