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프론트엔드 취업 준비생입니다. HTML5, CSS, JS 세 가지를 공부하고 리액트까지 공부 중입니다! 멘토님. 현업은 신입에게 어느 정도의 스펙을 원하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사이트 제작을 해도 저보다 뛰어나신 분들이 너무나도 많아 자꾸 기가 죽고, 포기해야 하나 싶어 우울합니다.

©️Charles Deluvio

멘토님. 어느 정도의 실력이면 기업에 지원할 만하고, 또 취업이 될까요? 현직자 멘토님의 솔직한 의견 기다려 봅니다.

안녕하세요.

질문이 다소 추상적이라서 어떻게 답변을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좀 더 제너럴 한 접근 방법을 취해볼까 합니다. “기업에서는 어떤 개발자를 원하는가?”로 답변을 대신할게요. 

 ©️Emile Perron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흔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고 부르는데 사실은 장인(artisan)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엔지니어링’이라고 하면 일반 사람들이 알기 어려운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 혹은 법칙 셋(set)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계산과 측정이 가능하고, 대세를 따르는 한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가 보장되죠.

엔지니어링 장인의 기술(art)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통용되는 지식이나 법칙이 존재하지만, 한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면서 얻어낸 노하우를 그 핵심으로 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도 당연히 엔지니어링적인 요소가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글을 쓰는 일에 가깝기 때문에 장인이라는 말이 저는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장인은 ‘엔지니어링’이라는 기본을 가지고 숙련도를 높여가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럼 프론트엔드 개발자에게 기본은 무엇일까요? 멘티님이 배우고 있는 HTML, CSS, JS 개발언어도 포함하지만, 사실 기본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에게 엔지니어링이란 네트워크, 브라우저가 될 것이고, 개발 언어를 숙련하는 것은 장인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원이나 여타 강좌들이 즉각적인 취업 혹은 가시적인 무언가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배우기 쉬운 개발 언어에 집중하게 되기 마련인데, 회사에서는 초급개발자에게도 네트워크와 브라우저에 대한 지식을 갖추길 바랍니다.  HTTP가 무엇인지, 브라우저는 어떻게 화면을 그리는지, 코드가 작동하는 방식이나 순서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이런 부분은 엔지니어링 지식에 해당할 것입니다.

장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인 개발 언어는 지금 숙련할 필요가 없으나, 선배 장인들이 삽질 끝에 얻어낸 성과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면 숙련에 이르기까지의 속도를 앞당길 순 있겠지요. 그러한 것을 우리는 OOP라거나, 절차형, DDD, 함수형 등등 다양한 이름을 붙여 부릅니다. 정통할 필요는 없으나 이 기업에 먼저 입사한 선배 장인들의 코딩 방식을 따라가려면 최소한 무슨 말인지 알기는 해야합니다. 

©️Christopher Gower

저는 프론트로만 이제 10년이 다 돼가는데, 저보다 잘하는 사람은 세상에 너무나 많고, 배울 지식은 하루하루 늘어만 갑니다. 나보다 잘하는 남들을 보고 기가 죽어서야 앞으로 오랜 시간 걸어가야 할 개발자라는 길이 너무나 멀고도 험하겠죠. 어차피 신입 레벨에서 잘해봐야 거기서 거기인 게 보통이니 기죽지 마시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요즘 인성의 중요성을 더더욱 깨닫고 있습니다. 장인이라 함은 어느 정도 성향에서 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있기보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거나, 눈앞에 이익을 좇는 사람은 아무래도 장인에 어울리지 않은 사람이겠지요. 인성보다는 성격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수 있겠네요. 

당장의 채용도 중요하지만 미래까지 내다본다면, 본인이 장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인지 한 번쯤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질문에 답변이 됐을까요? 궁금한 점이 있다면 다음에도 질문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