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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커리어, 확실한 루트가 아닌 기회와 선택의 연속입니다.
LG전자 · UX
약 3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지금 게임회사 UI / UX 디자이너 2년 차입니다. 멘토님의 경력중에 저와 겹치는 부분도 있어 이렇게 질문을 남기게 되었는데요.

 

저는 학부 시절에도 UI UX, 그중에서도 GUI보다는 UX 및 인터렉션, 설계 쪽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취업을 하려고 보니 GUI쪽만 많이 뽑는 현실에 원래 게임을 좋아하던 걸 살려 게임 업계로 오게 되었습니다.

 

학부 시절엔 설문조사, 져니맵, 와이어 프레임, 프로토타이핑, 사용자 테스트를 비롯한 비즈니스 모델 설계 등 하나의 앱/웹, 서비스를 만들기까지 전반적인 모든 작업을 해봤기 때문에, 실무에서도 다를 바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회사에 와보니 이런 설계 및 테스트는 거의 진행 되지 않고, 매번 일정에 쫓겨 GUI 작업만 하고 있습니다. 사원 및 상사분도 앞서 말한 프로세스를 해본 적 없는 분들이었는데, 그나마 1년 전부터 UX에 경험 있는 경력자분이 오면서 큰 컨텐츠는 메뉴트리, 프로토타이핑 정도는 하게 되었습니다.

 

게임 업계의 3N 사 및 펍G정도의 회사들은 인텔리젼스 랩이나 UX 실이 따로 있는 거로 알지만, 게임 업계에는 아직 차용하는 회사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자리는 석사학위나 높은 연차를 구하네요.


 ©️Eftakher Alam


결론적으로, 저는 UX 전문 인력이 되고 싶습니다. 게임 업계뿐 아니라, 어떤 업계를 가서도 적응할 수 있는 UX 인력이 되고 싶어요. 멘토님이 전에 답변하신 질문 중 AI및 자율주행 관련 UX도 전망이 좋아보이고요.

 

하지만 UX는 전문 학부는 제가 학교를 다닐 때 만해도 없었고, 신입은 대체 어떻게 포폴을 쌓아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학부 때는 그래도 IF어워드에서 상 받고 독일도 가고, 이것저것 경험은 좀 있었지만, 그것도 2~3년전이라서 지금 준비하려니 막막하네요.

 

멘토님은 어떤 루트를 추천하시나요?

1. UX 강의를 들으며 스타트업 규모의 회사에 도전해서 경력을 쌓는 루트

2. 대학원을 다녀 대기업을 노려보는 루트

 

어떤 부분을 더 준비해야 할지, 어떤 건 필요 없을지 알고 싶습니다.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변민수 멘토의 답변


멘티님 안녕하세요. 간만에 흥미로운 마음으로 답변을 작성할 수 있었답니다. '대체 어디가?'라고 의아해하실 멘티님께 그 이유를 먼저 설명하고 답변 드리겠습니다.


 ©️Scott Graham


멘티님 질문을 읽으면서 눈과 마음이 탁탁 걸렸던 구절이 3군데 있었습니다. 그 중 절 흥미롭게 만들었던 두 군데는 아래와 같습니다.

 

"설문조사, 져니맵, 와이어 프레임, 프로토타이핑, 사용자 테스트를 비롯한 비즈니스 모델 설계 등 하나의 앱/웹,서비스를 만들기까지 전반적인 모든 작업을 해봤기 때문에, 실무에서도 다를바 없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회사에 오고나니, 이런 설계 및 테스트는 거의 진행 되지않고, 매번 일정에 쫒겨 GUI작업만 하게 되는 현실"

 

그동안 작성했던 제 답변의 8할은 멘티님께서 경험하신 그 현실에 대한 설명 혹은 경험을 직접 해보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즉, 굉장히 많은 멘티님들께서 UX라는 분야와 대상에 관해 집중적인 질문을 하십니다. UX라는 대상에 대한 교과서적 이해가 아무리 높다한들 현업이 교과서와 크게 다릅니다. 그러니 아무리 공부가 많았다해도 현업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기에 업계 경험이 적으면 커리어적으로 취약해질 수밖에 없죠. 

