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갖고 질문해주셔서 고마워요. 먼저 약술해주신 멘티님의 이력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무역/물류/해운 분야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어학 실력과, 자격증, 현장 경험 등은 이미 모두 갖추었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외적인 부분은 충족하셨으니, 지금부터는 그것 이외로 멘티님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제 경험을 토대로 전달해드릴게요.
ⒸPasuwan
스펙만이 정답은 아니에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멘티님은 물류 기업 취직에 필요한 기본 스펙을 나무랄 데 없이 갖추셨답니다. 그런데 저를 포함해 현업에 있는 다른 분들을 보면, 취업이라는 게 단지 스펙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업은 목적에 맞는 다양한 인재들을 선발하는데, A는 스펙으로, B는 전문 지식으로, C는 꿈에 대한 열정으로 뽑힐 수 있다는 거죠.
취업 루트에 확실한 정답은 없습니다. 멘티님께서도 주변을 둘러보시면 본인보다 더욱 대단한 스펙을 갖고 있음에도 쉽게 취직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부지기수로 볼 수 있을 거예요. 아마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체로 다음의 사항에 대한 숙고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1.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는가? (가치관)
2. 내가 지원한 분야에 종사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열정)
3. 내가 지금껏 쌓아온 경력들을 해당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경험)
4. 앞으로 해당 분야에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비전)
그러니 멘티님도 4학년이란 이유로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여유를 갖고 위의 사항들을 하나씩 생각해보며 스스로를 돌아보세요. 스펙이 대단한 사람일수록 면접에서 자신의 가치관과 태도를 강조하기보다 단순히 스펙을 나열하기 급급한 경우가 많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Valentin Ivantsov
가장 중요한 포인트, 경험
말씀드린 위의 네 가지 사항 중 경험을 적절히 활용함은 실제 면접에서 가장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볼게요.
가령 면접장에 해외 명문대를 나온 출중한 스펙의 지원자와, 스펙은 전무하지만 다년간 물류 현장에서 근무해본 경험이 있는 지원자가 있다고 해요. 후자의 지원자는 어학 점수도 없고 특별히 직무 관련 자격증도 취득하지 못했지만, 필드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스스로가 해당 분야에 얼마나 열정이 가득한가를 면접관에게 보여줄 수 있어요.
또한 그는 직무와 유관한 경험을 통해 미리 자신에게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점을 발견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므로 본인과 회사가 모두 발전하기 위해선 앞으로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역시 면접관에게 전달할 수 있겠죠. 만약 제가 면접관이라면 망설임 없이 이 지원자를 선발했을 거예요.
저 역시 물류 전공자가 아니었고 직무와 관련된 자격증도 하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직무에 대한 지식에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면접에서 제 경험을 어필하려고 노력했어요.
저는 미국 교환학생 당시 현지 물류 기업 50여 곳에 무작정 메일을 보내 현장에서 실무를 겪어보고 싶다고 요청을 드렸었고, 홀로 미국 물류 박람회에 참가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 면접관께서도 제게 큰 관심을 보이셨어요.
멘티님께서도 이제 그동안의 경험을 진실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면접관에게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보세요. 분명 그 어떤 스펙보다 면접관에게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을 거예요.
멘티님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가장 큰 시기를 겪고 계세요. 하지만 이때만큼 자유롭게 자신의 인생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도 없답니다. 정말 소중하고 중요한 시기인 만큼, 조금만 더 알차게 보내시면서 취업 준비에 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궁금한 부분은 또 질문해주세요. 항상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