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중견~대기업 마케팅팀 입사를 꿈꾸는 멘티입니다. 헌데 마케팅 쪽으로 포부는 있지만,  어떤 마케팅 직무에 적합한 사람인지 감이 안 와서 고민입니다.

저는 포털사이트 K사 인턴, 글로벌 디지털 광고 대행사 인턴 등을 했고요. 경쟁사 벤치 마킹, 상품 검색 키워드, 타겟 광고 컨셉 선정 업무 등을 했습니다. 영상 광고 기획 및 콘티 제작, 캐릭터 구성 기획도 경험해봤고요. 

 ©️S O C I A L . C U T

저는 데이터 쪽은 재능이 없는 것 같고, 기획 및 제작과 아이디어 내는 것에 재능이 있다는 평가를 많이 받아왔는데요. 무엇을 더 해야 하고 어떠한 곳에 지원을 해야 하는지 감이 안 잡혀서 질문드려요. 이걸 모르니까 면접 준비도 자소서도 항상 헛발질하는 것 같아서요. 멘토님의 솔직한 조언 기다릴게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직무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은 멘티님의 업무 경험을 읽는 내내 '열정이 넘친다,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지원자이다,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입사 지원서를 검토하는 면접관, 인사담당자의 피드백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멘티님의 다양한 이력을 보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래서 관심 직무가 무엇인가?', '기회가 닿는 대로 일한 것 같다', '오히려 정리가 조금 필요하다'라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기획 및 아이디어 내는 것에 재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본인 스스로 가장 관심 있었던 직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객관적인 타인의 평가도 중요하지만 입사 지원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산업군/기업/브랜드에 관심 있는가'와 '내가 관심 있는 직무는 무엇인가' 입니다. 남들이 아무리 잘한다 말해도 스스로 관심이 적다면 긴 호흡을 유지하기 힘든 것이 '일' 이더라고요.

제 생각에는 지금 멘티님께 가장 필요한 것이 그동안의 많은 경험들 중 가장 재미있었고, 다시 한번 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숨 고르기 하며 목표를 구체화하는 시간 같습니다. 이미 충분히 많은 경험을 하셨기에, 또 다른 직무 경험의 기회를 얻으려고 도전하는 것은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Damian Zaleski

디지털 분석 이제는 필수

저는 멘티님의 관심 분야가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광고/홍보 업무(그것을 위한 기획)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디지털마케팅 업무 위주로 경험했고, 또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데이터분석/리서치 업무까지 함께 수행하다 보니, 원하는 직무와 주어지는 기회가 달라 고민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마케팅팀에 입사하여 어느 한 업무만 수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또한 마케팅에 관심이 있다면 데이터분석/리서치를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전체 업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더라도, 마케터는 기본적인 통계 지식을 가지고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어떤 광고/이벤트를 기획해야 하는지, 고객 니즈가 무엇인지 파악하려면 기본적으로 채널과 고객에 대한 이해(데이터 분석)가 필요하겠죠? 

더욱이, 요즘은 대부분의 기업이 디지털 채널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하여 제품/서비스를 판매하고 홍보하기 때문에... 디지털 마케팅 업무 담당자라면 더더욱 채널별 트래픽이나 이벤트 효과분석 등 데이터를 더 많이 봐야 합니다. 디지털 채널은 전통적인 매체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높기 때문에 예산이 적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더더욱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NordWood Themes

채용 공고를 분석해 힌트를 얻으세요

신입을 대기업 마케팅팀에서 바로 채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니어 때(신입~대리급)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또는 에이전시/대행사에서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목표 산업군/기업을 정하여 1순위로 도전하는 동시에, 멘티님의 전공과 관심을 잘 살릴 수 있는 광고대행사/홍보대행사도 함께 지원해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구글/네이버에서 '국내 광고대행사 순위' 같은 키워드로 검색도 해보시고, 사람인/인크루트 같은 채용정보 사이트에서 해당 기업의 정보(채용 시즌, 과거 채용정보, 우대전공, 우대 자격증 등)도 찾아보시면 무엇을 준비해야 도움이 될지 정리가 좀 되실 거에요. 

에이전시/대행사뿐만 아니라 다른 일반 기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참고로 에이전시/대행사에서 만 6~8년 정도의 경력을 쌓으면 전문성을 인정받아 인하우스 마케팅팀에 경력직 이직의 기회도 많아집니다.

또 마케팅 직무 채용정보 게시판을 자세히 살펴보세요. 마케팅이라는 큰 범주 안에는 수십 가지의 다양한 직무가 있는데, 이것 또한 관심 산업군/기업의 최근 채용 공고를 하나씩 찾아보시는 것이 직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때 신입 채용공고뿐만 아니라 경력직 채용공고도 꼭 함께 리뷰해 보세요. 경력직으로 지원할 수는 없겠지만,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데 어떤 역량/경력을 요구하는지가 신입공고보다 훨씬 자세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목표기업이 첫 직장이 아니더라도, 향후 경력직으로 입사할 수도 있을 테니, 작은 것도 참고가 되실 거에요. 

관심 기업의 홈페이지에서 인재채용 같은 메뉴를 클릭하여, 그 기업은 조직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직무가 있는지 등 소개 글을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목표 산업/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후 그동안 경험하신 직무 중 무엇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력서/자소서를 작성할 때는 수많은 경험치를 다 나열하기보다 '채용하는 포지션(지원하는 직무)'과 관련된 경험 중심으로 하이라이트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택과 집중! 아무래도 방향성이 더 명확하고 채용하는 기업/브랜드/직무에 관심이 많은 지원자, 그래서 관련된 경험을 쌓은 지원자에게 더 큰 관심이 더 갑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멘토님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어떤 업종에 관심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