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SA 위주의 중소 광고대행사로 취업이 결정됐는데요. 그런데 입사하기에 앞서 겁이 나네요. 대기업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중견기업 인하우스 마케터가 되고 싶었는데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우선 부랴부랴 SA 위주의 중소 광고대행사에 지원에서 합격했습니다.

©️Fredrick Suwandi

대기업 같은 경우에는 솔직히 거의 뽑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SA 위주의 중소 광고대행사에서 중견기업 인하우스로의 이직 아주 어려울까요?

안녕하세요,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불가능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조금 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제 경험과 주변 동료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드려봅니다.

이직, 경험치 쌓기가 관건

저도 첫 직장은 에이전시였고 경력을 쌓은 뒤 인하우스로 이직한 케이스입니다. 제 주변에는 이렇게 커리어를 관리하신 선배들이 있었기에 저도 비슷하게 목표를 설정하고, 장기간 준비를 하여 원하는 분야로 이직을 했고요. 

자주 받는 질문 중에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케이스는 거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정말 불가능한지를 질문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때 마다 제가 드린 답변은 '인터넷으로 OOO 자격증에 대한 검색을 했을 때 독학으로 취득할 수 있다 vs. 없다 제각각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사람마다 다르고 본인이 어떻게 커리어 관리를 해나가는지에 따라 결과는 다르다'라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멘티님의 스펙(학력, 전공, 관련 경험, 첫 회사 등) 정보가 적혀있지 않아 구체적인 조언을 드리는 것은 한계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에이전시에서 해당 직무의 전문성을 쌓으면, 인하우스 마케팅 조직의 경력직으로 지원해볼 만 합니다. 

그런데 회사생활이 예상보다 훨씬 더 힘들기 때문에 2~3년, 심지어 1년 만에 이직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속한 기업이 유독 힘들고 체계도 없다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모든 회사는 힘들기 때문에 주니어 때는 돈을 받으면서 일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가능하면 섣부른 퇴사/이직은 하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참고로 5년 정도까지를 보통 주니어라고 부릅니다. 물론 짧은 경력으로 이직할 수는 있겠지만 직무의 전문성을 인정받기에는 짧은 기간이라, 만 6~8년 정도는 경력을 쌓은 뒤 제대로 대우를 받아 이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단계별 커리어 관리를 해나가시라는 조언' 입니다. 중소 에이전시에서 중견/대기업 인하우스 마케팅 조직으로 바로 도전하는 것보다, 메이저 에이전시에서 도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첫 회사가 작은 규모의 에이전시라면, 다음 목표는 동종업계 메이저 에이전시로 이직하는 것이 확률이 더 높습니다. 동종 업계에서 조금 더 좋은 환경(기업 규모, 인지도, 급여 수준, 복지 등)의 메이저 에이전시로 이직할 때는 2~3년 정도 근무한 뒤 경력직으로 도전해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Pete Pedroza

제가 멘티님이라면 (동일한 직무를 계속 이어나간다는 전제하에) 첫 회사에서 2~3년 정도의 경력을 쌓고, 메이저 에이전시로 먼저 이직을 한 뒤 다시 3년 정도 경력을 더 쌓겠습니다. 그렇게 만 6~7년 정도 일하며 충분히 전문성을 갖춘 뒤 원하는 1순위 기업에 도전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룹사 인하우스에 경력직 입사하신 직원분들을 보면, 전 직장이 동종업계 인하우스였거나 메이저 에이전시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해당 기업이 프로젝트를 요청한 에이전시 담당자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기업과 기업이 속한 산업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가 유리할 것입니다.

동시에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스스로 부족하다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스펙을 쌓아가며 적합한 시점의 도약을 위해 장기전으로 준비해나가시길 바랍니다. (대학원 진학, 자격증 취득, 직무 관련 세미나/컨퍼런스 참여, 교육 과정 수료 등)

일을 하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혼자서 준비해나가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두면, 기회가 주어졌을 때 분명히 도움이 될 테니 힘내시기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막상 취업이 되고 나니까 되어서도 너무 불안했었는데, 차근차근 이직계획을 세워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