 

반면 멘티님께서는 현실의 양상을 아주 잘 경험하셨기에 이 의미를 몸소 체험해 보셨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다른 멘티님들에게서 제가 잘 보지 못했던, 멘티님께서 갖고 계신 '경험적 자산'이란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업계 현실 즉, 문제상황을 충분히 겪어보셨기에 그 절실함으로 이 상황을 벗어난 모습을 막연히가 아니라 꽤 구체적으로 그릴 수가 있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목표가 되고요. 굉장히 중요하고 필요한 토대입니다. 목표가 구체적일수록 그것을 향하는 노력이 의미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멘티님 질문을 읽다보면 다른 멘티님과는 다르게 구체적 진술이 많은 편이십니다. 저는 그 이유를 멘티님의 이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고 분석했고, 다른 멘티님들과는 다른 이야기를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롭다 표현한 것입니다. 

 

“어떤 부분을 더 준비해야 할지, 어떤 건 필요 없을지 알고 싶습니다.”

 

또한 굉장히 많은 멘티님들께서 '채우기(+)'에 혈안이 되어 계십니다. 과거의 저 또한 그랬기에 그 입장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요. 특히, 여러 차례 낙방과 좌절을 통해 상실감의 구멍이 크면 클수록 무언가 채우고자 하는 욕망과 의지는 엄청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경우 제 역할은 그 마음을 녹이는 역할에 집중되곤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떤 부분을 덜어낼 지를 직접 언급한 질문은 의외로 드물었습니다. '아 이런 세세한 표현 하나 갖고 이렇게까지 피드백 하나' 싶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가 멘티님께 받은 전반적인 인상은, 그동안 회사 생활을 하시면서 '취업 자존감'을 잃지 않은 채 이러한 문제상황을 차분히 곱씹고 경험하셨던 것 같아 보였습니다.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변화를 맞이해도 괜찮은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은 때가 있습니다. 그러한 때가 아닌 경우 좋은 조언도 영양가가 없게 다가갈 수도 있기에 비록 답변에 진심을 담더라도 어떻게 전달될 지 늘 자신하기 힘들답니다. 

 

반면 멘티님께서는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충분히 되셨다는 인상을 받았답니다. 그러니 보다 자신을 믿고 그 신념대로 행동하셔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실패를 하시더라도 금방 회복하실 것 같습니다. 때문에 뭐든 용기를 내셔도 좋을 것 같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었습니다. 채우는 것 뿐만 아니라 덜어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상황에 맞게 제 답변도 잘 소화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부터 주신 질문에 답변을 드려보겠습니다. 

 

©️UX Indonesia


Q1. 강의(학원)+스타트업 vs. 대학원+대기업

 

양자택일의 문제로 보지 마시고 흐름을 느끼며 그때그때 상황에 발맞춰 조금씩 목표를 향해 다가가야 합니다.  와닿지 않는 말이라 불편하실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참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UX 커리어는 결코 단시간에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장기전이 될 수 있음을 각오 및 숙고하시고 임하셔야 합니다. (참고로 제가 명함에 UX 직함을 얻은 시점은 33살 때 일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 속에서 이제 매우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로써 취업 승부를 거셔야 합니다. 

 

저는 전자의 위치에서 운 좋게 후자를 통해 지금에 이른 케이스입니다. 제 경우 전문가 코스를 통해 신입 서비스 기획자로 스타트업, 마케팅 에이전시를 전전했습니다. 당시는 제 인생이 바닥이라고 여겼습니다. 아무런 희망도 없었고, 돌파의 방법은 더더욱 알 수가 없다 보니 노력 커녕 날마다 비관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외부 콘퍼런스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의 조언과 도움으로 '못이기는 척' 지원한 대학원에 합격하게 되면서 잘 풀리기 시작하였고, 그렇게 UX 분야로도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입학 후 대학원 연구실에서 지금의 회사와 산학연이 닿아 이를 계기로 입사까지 하게 된 '아주 운이 좋은 케이스'입니다. 

 

제가 아주 간단히 이야기를 했기에 혹시 후자로 마음이 기우실까 봐 다소 걱정됩니다. 실제로 오랜 인연이 된 한 멘티님께서는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도움을 요청하셨고 결과적으로 저의 후배가 되신 경우도 있답니다. 안타깝게도 시간이 흘러 졸업을 하셨지만, 여전히 취준기간을 갖고 계십니다. 제가 '아주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말씀을 드린 것처럼 '길(방법)'은 길을 뿐 '운'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취업은 정답을 구하는 문제 풀이가 절대 아니며 차라리 파도 타는 서핑에 가깝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막연한 소리처럼 들리시겠지만, 멘티님 상황에 무엇이 적절한지를 계속 스스로 느낄 수 있어야 적절한 대응을 해낼 수 있습니다. 

