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아직 다녀오지 않았습니다. 2학년 생활을 다 마친 다음 어학병을 갔다 온 뒤에 인턴같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활동을 하며, 벤처캐피털 혹은 증권사 IB 중에서도 기업 자금조달이나 대체투자 분야에 종사할 나름의 스펙을 쌓으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Mathieu Stern

하지만 이와 관련하여 조사를 해보고 몇몇 선배님들께도 여쭈니 IB는 확실히 스카이 및 해외대 출신이 많아 인서울 정도의 학벌로 뚫기 불가능에 가깝다 하시더군요. 

VC도 최근 인기가 많아져서 상황은 마찬가지고요. 관련한 직무 인턴도 확실히 좋은 학벌의 분들께서 거의 다 가져가셔서 ib vc를 위한 경험 쌓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그래서 생각한 게 군 입대를 미루고 내년도 입시를 다시 하여 스카이에 도전하려고 하는데, 현직자 멘토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학교 선배분께서는 학교를 계속 다니면서 졸업하고 중소 금융회사에서 경력을 쌓아 원하는 직무에 도전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씀해 주시긴 했으나… 멘토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필드에서 경험을 쌓으며 IB나 VC에 도전하는 게 나을까요 아님 1년 한 번 투자해봐서 스카이를 목표로 입시를 재도전 하는 게 나을까요?

안녕하세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현실적인 고민이지 않을까 싶어 저도 이것이 맞다, 또는 저것이 맞다 단언해서 말씀드리기는 몹시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질문 통해서 말씀 주신 부분들이 어떤 부분에서는 맞고, 어떤 부분에서는 그렇지 않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제가 경험한 투자업계는 분명 네트워크가 중요한 요소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이지 전부는 절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이 부분이, 과연 내 인생에서 1~2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부분인지 묻는다면, 저는 ‘꼭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이 정도 수준의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고, 같은 시간 동안 현업에 가까운 경험들을 쌓고, 관련된 공부를 한다면 남들보다 훨씬 앞선 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Samson

정리하자면 VC나 IB 업무에서 학벌 중심의 네트워크, 중요한 요소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좋은 학벌을 갖고 있는 것(사실 요즘 시대에는 무엇이 좋은 학벌을 갖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과 좋은 Deal들을 Sourcing하고 실무를 잘 하는 것은 연관성이 있을 수는 있지만,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그만큼의 실무 능력의 준비가 되어있어야겠지요. 요즘에는 벤처 투자나 엔젤 투자, VC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 교육도 잘 갖춰져 있어 공부하기 좋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온 세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벤트들 속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내고 적합한 투자처를 찾아내는 *'백락의 눈'을 갖추는 것일 겁니다. 질문에 충분한 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伯樂一顧 驥服鹽車(백락일고 기복염거)' 백락은 소금수레를 끄는 천리마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친절하고 솔직한 답변 감사합니다. 요즘에는 예전과 비교했을 때 학벌이 필요충분조건은 아니었군요.(여전히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요!) 멘토님의 답변을 듣고 나니 학벌에 대한 고민보다도 실전 경험을 쌓고, 제가 더 열심히 해서 멘토님처럼 저도 후배들을 위한 길을 닦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좋은 답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