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군 복무 중이지만, 해외영업을 지망하는 20대 초반 남성입니다. 복학하기 전까지 해외영업과 관련된 실무 경험을 하고 싶어서 인턴을 찾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고민이 많아 멘토님께 질문드립니다.
1. 제가 체육 계열을 전공하다 보니 실무 경험이 정말 절실합니다. 하지만 당장 공고를 찾아보면 마케팅 인턴은 많지만, 해외영업과 관련된 인턴 자리는 별로 없더라고요. 마케팅 업무의 범주가 워낙 넓다 보니 마케팅 인턴이라도 지원해서 실무 경험을 익혀야 할지, 그게 안 된다면 해외영업과 관련된 대외활동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2. 실무 경험과 전공 지식 없이 제가 업무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자소서에 어필하고 싶은데, 너무 막연해서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열정과 가능성밖에 없어 보여요. 비전공자가 해외영업 직무에 지원하게 된다면, 자소서에 어떤 측면을 강조해야 할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멘토님의 소중한 답변 기다릴게요!
💬 배영삼 멘토의 답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어학 실력을 키웠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직 복귀를 안 하셨다면 즐거운 휴가 보내고 계시기를 바랍니다.
질문을 읽다 보니 제가 과거에 고민했던 내용과 비슷해서 우선 제 경험을 먼저 이야기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공대 출신이었지만 기술보다는 영업 직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것도 가능하면 외국에 나갈 수 있는 주재원이 되고 싶었어요. 이렇게 목표를 정했던 것이 4학년 1학기였습니다.
문제는 이때까지 토익 등 영어 점수가 아예 없었다는 겁니다. 게다가 호주 워킹홀리데이와 아르바이트 경험, 3점 후반대 학점이 제가 가진 스펙의 전부였어요. 그래서 어학 능력을 키우기 위해 졸업 전까지 약 16개월 동안 학교에 다니면서 아래와 같이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외국 어학 연수생 멘토 활동(교내 봉사활동) : 2007년 9월~12월
필리핀 영어연수 : 2008년 1월~4월
청소년 교포 여름학교 사감(교내 아르바이트) : 2008년 7월
학교 근처 Bar 서빙, 토익 학원 수강 : 2008년 8월
교환학생 교류 동아리 활동 : 2008년 9월~12월
사실 이렇게 많은 활동을 해야만 했어요. 영어 점수가 없어서 인턴, 교환 학생을 지원할 수조차 없었거든요. 고민 끝에 영어 듣기와 말하기 능력을 키우고, 자소서에 쓸 경험을 만들고자 궁여지책으로 노력한 결과였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보냈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런 과정 끝에 결국 S사에 기술직으로 입사해서 5년간 일하긴 했지만, 이후 팀을 옮겨서 해외영업 업무를 하고 있어요. 멀리 돌아서 결국 제가 하고 싶었던 것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해외영업 인턴을 통해 실무를 간접 경험하기
해외영업 인턴, 해외영업 대외활동, 마케팅 인턴 중에서 어떤 경험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계시는데, 기계적으로 세 가지의 중요도를 비교해보자면 해외영업 인턴 > 해외영업 대외 활동 > 마케팅 인턴 순서가 될 것 같아요.
다만 인턴 경험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인턴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가 면접, 자소서에 더 도움이 됩니다. 어차피 현직자는 아무리 지원자가 인턴 경험이 있다고 해도 실무를 잘 알 거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사실 대기업 업무의 대부분은 최소 3년은 해야 ‘조금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3개월 정도의 인턴 경험은 ‘이 직무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구나’, ‘성실하게 준비했구나’ 정도의 인상밖에 주지 못하죠.
그런데도 제가 위에서 순위를 매긴 것은 멘티님이 해외영업을 지망하시므로 해당 업무가 본인에게 맞는지 조금이나마 간접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순서를 알려드린 겁니다. 해외영업 인턴을 해보면 본인이 그 업무에 맞는지 그나마 잘 알 수 있겠죠?
전공, 스펙에 집착하지 말고 영어 실력을 키우세요
멘티님은 체육 전공이고, 실무 경험이 없어서 걱정하시는데,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 영업 직군에 전공은 따로 필요하지 않거든요. 즉, 영업은 모든 전공자가 지원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오히려 체육 전공자를 영업에서 선호하기도 해요.
다만 어학은 확실하게 준비하셔야 합니다. 평소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면 저처럼 여러 활동을 통해 실력을 키워야 하는 거죠.
그리고 무역 관련 자격증도 계획 중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해외무역을 지망하시는 것이 아니라면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영업에 자격증은 별로 필요하지 않아요. 그 시간에 다른 경험을 다양하게 하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렇다면 취업 전까지 남은 시간 동안 어떤 경험을 하는 게 좋을까요? 우선 본인의 강점과 지금까지 했던 경험을 나열해보세요. 그리고 본인의 강점을 더 강화할 수 있는 경험을 찾아보세요. 약점을 보완하기보다, 강점을 강화하는 것이 훨씬 낫거든요.
제가 좀 더 구체적으로 멘티님께 추천할 만한 경험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번호는 임의로 매긴 것이니 우선순위는 스스로 판단해서 정하시면 됩니다.
어학 공부
교환학생 시도(1순위 영미권, 2순위 싱가폴/홍콩, 3순위 일본/중국)
교내/교외 외국인 학생 대상 봉사 활동, 동아리 활동
남은 학기 동안 골프 수강(미래의 시간과 돈을 절약 가능)
교환학생 실패 시 워킹 홀리데이 또는 어학연수(최소 3개월)
인턴(1순위 해외 인턴, 2순위 외국계 한국회사 인턴, 3순위 대기업 인턴)
취업 스터디 활동
여기서 모든 활동의 방향은 해외영업에 영점 조정해야 합니다. 방향을 정해 놓고, 동시다발적으로 최대한 많은 활동을 하세요.
비전공자가 어필할 수 있는 자소서 방향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영업에 전공이 따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공을 약점으로 생각하고 계신다면, 자소서나 면접에서 쿨하게 약점으로 인정하고 오히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강점으로 어필하시면 됩니다.
체육 전공이지만 해당 직무를 위해 이런저런 다양한 경험을 쌓아 왔다는 식으로요. 한 개의 멋진 경험보다 다양한 경험이 쌓이면 어필하기 좋고, 자소서의 내용도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경험의 질보다 양이 더 필요해요.
정리하자면 멘티님이 자소서를 작성하실 때 전반적인 내용을 1) ‘체육 전공이지만 해외 영업을 위해 이런 노력을 해왔다’ 2) ‘체력에 자신 있고, 각종 운동(골프)도 잘한다’ 같은 식으로 잡아보세요. 이를 바탕으로 누구보다 영업을 잘할 수 있다고 어필하시면 좋습니다.
혹시라도 여러 여건으로 인해 마케팅 쪽에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체육 전공이 큰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드려요. 숫자에 강해야 하고, 문서 작업이 많거든요. 다만 일부 회사들은 마케팅과 영업의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있습니다. 마케팅 쪽에도 정말 관심이 있으시면 다시 질문해주세요.
곧 제대하시는 것 같은데 취준 하시면서 가능하면 대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자유도 같이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어학연수, 교환학생, 해외 봉사활동, 골프 등 스펙을 쌓으면서 인생을 즐길 수 있으니까 현명하게 잘 준비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