 

©️Amélie Mourichon


이제 각각을 설명해 드리면, '강의(학원)+스타트업'의 장점은 대학원 대비 빨리 배울 수 있습니다. 단점은 멘티님께서 경험하신 업계 현실이 반복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사실 저는 이 부분이 제일 걸립니다.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은 회사 연차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이거나 막 자리를 잡았을 시점입니다. 설령 자리를 잡았다 한들 UX 전문 조직이나 UX 전문 인력이 멘티님 기대치에 부응하기는 태생적으로 쉽지 않은 조건일 겁니다. 그 회사의 첫 UX 디자이너일 확률이 더 높겠죠. 이는 스타트업 토양을 무시하거나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신생조직이기에 자연스런 상황 묘사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대치와 현실의 갭을 잘 조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학원+대기업'의 장점은 저처럼 직접적인 기회와 계기를 만났을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허나 '가능성'이기에 확실한 것을 원하시는 멘티님들께는 자칫 희망 고문이나 공염불이 될 수도 있어 다소 조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원생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어떤 정형화된 틀을 따릅니다. 즉, 석사 과정을 통해 멘티님께서 배우길 원하는 어떤 지식과 프레임워크를 어느 정도 얻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학계의 지식입니다. 대학원을 가더라도 업계와는 다른 학계만의 지식 체계와 트렌드, 방법론이 있기에 이를 다시 업계에 의미 있게 활용하는 것은 또 다른 몫이 됨을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석사를 오롯이 졸업해도 취업이 버거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석사 졸업생분들의 포폴 첨삭 질문도 제법 받곤 합니다. 

 

학원은 회사와 다르게 졸업을 해야만 경력으로 인정받습니다. 통상 2년 과정을 졸업해야 그 시간과 경력이 의미 있게 발동합니다. 스타트업은 1년을 다녀도 경력이 될 수 있지만 대학원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요.

 

너무 길어질 수 있어 요약하면, 이는 둘 중 올바르고 권장되는 길이 있어 이를 선택해야 하는 고민거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얼핏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할 수 없으니 기회비용이고 때문에 저울질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취업 트렌드는 '공채의 폐지'입니다. 회사의 입사 최적기라는 것이 점점 없어지는 추세이기에 구직과 이직은 언제나 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반면 대학원 같은 경우는 학기에 따른 신입생 모집 기간이 명확합니다. 대학원 모집시기 이외에는 여러 회사에 지원서를 내 보면서 틈틈이 각 대학원 연구실들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마음을 정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대학원 모집시기가 되면 대학원 전형에 좀 더 포커스하는 방식으로 모드 전환을 하시면 되겠고요. 

 

사실 저 또한 대학원 진학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훨씬 이전에 다른 대학원 진학을 간절히 원해 이를 계획하고 실행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같은 연구실을 무려 두 번 연속이나 지원, 탈락한 흑역사가 되었습니다. '못이기는 척' 지원했다고 한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몸담았던 모든 회사와 조직의 첫 시작은 전부 누군가에 도움에 힘입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한 번도 공채나 정식 채용을 통해 취업과 이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특별한 경험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제 경험을 통해 해드릴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인 메시지는 어차피 준비에 있어서 정답이란 없고 뜻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인생이니 그저 기회가 될 수 있다 싶으면 부지런히 노리고 누리고, 고민은 그 결과가 나온 뒤에 해도 늦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어이없는 답변같지요? 대부분 이렇게 생각을 잘 못 하십니다. 잘하고 싶고 실패가 두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잘 되는 길은 다양한 기회에 자신을 노출시켜 타이밍을 만들어내는 것 외엔 아무것도 자신을 개런티해주는 게 없다는 것입니다. 축구선수가 각본에 의해 골을 넣는 게 아니듯이 말이죠.

 

이렇듯 스타트업이든 대학원이든 어떤 조직이든 내가 원하는 시점에 딱 들어갈 수 있는 속성의 것들이 아닙니다.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씀드린 근본적인 이유는 그 흐름(합격 여부 등)을 실은 내가 선택한다고 해서 이끌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니 차라리 현실적인 고민은 A라는 스타트업과 B대학원 연구실이 동시에 합격해 선택을 해야 할 경우일 뿐,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방향성 모색을 한다면 이 둘은 애시당초 저울질의 대상이 아닙니다. 

