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국제관계학과 재학 중인 2학년 학생입니다. 저는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재미있고, 학문적으로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대학 졸업 후에도 국제 관련 대학원으로 진학하여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Brett Jordan

그런데 대학원을 진학하게 되면, 학위를 따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나중에 취업을 할 때 불리하지 않을까. 또 국제관계, 국제정치라는 학문을 대학원에서 공부한다 해도 취업을 할 때 큰 메리트가 없을 것 같아 선택이 두렵습니다.

공부는 하고 싶지만 나의 미래, 비전이 걱정되는 상황이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보내주신 질문 잘 읽어보았습니다. 쉽게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고, 과감히 대학원을 선택하고 나서 직장을 얻었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질문 주신 분께 대학원을 가세요! 혹은 취업이 답이에요!라는 명확한 답을 드리기 어려울 것 같아요. 왜냐하면 두 개의 선택 모두 차이가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그 차이가 무엇인지 말씀을 드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보려고 합니다.

 ©Saulo Mohana

공부의 재미와 대학원의 관계

질문하신 분께서 느끼시는 공부(전공)에 대한 재미는 무척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저도 학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했었고, 대학원에서는 국제개발학을 공부하면서 공부의 즐거움을 만끽했었습니다. 그래서 주변 후배들에게 학부를 졸업하면 반드시 대학원에 가라는 악마의 속삭임(?)까지 했었지요.

그러나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공부에 재미를 느끼는 것이 대학원을 선택하기 위한 기준이 될 수 있을까요?'

이건 제 생각입니다. 대학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예요. 개인의 미래, 성향 등을 고려해야겠지만, 저에게 대학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연구와 공부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저는 연구원에서 근무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남들은 공기업을 준비할 때 저는 연구원의 문을 두드렸지요. 그리고 연구원에서 일하려면 반드시 '학위'가 요구되었습니다. 업무의 내용이 전문분야와 지식, 스킬 등을 요구하기 때문에 반드시 대학원을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대학원 학위와 취업의 관계

질문 주신 분께서도 이 부분을 잘 고민하고 계신 것 같아요. 솔직히 대학원 학위가 있어도 취업은 어렵습니다. 제가 대학원 다니면서 블로그에 썼던 글이에요(취업과 대학원 사이에서...).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솔직히 국제관계학이나 정치학 등의 전공은 타 전공에 비해 취업에 유리한 전공은 아닙니다.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더 준비해야 하는 플러스알파가 필요한 전공이에요. 그래서 질문자께서 대학원 진학을 고민한다면,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고 결정하시기 바라는 마음이에요.

대학원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내가 이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전문 인력'이라고 많은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에요. 예를 들면,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들을 전문가라고 말하고, 그들의 말과 행동 모든 것에 신뢰를 가지는 것만 보아도 학위가 가지는 무게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선생님도 잘 아시는 것처럼, 요즘은 대학원 학위가 있다고 취업 시장에서 우대를 해주는 세상이 아니므로 대학원이 취업난을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은 아니라는 것을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Ian Schneider

대학원을 선택한다면?

현실의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학원 진학을 선택한다면 그때는 공부의 재미를 지속적으로 느끼기 위해서, 지적 희열을 느끼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대학원은 전문가를 양성하는 고등교육기관이지, 얇고 넓은 지식을 이야기하면서 지적 희열을 느끼는 장소가 아닙니다. 치열하게 공부하고, 연구하는 장소입니다.

또한, 졸업 후 계획을 잘 세워야 합니다. 모든 계획이 내가 생각한 것처럼 되지 않을 가능성이 99%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계획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요. 저는 석사 졸업 후 박사 유학을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박사 유학은 꿈도 꾸지 못했어요.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어려움이 있었고, 당장 다시 일자리를 잡아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들도 있었으니까요. 이 점을 반드시 생각하면서 대학원에 대한 생각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멘티께서는 아직 2년이란 시간이 더 있습니다. ‘지금 당장 대학원을 가겠어!’라고 결정하는 것보다 남은 2년을 충실히 보내면서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은 굉장히 매력 있고, 즐거운 시간이지만, 그곳을 벗어나면 나는 '고학력 취준생'이 됩니다.

나는 고학력 취준생으로써 취업에 성공할 수 있는 계획과 역량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고민 후 결정하는 것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명확하지 않은 질문에 정성 가득한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우선 군대도 가야 하고 아직 대학 졸업까지 시간이 많이 있기에, 진로에 대한 고민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 내어 답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