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졸업 후 외국어 쓰는 일을 하고 싶어서 진로를 해외 마케팅 쪽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람들과 만나고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마케팅이나 서비스 직종이 저에게 맞는다고 생각해 해외 영업부도 고려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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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 역량은 외국어 능력에 국한돼 있습니다. 방학 때마다 어학 자격증 따는 데만 급급했거든요. 이번 방학 때는 마케팅 쪽 공부를 하고 싶어서 관련 인턴이나 대외활동에 지원했는데 불합격했습니다.
제 생각에 저의 부족한 점은 마케팅 업무를 잘 모르는 것과 실무 경험이 없는 것입니다. 대외활동이나 인턴 하기도 이렇게 힘든데 취업의 길은 더 힘들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도와주세요. 멘토님.
💬 박정훈 멘토의 답변
해외영업, 판단력과 결단력이 중요해요
제 두 번째 멘티님 반갑습니다. 추운 겨울 잘 보내고 있죠?
어느 기업에 지원했는지 몰라도 능력 있는 보석을 몰라본다는 게 문제군요. 불합격했다고 기죽지 말아요. 멘티님을 꼭 필요로 하는 기업이 있을 겁니다.
ⒸFoxy burrow
해외 마케팅에 관해서는 개괄적으로 설명할게요. 마케팅은 보통 다양한 루트를 통해 제품 시장 조사를 하고 소비자 관점에서 제품의 시장성/가격 경쟁력/개선점/ 취약점 등을 분석합니다. 그 분석 결과를 토대로 처방을 내리는, 한 기업의 의사 역할을 수행하는 직무가 마케팅입니다.
해외 영업은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해외 각 국의 바이어들에게 파는 기업의 사령관입니다. 영업은 한 기업의 꽃이며 얼굴이라 할 수 있어요. 아주 매력적인 직업이지요. 동시에 수많은 난관과 어둠의 터널을 거쳐야 하는, 고독한 직종이기도 합니다.
왜 고독하냐고요? 영업 담당자는 한 기업의 대표 자격으로 상담 테이블에 앉습니다. 어느 정도의 가이드 라인이 회사마다 정해져 있지만, 영업 담당자가 내뱉은 말 한마디나 무심코 한 행동이 계약과 직결되며 그에 대한 평가가 숫자로 바로 나타나니 부담이 큰 자리지요.
때때로 상담 테이블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물론 상사 등에게 보고해 자문을 구하기도 하지만 과감하게 결단을 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해외 고객과 테이블에 앉아 중요한 계약을 논하고 있는데 본사에 일일이 전화해서 확인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해봐요. 고객 입장에서 자신감 없어 보이니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도 있겠죠.
영업 사원은 때때로 과감해야 합니다. 오더를 진행할 때, 오더 지시를 내릴 때, 진행하다가 문제가 발생해 해결점을 찾아야 할 때 아마 공장 담당자들은 해당 영업 사원의 연락만 기다립니다.
공장 담당자들은 절대로 스스로 진단하고 해결책을 내놓지 않습니다. 책임이 따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영업 사원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려 하고 그에 따라 업무 진행을 합니다. 좀 소극적이지요. 허나 영업 사원은 등 다른 사람들이 안 된다고 하는 일이 본인 판단으로 옳다고 생각되면 밀어 붙여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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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납기를 둘러싸고 자주 부딪칩니다. 공장 담당자는 연기해달라고 하고 영업 사원은 고객과의 납기를 함부로 연기 할 수 없는 상황이죠. 영업 사원이라면 이런 돌발 상황에 과감히 대처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직무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업종에 따라 필요 스킬이 다릅니다
멘티님은 무엇보다 어학 실력이 출중하네요. 관광 통역 봉사까지 했다니, 회화 실력이 뛰어난가 봅니다. 어학 실력이 뛰어나니 취업 준비와 함께 통역관련 자격증에 도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중국어를 구사할 줄 아니 중국 대륙을 누벼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안타깝게도 멘티님처럼 출중한 인재가 요즘 너무 많아서 문제입니다. 제 생각에는 멘티님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게 가장 시급한 것 같습니다.
멘티님은 단순히 해외 영업, 해외 마케팅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업종에 따라 필요한 스킬이 다릅니다. 아직 3학년이니 어느 업종에서 일을 시작할지 먼저 결정하고, 그 업종에서 필요로 하는 기본 지식, 전공 지식 등을 습득해둘 것을 권합니다.
중견기업도 하나의 답이 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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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말하자면, 너무 대기업만 고집하지 말고 내실 있는 중견기업/중소기업에도 눈을 돌려보세요. 대기업과 업무를 하는 중소기업도 많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대기업 담당자들과 업무를 진행하다가 스카우트 제안을 받기도 합니다. 어디로 가든 길은 생깁니다.
물론 사회생활을 시작할 땐 급여, 복지 등에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하지만 대기업은 정말 피가 튀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쟁터입니다.
탄탄한 중견, 중소기업에서 3~4년간 업무 역량을 키운 후에 대기업에 실력 있는 경력사원으로 이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두서없이 적어봤어요.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제 직장이 송파구에 있으니 만약 잠실 근처로 올 일이 있다면 연락주세요. 따뜻한 커피 한잔 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