 

둘 다 생각이 있고 학비 등 현실적인 여력도 뒷받침된다면 되는 방향에 따라 흘러가면 됩니다. 단, 그렇게 한 선택에 대해서는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로 목표한 성과를 내시면 될 뿐입니다. 강조하지만 실패가 두렵고 잘하고 싶어서지 이건 정답이 어차피 없는 게임입니다.


 ©️Alvaro Reyes


Q2. 학창 시절 포폴 vs. 새로 준비

- 신입은 대체 어떻게 포폴을 쌓아야 하는지 막막

- UX 포폴 준비해 입사 가능 수준인지 궁금

 

1번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다소 관념적이었을 수 있겠지만 중요하듯, 포트폴리오 관련된 답변은 철저히, 철두철미하게 '회사'의 관점과 입장을 기준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회사에 가까워지면 가까울수록 명료한 전략 수립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니 A회사가 좋았다고 하는 포트폴리오도 B회사는 별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C회사 내에서도 D는 호감을 느껴도 E는 관심 없게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현상일 테죠. 하지만 결국 이것이 당락과 운명을 결정짓습니다. 

 

그럼 사실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합니다. 제가 과거 여자친구를 감동시켰던 편지를 지금의 여자친구에게 그대로 써서 감동을 주려는 마음과 같습니다. 저 역시 유사한 답변일지라도 매번 답변을 새롭게 작성하는 것과 같다랄까요. 아차 싶으실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갖고 계신 것들이 다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어떤 내용이 있는지를 보지 않았기에 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겠지만요.

 

보내주신 웹 포폴에 대한 피드백을 냉정하게 드리면, 게임 도메인인 것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UX 면접관이 기대하는 것과는 매우 거리가 먼 내용들만 올려져 있습니다. 멘티님께서 뭘 잘못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멘티님 입장에서는 아주 당연한 결과일 뿐이지요. 저는 면접관의 입장을 대변해 가감 없이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리면, UX 포트폴리오는 원천적으로 GUI 포트폴리오와 결이 많이 다릅니다. 아니, 완전히 다르다고 보시는 것이 맞습니다. 'UX Portfolio'라고 구글링해보시면 엄청나게 많은 UX 포트폴리오를 쉽게 접해보실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전혀 디자인적 측면에서 아름답기는커녕 형편없는 UX 포트폴리오도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여러 포트폴리오를 보다 보면 약간의 공통점을 발견하시게 될 텐데 결론을 말씀드리면 UX 포트폴리오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합니다. GUI뿐만 아니라 그래픽, 제품 디자인 출신들이 포용하기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바로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이 포인트입니다. (저는 이러한 속성이 저와 더 잘 맞다고 여겼는데 결과적으로 분야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결과를 뽐내는 것은 명백히 그래픽 쪽이나 GUI 포트폴리오입니다. 그 결과가 도대체 왜, 어떻게 도출되었는지 과정이 설명되어야 하는 것이 UX 포트폴리오입니다. UI의 경우에도 아주 Core하고 Dry한 UI 디자이너의 역량은 Wireframe을 그리는 것입니다. 즉, 그래픽 작업이 입혀지지 않은 상태의 중간결과물이 산출물입니다. 결국 또 중요한 것은 왜 이런 구조, 레이아웃이 되었는지 과정에 있게 됩니다. 

 

UX 분야는 기본적으로 다학제적 분야라고 합니다. 즉, 특정 전공 계열이 없고 오히려 여러 전공의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를 내는 분야입니다. 디자인은 그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학부에 UX 전공이 딱히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특성에 기인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 분야에서 나의 Specialty는 대개 디자인과 전혀 상관이 없는 인문, 자연계는 물론 어문계, 예체능계 모두 접점을 만들어 진출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때문에 꾸미고 치장하는 디자인 능력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능력이 중요한 분야입니다. 멘티님께서 지향하는 전문 인력이 일임하는 역할이 이 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너무 디자인 감각이 우수하면 UX 전형이 아닌 GUI 전형이 더 적합한 인재로 오인 아닌 오인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과정', 과!정!이 중요합니다.

 

그러니 면접관과 평가자들의 관심사는 온통 여기에 집중이 됩니다. 만약 과정의 설명이 빈약하다 느낀다면 면접 시 물어볼 것입니다. 왜 이토록 과정에 집착할까요? 결국 회사에 오게 되면 그러한 일들을 할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가 조직이 풀어야 할 문제를 풀어줄 사람을 뽑는 것이기에 어떻게 문제를 푸는지 그걸 보고 싶은 것입니다. 

