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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시장 속 내 경쟁력, 솔직함에서 찾는 건 어떨까요?
한국계량측정협회 · 경영기획부
약 3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멘토님. 잇다에서 공기업으로 검색하다가 멘토님의 글을 보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멘토님. 저는 소통능력이 뛰어나지도, 창의력이 우수한 것도 아니고, 전문 지식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도무지 제 강점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자소서는 경험으로 근거를 증명해야 하는데요. 저는 아르바이트나 토론 대외활동, 사무보조 알바, 인턴 경험이 있지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평소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경험에서 뽑아낼 만한 에피소드가 없습니다. 학교를 다닐 때도 동아리 활동이나 대외활동을 하기보다는 과제를 하고, 시험공부를 하고, 혼자 운동을 하는 걸 좋아했고요. 


 ©️Bram Naus


제가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일은 시험공부인 거 같은 생각이 들어 취업이 아닌 공부를 해야 하는 건지 고민입니다. 금융 공기업도 고시 정도의 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는데... 

 

치열한 인생을 살고 싶은데 그 시간을 공부에 쏟아야 할지, 경험을 찾고 일을 하는 데 쏟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멘토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 권오현 멘토의 답변


저와 상당히 비슷한 경험을 하신 것 같아, 제 경험에 비추어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방금 제 이력서 파일을 확인하니 취준 기간 동안(약 3년) 이력서만 300개 이상 썼었고, 면접은 총 27군데를 봤네요. 면접 후 합격률은 70%가 넘으나, 이력서에서 면접 넘어가는 비율이 10%가 안 되는 그런 이력을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지금은 매년 2천 명의 이력서를 검토하고 최초 기안을 담당하는 인사담당자가 되었습니다. 

 

제 자랑을 하는 게 아니고, 답변 드리기 전 제 배경을 먼저 설명해 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이 답변은 단순 제 경험이니 참고만 하시기 바라며 멘티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읊어보겠습니다.


 ©️João Ferrão


경험은 편견을 깨는 망치

저 역시 멘티님처럼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몰랐습니다. 제 스펙을 보면 아시겠지만, 학창 시절 내내 운동하러 다니고, 게임하러 다니고, 노래부르러 다녔습니다. 저는 정말 보수적인 집안의 장손이고 부모님도 모두 공무원이셨어서 이런 제 모습이 못마땅해보였는지 늘 제게 취업에 대한 압박을 주셨습니다. 그 때도 저는 노는 게 좋았지, 취업에 대해 막연했지요. '뭐..살다보면 어딘가는 들어가서 일하고 있겠지' 싶었어요. 

 

어느덧 돌아보니 제 나이는 20대 중후반을 달리고 있었고, 제 주변에 흔히들 가지고 있는 토익도, 전기기사 / 산업 기사 자격증도, 그 흔한 컴활, 한국사 자격증도 제겐 없었습니다. 주변에는 하나 둘 대기업이다 공기업이다 취업하기 시작하고 부모님은 ‘옆집 누구는 한전에 붙었다더라’, ‘어릴 때 알던 그 아이는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입사했다더라’ 등 매일 비교 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성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지라 그럴 때마다 버럭버럭 화를 내서 비교는 멈췄지만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내가 경쟁력이 없고 삶의 목표가 없는지..

 

막상 취업준비생이 되었을 때는 좋아하는 걸 잘 모르니, 닥치는 대로 이력서를 썼습니다. 저는 공대 전자공학 출신입니다. 프로필에 기재가 되어 있을지 모르겠지만, 회계법인에 사무원, 유아복 제작업체의 영업사원, 기획부동산, 경호업체, 옷가게 판매사원 등 안 써본 곳이 없을 정도로 이리저리 방황했습니다. (실제로 1~2일 근무하다 그만둔 곳도 많아요) 

 

그러다가 정말 운이 좋게 합격한, KOTRA에서 중소기업전략센터 사무행정원으로 근무를 했었고, 그다음은 서빙고에 있는 터키대사관에서 비자발급 업무를 담당했었습니다. 제가 취업 준비를 25살부터 했으나, 지금 이 기관에 제대로 정착한 게 28살부터입니다. 그 중간에 이직을 하면서 바뀐 직함과 명함 개수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몸소 체험하였습니다. 내게 뭐가 부족한지, 내가 뭘 착각하고 살았는지,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업무, 어떤 환경에서 나의 잠재력이 극대화/최소화되는지...

