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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편집, 문장력이 고민인데, 편집자가 될 수 있을까요?
메이드인 출판사 · 편집부
약 3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멘토님. 출판편집자를 꿈꾸는 멘티입니다. 우연한 기회로 멘토님의 인터뷰를 읽고 성함을 기억해뒀는데, 이렇게 질문까지 할 수 있게 돼 영광입니다.

 

저는 작년 초부터 출판사, 책 관련 일에 관심이 생겨서, 한겨레교육에서 출판편집교육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배워보려고 요즘에는 SBI 출판학교에 지원 준비를 하고 있고요. 

 

멘토님. 멘토님 말씀처럼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세상에 필요한 내용으로 책을 기획하고 그걸 함께 조율, 감독하여 책 한 권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정말 멋지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Angelina Litvin

 

헌데요. 멘토님. 저는 사람 만나는 것도 좋고, 기획력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만, 문장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한겨레출판편집스쿨에서 실무를 체험해보면서 이 점을 더 확실히 깨달았고요. 자소서를 쓰다 자괴감이 드네요.

 

교정교열은 단순히 맞춤법만 고치는 것이 아니라,  의미적으로 구조적으로 글을 수정하는 것인데.. 이 부분이 참.. 늘지 않네요. 

 

멘토님. 지금이라도 연습하면 문장력도 키울 수 있을까요? 혹은 고치기 어려운 결함이지는 않을까요? 질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권기우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열정 있는 예비편집자 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질문하신 분께선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기획을 하는 일을 좋아하는데, 현재 본인의 교정교열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하셨고요. 공부한다면 발전할 수 있을지, 이 부족한 점이 편집자로서 치명적인 결함인지를 물어보셨네요.


 ©️Blaz Photo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꾸준히 공부하시면 충분히 발전할 수 있습니다.
  • 교정교열 능력이 없으면 입사 때 단점이 될 수 있고, 기획을 포함해 편집자 업무 역량이 제한적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선 교정교열 능력이 ‘부족하다’는 표현은 상대적입니다. 여기서는 ‘책임편집이 불가능하다’로 해보지요. 그런데 신입 편집자에게 책임편집을 맡길 출판사가 얼마나 있을까요. 교정교열 능력을 키우기 위해선 충분한 시간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입사 전까지는 배워서 습득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진도가 나가 있는 게 좋습니다. 한글 맞춤법까지는 공부하시고, 나머지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등은 원리를 아는 정도면 괜찮겠습니다. 입사한 뒤에 선배 편집자가 “이번 책에서는 이러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보조용언을 붙이기로 하자”고 했을 때 알아듣고 교정 작업을 하며 반영할 수 있을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편집자의 기본적인 소양으로 교정교열 능력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 다른 편집자도 많으실 겁니다. 저는 전업작가가 생겨나기 어려운 우리나라 환경에서, 책의 내용을 적절하게 전달하는 글을 위한 편집자의 능력으로서 교정교열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자에게 개떡 같은 글을 던지고는 찰떡같이 알아듣길 바라는 건 안 될 일이지요. 완성도 낮은 상품을 판매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정교열 능력이 편집자의 역량이라고도 표현합니다.


 ©️Micah Boswell


멘티님은 두 가지로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째로 출판사 입장에서 교정교열 능력이 부족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곳은 어떤 출판사일지, 둘째로 본인 입장에서 교정교열 능력이 부족한 채로 기획력만으로 계속 편집자로서 일해나갈 수 있을지 말입니다.

 

외국 출판사나 일부 규모가 큰 국내 출판사에는 교열부가 따로 있습니다. 잡지나 신문에서도 따로 있지요. 교열부를 따로 운영하기 어려운 출판사는 교정교열 능력이 부족한 편집자를 뽑는 걸 부담스러워하겠지만, 그렇다고 신입에게 원고의 책임편집을 맡기지도 않습니다.

 

내부기획, 특히 국내서 기획이 상당히 중요한 출판사라면 새로운 기획과 저자 섭외가 가장 중요한 업무겠지요. 사무실에 진득히 앉아 교정업무 볼 시간도 부족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곳이라면 교정교열 능력이 부족하다고 번뜩이는 기획력이 있는 편집자를 놓치지는 않을 겁니다.

 

출판사에 입사를 해서 일하게 됐다고 하더라도, 교정교열 업무를 하지 못한다면 다른 누군가가 그 일을 맡거나 외주를 줘야 하겠지요. 시스템이나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회사라면 채용을 부담스러워할 거고요. 멘티님께는 내부 국내기획 위주로 일을 맡길 출판사가 잘 맞을 텐데, 모든 출판사가 이렇게 일하는 건 아닐 테니 이런 곳을 찾으려면 입사할 수 있는 출판사 수가 제한적일 겁니다.

 

이런 출판사에 어떻게 본인의 기획력을 어필할 수 있을까요. 저는 현재로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획력은 경력 편집자가 작업해 출간한 책을 보고 판단합니다. 신입 편집자로 기획력을 어필하기 어렵다면, 다음으로는 교정교열 능력을 보여주는 게 더 쉽지 않을까요? 지금 당장 책임편집을 할 수는 없더라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어필하는 것이지요.

 

편집자의 실무를 위해 교정교열 능력은 어차피 기본 소양 이상으로 갖춰야 합니다. 기획을 하고 섭외한 저자가 작성한 원고를 검토하기도 해야 하고, 교정교열을 외주로 맡길 때 어느 정도 난이도의 일감인지를 파악해야 하기도 합니다. 

 

외주는 보통은 신입 편집자가 아닌 팀장이나 편집장급이 외주 관리를 하겠지만, 외주로 맡긴 원고가 의도에 맞게 작업이 잘 되었는지도 판단해야 하고요. 이 정도면 눈치채시겠지만, 편집자가 작업할 수 없는 원고를 외주로 보내는 게 아닙니다. 시간을 벌기 위해 외주로 보내는 일이 많습니다.


©️JESHOOTS.COM

 

교정교열은 지금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공부입니다. 바쁜 출판사 일정 중에 시간을 내어 자기계발을 하기도 쉽지 않고 단기간에 끝낼 공부도 아니니 지금부터라도 공부하시는 걸 권합니다. 다만 모든 시간을 교정교열 공부만 하시는 것보다는 최소 기본 단계까지 단기 목표로 익히시면서, 좋아하는 기획 역량을 키우는 데 많은 부분을 투자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긴 글을 보내드렸지만, 방향이 달라지지는 않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한겨레출판아카데미도, 준비하고 계신 SBI도 기획과 교정교열 역량을 모두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이미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알고 좋은 방법을 알고 계심에도 이런 질문을 하시는 건, 아직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하신 건 아닐지요. 만약 그렇다면, 좋아하는 것과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을 알고 계신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지금 가고 계신 길이 맞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조급해하지 마시고 생각하신 바를 꾸준히 행동으로 옮기시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SBI는 훌륭한 인재들이 몰리는 데 비해 정원이 너무 적습니다. 기대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낙담하지 마시고 가고자 하는 길을 계속 걸어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응원합니다!

권기우 멘토
메이드인 출판사 · 편집부
전략/기획
19년차 출판기획자
자기계발/경제경영/에세이/인문/사회정치/종교/아동,청소년 등 종합출판 기획 및 편집
영상화 ip 담당 업무 진행
전자책, 오디오북 등 2차저작물 저작권 실무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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