 

물론 회사의 첫 번째 UX 디자이너일 경우에는 일임할 역할 폭이 꽤 넓고 방대할 수도 있겠지만요. 말씀드렸듯이 꼭 디자인 전공이어야 할 필요도 없기에 포트폴리오가 예쁜(?) 것은 가산점이 될 순 있더라도 직무 전문성을 어필하는 것과는 실은 거의 무관합니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 잘 부합하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합니다. 지금의 포토폴리오에도 '과정'을 덧붙일 수 있다면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회사 프로젝트는 보안 등 이슈도 있을 수 있기에 개인 포트폴리오로 쓰기엔 제약이 많을 것입니다. 심지어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한 것도 아니다 보면 성에 찰 데이터나 중간 과정을 얻을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으로든 집단으로든 따로 포트폴리오를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시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각 전개의 정연한 과정', '흐름 전개의 개연성', '근거 논리의 타당성' 등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은 동일합니다.  

 

제가 포트폴리오를 보고 피드백 드리는 큰 과정을 설명드리면, 우선 과정과 결과 중 어디에 치중되었는지를 보고 과정이 부족하다면 이를 채우는 방안과 아이디어를 드립니다. 다음 어느 정도 틀이 갖추어졌다면 원하시는 희망하시는 회사와 직무에 내용과 형식을 포커싱하는 작업을 합니다. 위에서 철두철미하게 회사에 맞춰야 하고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로써 승부를 걸라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멘티님께서는 우선 첫 번째 과정을 어느 정도 충족하는 결과물 구축을 첫 번째 목표로 삼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과정을 위해 원하시는 회사, 직무 등을 어렵더라도 구체적으로 자꾸 그리고 상정하실 수 있어야 합니다.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으면 뾰족한 전략이 절대 세워질 수가 없고 문서에 엣지가 살아날 수가 없습니다. 더 궁금하신 점은 아무래도 포트폴리오를 통해서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네요. 


  ©️UX Indonesia


전문성=분업, 타의에 의한 분업도 고려해주세요.

끝으로 눈과 마음이 탁 걸렸던 마지막 구절에 대한 피드백으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전문적인 UX에 대한 부서가 있으며 필요하다면 GUI까지 아우를 수 있는 직무 


앞서 스타트업은 회사 연차가 짧기에 체계가 잡힐 시간이 없다보니 태생적으로 위와 같은 기대에 부응하기 쉽지 않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설립된 지 오래된 회사라면 기대에 부응할까요?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안타깝지만 대기업 역시도 상황은 대동소이합니다. 저는 멘티님께서 이 역시 직접 경험해보실 수 있는 기회를 가지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기업에 대한 경험은 대기업에 들어가지 않아도 대기업과 같이 일하는 것을 통해 간접 경험도 가능합니다. 흔히 에이전시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바로 이런 경험을 해보실 수가 있습니다. 

 

전문적인 UX 부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과 역할도 각양각색입니다. 사용자 리서치만 전문적으로 할 수도 있고, UX 기획 측면의 일이 많아 페이퍼워크가 많을 수도 있고, UX라지만 사실상 UI 90%인 역할도 있습니다. UI/UX라고 하면서 GUI 역할의 비중이 많은 경우는 이 중에 한 사례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대기업은 몸집이 크고 인원이 많다 보니 협업이 불가피하고 체계화란 결국 '분업화'를 의미합니다. 개개인이 부품화되어 좁은 영역의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UX를 하게 되더라도 이러한 구조적 특성으로 말미암아 업무의 영역이 생각보다 좁을 확률이 높습니다. 즉, 필요 시 GUI까지 아우르는 업무가 현실적으로 있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이런 역할은 오히려 체계가 덜 잡힌 조직에서 경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All Round Player, Generalist, Full-Stack Designer 같은 역할은 체계적인 조직에서는 맡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꿈에 그리던 UX 전문 부서에 연구원으로 입사를 했을 때 어쩌면 GUI 업무, 그래픽 디자인 관련 업무와는 이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더라도 외주 관리를 하거나 다른 GUI 디자이너의 업무를 지켜보거나 의견을 주는 정도만이 있을 뿐입니다.

