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홍보와 마케팅 특히 디지털 마케팅 직종을 희망하는 멘티입니다. 기업 내 홍보팀 vs 홍보에이전시 둘 중 어떤 것이 저에게 나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저는 기업 SNS(특히 인스타그램)를 1년간 운영했고요. 컴퓨터 학원에서 어도비 툴(포토샵, 일러스트, 프리미어, 에프터이펙트)을 4개월째 배우고 있습니다.
이 경험으로 기업의 홍보팀에 신입으로 입사할 수 있을까요? 듣기로는 기업에서는 홍보에이전시나 대행사 등에서 일한 경력을 우대해준다기에, 에이전시나 대행사에서 경험을 쌓은 후 이직을 하면 좋을지 고민입니다.
©️Remy_Loz
더불어 대행사는 낮은 급여에 일이 많은 경우가 많다던데 사실일까요? 나이가 좀 있어 입사 가능 여부, 그리고 아직 결혼하지는 않았지만, 2~3년 이내에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게 된다면 경력이 단절되어 ‘이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게 될까?’하는 현실적인 고민도 있습니다.
멘토님 저는 커리어를 어떻게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주저리주저리 저의 고민들을 너무 많이 털어놓은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멘토님의 솔직하고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반갑습니다. 홍보에이전시에서 마케터로 일하시는 분이나 기업 홍보팀에 계신 분이 어쩌면 저보다 더 좋은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제가 아는 선에서 답변 드릴게요. 여러 가지 질문을 해주셨는데 나눠서 답변해드릴게요.
무엇이 그리 두려우신가요? 사실 일하는 것보다 노는 게 거의 모든 면에서 더 즐겁습니다만, 일에서 얻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놀이에서 얻는 즐거움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것이죠. 일을 통해 점점 성장하는 스스로의 모습, 또 함께 일하며 배울 것 많고 영감을 주는 일잘러 동료들을 만나면 취업 전에 막연하게 가졌던 두려움이 별 게 아니었다는 것을 금방 깨달으실 거예요.
우선 기업 홍보팀과 에이전시, 두 가지 선택 가운데 고민만 하시기보다 어느 쪽이든 먼저 경험해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이미 잘 아시다시피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신입 홍보 담당자를 뽑는 곳이 없기에 현재로서는 기업 홍보팀이 훨씬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집니다. 공채를 지원한다고 해도 본인이 원하는 직군으로 배정받는 것은 본인의 의지대로 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1년간 인스타그램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잘 찾아보면 마음이 맞고 뜻이 통하는 스타트업 등에서 일을 시작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홍보에이전시는 어렵지 않게 취업하실 수 있겠지만 역시 아시다시피 상대적으로 강도 높은 업무를 경험하시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봤을 때 홍보에이전시에서 신입 때 겪은 업무 경험들이 앞으로 홍보 마케팅 업무를 할 때 큰 자산이 되겠죠.. 기업이나 홍보 에이전시나 신입 혹은 저연차일 때는 하는 일에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소속이 다를 뿐 하는 일은 비슷하니 ‘조건’이 잘 맞는 직장을 선택하셔서 어서 빨리 일을 시작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Austin Distel
보통 기업으로 이직할 때 에이전시 경력을 우대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에이전시와 기업은 문화적으로 차이가 크게 나 일부 기업 홍보팀은 경력직 선발에도 타 기업 출신을 에이전시보다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요.
경력직 이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무 적합성입니다. 에이전시에 몸담은 경력 자체보다는 에이전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특히 그곳에서 쌓은 경험과 포트폴리오를 더 중요하게 보지요. 에이전시에서 담당했던 업무가 이직하려는 기업의 브랜드나 속한 산업군과 관련된 경험이라면 배경에 상관없이 적임자임을 어필할 수 있을 겁니다.
나이에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멘티님이 그렇게 많은 나이, 취업하기 어려운 나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습니다. 나이는 곧 경험의 지표이니, 본인이 지금 나이까지 경험한 것들을 홍보 직무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한 후에 지원하시면 꼭 좋은 결과가 있으실 것입니다.
나이가 많다고 다 일 잘하는 것 아니듯, 나이가 적다고 다 유리한 것도 아닙니다. 나이라는 숫자를, 구체적인 경험으로 잘 정리해서 보여주세요. 틀림없이 멘티님도 그간 쌓아온 경험에 비해 굉장히 어린 사람일 겁니다.
©️Austin Distel
현실적으로 에이전시보다 기업에 장기근속자가 더 많습니다. 오래 일하기에 더 좋다는 지표이기도 하죠. 아시는 대로 복지나 급여 역시 에이전시보다 기업이 더 좋습니다.
그러나 에이전시라고 다 터무니없이 적은 급여를 받고 매일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마다 다르고 같은 회사 안에서도 팀마다 업무량이 다르고, 같은 연차, 같은 직급이라도 사람마다 연봉 차이가 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퇴사를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견디기 힘든 관행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대단한 혜택이 다른 누군가에겐 별것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일을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지는 해보지 않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버티어 내는 삶을 마음 먹고 회사를 다녀도 본인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일을 얼마나 더 계속할 수 있을지도 결국 그 일을 해봐야만 알 수 있겠죠. 고민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