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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취업, 학벌과 자격증 비중이 얼마나 될까요?
멘토
전략/기획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전문대를 다니다가 현재 사회복무원으로 근무 중인 학생입니다. 나중에 외식 기업에 들어가고 싶은데 어떤 걸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교수님을 비롯한 어른분들께 여쭤봐도 대답은 늘 한결같았습니다. 첫째는 공인 영어 성적, 흔히 말하는 토익/토플을 취득하라는 말이었습니다. 
 
ⒸJordan Arnold
 
둘째는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라는 조언이었습니다. 그 외에 바리스타 자격증, 영양사 자격증을 따라, 사무직이라면 정보기술자격증은 기본이다, 영어 외에 제2외국어인 중국어나 일본어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창업 경험이나 공모전 수상 내역도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정말 이런 것들이 필수적인가요?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글로벌 시대인만큼 외국어는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사무직을 할 경우에도 조리기능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또한 학력도 중요할까요? 현재 지방 전문대에 다니고 있지만, 교수님께서 나중에 4년제 대학교 계약학과랑 연결된 회사를 소개해줘서 서울권 4년제 대학을 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근데 이 계약학과가 무엇인지 자세히 모릅니다. 기업에서 계약학과를 정식 학위와 동등하게 대우해주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솔직히 외식기업에 어떤 직종이 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저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정답을 바라진 않지만,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사회생활을 먼저 해보시고 외식업에서 근무를 해보신 분으로서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시간 되실 때 답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Junhyoung Lee 멘토의 답변
 
ⒸKelly Sikkema

안녕하세요. 우선 멘티님의 질문을 3가지로 압축해볼게요. 
 
1. 주변의 조언들을 모두 따르기엔 불필요한 것들이 많은데, 그것들을 모두 해야 하나.
 
2. 향후 진학할 서울권 4년제 대학이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인가.

3. 외식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는 직종을 과연 무엇이 있고,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가.
 
또한 멘티님은 요리사/웨이터/지배인 같은 현장직보단 사무직을 목표로 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맞춰 답변하겠습니다. 
 

와인 자격증, 외식업계에서 유용해요

영어는 필수로 해야 합니다. 희망 기업이 있다면 기업의 모집 공고를 살펴보고 그에 맞춰 토익/토플을 준비하면 됩니다. 영어를 요구하는 건 의사소통 때문입니다. 예전에 L 외식 회사에서 일할 때, 토익 점수가 900점대인 직원이 외국인 고객 고객을 제대로 응대하지 못해 난감해하던 일이 있었습니다. 
 
외식업에서 영어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의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그 외에 중국어/ 일본어 등은 그 나라로 진출하기를 희망한다면 배워도 좋으나, 냉정하게 조언하자면 영어 하나만 공부하기도 벅찰 테니 그 외의 것은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Kenny Luo

기타로 준비할 것은 와인과 커피 공부입니다. 거창하게 바리스타와 소믈리에 자격증이라고도 하는데, 모두 멘티님이 어느 정도 혼자 독학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바리스타의 경우 한국에는 국가에서 인정하는 공식 자격증이 없습니다. 모두 군소 협회 등에서 발행해주는 것으로 어떤 기업에서도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직원 채용 면접을 약 400여 회 진행했지만, 거창한 바리스타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뽑은 기억은 없습니다. 그저 커피를 조금 공부했구나 정도로 인식합니다.
 
와인은 조금 다릅니다. ‘WSET’라는 국제적으로 인정해주는 소믈리에 자격증이 있습니다. 국가에서 국비지원으로 수강료를 지원해줍니다, 이 자격증은 레벨 2까지만 취득해도 외식업에서 일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외식업계 기획 직무, 경력직 선호합니다

현재 국내 외식업계는 크게 CJ, 아워홈, SPC 총 3개의 대기업이 있습니다. 언급된 대기업은 사실 상위권 대학을 졸업해야 공채를 통해 사무직으로 취업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만난 지방대 호텔경영학과를 나온 외식업 후배들은 ‘교수님 추천만 믿고 열심히 했는데 길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교수들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졸업할 때쯤 교수들이 추천하는 자리는 대부분 현장직입니다. 혹은 외식업종 중 영업직으로 많이들 추천할겁니다. 
 
ⒸBimo Luki

현재 그런 자리는 너무 많습니다. 외식업계에서 가장 귀한 인력은 현장직 막내입니다. 너무 힘들어서 1년도 못 버티고 그만 두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견이지만 현장직으로 시작하는 걸 원한다면 차라리 대기업에서 직접 운영하는 학원에 다니는 것을 추천합니다. 거기서 살아남으면 대기업 현장직으로 근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무직 중 기획업무를 원한다면,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멘티님 상황으로 대기업/중견기업 기획 직군으로 취업하는 건 어렵습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학벌에 못 미칠 뿐만 아니라 기획업은 신입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합니다. 
 
외식업의 기획 업무를 여기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으나 외식업의 기획/마케팅/영업 업무를 먼저 파악한다면 왜 경력직을 선호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기획업은 한 회사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만드는 업무입니다. 예를 들어, 기차를 운행하기 위해 선로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중요 업무를 신입직원에게 맡길 회사는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물론 대기업은 괜찮은 신입을 뽑아서 2~3년간 회사가 직원을 키웁니다. 하지만 자금이 부족한 기타 여러 외식업 회사들은 신입 채용 대신 연봉을 더 주고 유능한 경력직을 채용해 회사를 운영하고자 합니다.
 
멘티님의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나 먼저 공부와 병행해서 현장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카페에서 커피도 내려보고, 레스토랑에서 서빙도 하며, 어떻게 하면 본인이 일하는 매장의 브랜드를 혹은 메뉴를 고객들에게 더 잘 판매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처음 L 외식 기업에 입사했을 때, 당시 오픈 준비 중이던 브랜드의 1년 기획을 완성해 면접 당시 면접관에게 제시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언제나 외식 트렌드를 습관처럼 체크하고, 어느 매장에서든 고객의 수요가가 무엇인지 살폈던 것이 컸습니다.
 
ⒸMiguel Henriques

업무 목표를 선정하기 전에 사전지식을 쌓으세요

외식업의 직종은 정말 많습니다. 멘티님은 기획업무를 언급했는데 기획업무도 프랜차이즈 기획/대기업 브랜드 기획/단일 매장 기획/외식기업 기획 등 전문분야가 세밀화됩니다. 
 
대기업에서 브랜드 기획을 하던 직원은 프랜차이즈 기획을 제대로 할 줄 모르고, 단일 매장의 기획업무를 보던 직원은 대기업의 브랜드 기획을 할 줄 모릅니다. 이 직종을 일일이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다만 지금부터 업무 목표를 선택하기 위한 사전지식을 많이 쌓아야 한다는 점을 조언하고 싶네요. 현장에서 근무하며 몸으로 체득하는 것과 책/인터넷/멘토 등에게 배우는 두 가지 방법 모두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당장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나, 그렇게 하다 보면 2~3년 안으로 본인이 나가냐 할 길이 보일 겁니다. 일단 현장직을 할 것인지 사무직을 택할 것인지를 확실히 정하고, 정한 목표에 맞춰서 경험을 쌓으세요. 
 
소집해제 하고 나면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될 겁니다. 이 글이 그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줬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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