 

 UX 디자이너가 된다는 것에서 이 부분도 괜찮은지도 꽤 중요한 화두라 말씀드렸습니다. 내가 디자인을 할 수 있어도 다른 디자이너에게 그 일을 위임할 수 없다면 그래픽 디자이너, GUI 디자이너인 것이 어쩌면 더 맞는 일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어떤 커리어 패스로 나아가실지 모르지만 원하시는 바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어쩌면 이러한 고민을 하게 되실 수도 있습니다. "어떤 건 필요 없을지" 알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 또한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멀어지는 분야와 일이 차츰 생기실 겁니다. 

 

역량 차원에서 무엇이 필요 없다는 것을 콕 짚어 말하기 힘들지만 취업과 직무 관점으로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것이죠. 그러니 필요라는 개념보다는 어떤 '대가'를 치루는가로 생각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어떤 전문성을 갖는다는 것은 곧, 그 대가로 무언가를 잃는다는 의미일수도 있습니다. 마치 발레리나의 발처럼요.

 

코로나19로 흉흉한 가운데 건강관리 잘 하시고 말씀드린 것처럼 커리어 전환이 단기간에는 이루어지기 쉽지 않을 수 있기에 지구력을 갖고 원하시는 목표지점을 향해 잘 나아가셨음 좋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 궁금하신 점은 얼마든지 또 질문해주세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토님! 머릿속으로만 혼란스럽게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서 아,이렇게 가면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흐름을 타야한다는 답변 덕분에 결심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답변 주신 것처럼 1단계부터 준비하면서 항상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준비하다가 더 구체적인 방향성이 나온다면 또 질문드리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멘토의 답변>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싶은 뭔가를 얻었다면 전 성공입니다. 퀘스트나 빌드오더가 딱 정해져있지 않은, 자유도가 꽤 높은 게임을 하신다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니 허접하겠지만 나침반 하나 들고 목표 방향으로 꾸준히 가보세요. 그리고 처음부터 너무 아이템, 무기에 연연하지 마시고요! 그럼 나중에 또 소식 전해주세요.

변민수 멘토
LG전자 · UX
서비스 기획/UI, 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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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디자인 전형에 관한 질의응답은 공정성 이슈로 당분간 진행하지 않고자 합니다. ‘부지런히 현업 담당자들로부터 정보를 모으라' 했던 조언이 무색해지게 되었지만, 원칙에 우선한 자체적인 결정이니 양해 부탁 드립니다. (23년 3월 30일 업데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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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략한 소개 】
◎ 전공 ➠ 시각디자인 학부 / UX Lab. 석사
◎ 경력 ➠ 12년차 UXer 프로페셔널 @LGE
◎ 멘토 ➠ '잇다' 유일 UX 전문 명예멘토 (2016.10~)
◎ 저자 ➠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집필
◎ 링크 ➠ https://litt.ly/ux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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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지원희망 회사, 부서, 직무(UI, 기획 등)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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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포트폴리오 피드백 요청 시
ㅤ ➠ 웹, 노션, 구글 드라이브 등 전체공개로 링크 공유
ㅤㅤㅤ❅ 포트폴리오 보안은 각별히 주의하겠으나
ㅤㅤㅤㅤ 대외비 등 보안 프로젝트는 이슈 확인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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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토링 철칙 】
◎ 프로젝트 보안 및 개인 비밀유지는 철저히 준수 ✔
◎ 부정청탁 금지 ✘ ➠ 정답을 스스로 찾도록 격려 ✔
◎ 국소적 피드백 ✘ ➠ 당락에 영향을 주는 큰그림 ✔
◎ 아름다운 답변 ✘ ➠ 현업 관점에서 현실적 조언 ✔
◎ 멋부리는 답변 ✘ ➠ 공감을 토대로 정성껏 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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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티님들께 바라는 것 】
적어도 저의 멘토링은 절대 재능기부가 아닙니다.
저의 답변으로 도움을 받으셨다면, 다음 두 가지 대가를 요구합니다.
① Don't pay back!
ㅤ _ 사례는 정중히 사양합니다. 대신 좋은 소식과 근황은 꼭 알려주세요. 멘토링 활동 지속에 큰 힘이 됩니다. 물론 추가질문도 얼마든지 좋습니다!
② Pay it forward!
ㅤ _ 훗날 멘토가 되어 조언이 절실한 멘티님들을 저처럼 도와주세요. 선순환을 통한 업계 발전에 이바지해주시면 저는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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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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