 

저는 제가 사람들 앞에 나서서 뭔가를 주도하고 혁신을 일으키며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으며, 밤낮 가리지 않고 코피 흘려가며 기관에 희생하는 그런 모습이 제 모습인 줄 알았는데요. 6년 7년 일을 하며 느껴보니 저는 업무 외 다른 자기개발로 스트레스 풀어가는 걸 좋아하며, 주연보다는 조연이 내게 더 맞고, 함께 일하는 것 보다 혼자 일하는 게 맞더라고요. 


 ©️Scott Graham


단점이 아니라 개성입니다. 개성은 드러내야 하지요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질문처럼 취업시장에서 멘티님의 강점을 어필해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고민이라 하셨잖아요? 이미 질문에 멘티님의 강점을 어필하신 거 같은데요?

 

1.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 공공업무에서 최고의 역량이죠. 기밀유지


2. 혼자 무언가를 하는 걸 선호한다. → 이건 케바케인데요, 기업에는 소통능력 우수한 사람도 필요하고, 혼자 무언가를 하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굳이 포장하실 필요 없습니다.


3. 운이 좋게 공기업에서 인턴을 하였다. → 운도 실력입니다. 경험 잘 살리시길.

 

더불어 노파심에 말씀드립니다. ‘공익’업무는 취업시장이 만들어 낸 환상이 가미 되어 있습니다. 웬만한 애국심과 희생정신 없이는 업무하기 힘드실 거에요. 그냥 편하고 안정적이고 좋아 보여서 공기업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멘티분은 부디 그런 잘못된 판단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희생과 보상, 일과 여가 또 기회를 충분히 고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게 비정상은 아닙니다. 그리고 내가 뭘 싫어하는지 안다고 확신하는데, 그게 막상 업무가 되면 또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요. 지금도 충분히 고민하시면서 미래를 스케치하고 계신 것 같아 대견합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성장통이라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감히 추천드리자면, 저는 차라리 일할 기회를 얻어 현장에서 경험을 쌓는 것을 선택하시길 바라요. 멘티분이 생각하시기에 정답이라고 생각하시는 길이 곧 정답입니다. 제가 면접에서 70% 이상의 합격률을 낼 수 있었던 건 자신감과 솔직함 덕분이었습니다. 뽑히고 나서 보니, 공기업, 공무원에도 저 같은 사람도 필요하더라고요.

멘티님은 상향 평준화 된 시장에서 내가 뭘 어찌해야 경쟁력이 돋보일까 걱정하시는데요. 비유를 하나 들어드리자면, 대한민국 설렁탕 집의 맛이 모두 상향 평준화되어 이젠 깍두기로 승부를 본답니다. 최소의 입사 스펙(토익ooo점 이상 등)만 맞추시고 깍두기로 승부 보시는 것이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최선 같습니다. 깍두기에 MSG는 필요 없습니다. 그냥 내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는 게 중요하지요.

 

제 프로필을 다시 보니 부끄럽게도 ‘치열하고 치밀하게 살아왔다’고 썼네요. 돌이켜보면 취업에 대한 방향 설정도 치열하게 잘못 설정하고 방황과 좌절도 아주 치밀하게 느껴왔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멘티님은 치열하게 살고 있으니, 걱정 마시고 내일도 오늘과 같이 고민하시고 많이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권오현 멘토
한국계량측정협회 · 경영기획부
공사/공기업
'1. 기업의 네임벨류 / 2. 안정적인가 / 3. 성장 비전'
저는 취준생 시절에 위 3가지를 만족할 수 있는 기업 위주로 준비를 하였습니다.
대한민국 공공기관은 거의 모두 도전해 봤었고, 부끄럽지만 실패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취준 기간이 길었지만, 그만큼 철저하고 꼼꼼하게 준비하였고 그 중 위 조건에 부합하는 곳을 골라서 취업하였습니다. 하지만 근무 중에 이상과 현실, 이론과 실무의 괴리를 느껴 과감하게 저의 직업가치관을 바꿨습니다.
'1. 안정적인가 / 2. 합리적인 보상이 있는가 / 3. 근무지역'
3번의 이직 끝에 저와 맞는 것들은 위 3개인 것임을 깨닫고 현재 아주 만족하며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제 삶이 정답은 아니지만, 치열하게 살아왔고 치밀하게 계획했으며 실패와 실패를 거듭하며 제 자리를 찾은 노하우 정도는 알려드릴 수 있을 듯 해요.
공기업/공공기관/정부기관/정출연 등 입사를 꿈꾸시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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