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번에 포트폴리오 피드백과 관련해 질문을 드렸던 멘티입니다.
그때 주셨던 피드백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고쳐나갔고, 현재 여러 에이전시와 벤처기업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면접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번에는 포트폴리오를 발표할 때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서 질문을 드려요! 다른 분들의 후기(?)를 찾아보면 모두 개괄적이라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Nycholas Benaia
'그냥 포트폴리오를 요약해 설명해드리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발표 시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면접관님께 어필할 수 있을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멘토님.
안녕하세요. 멘티님 재질문 주셔서 고맙고 또 반갑습니다! 도움이 됐다니 보람되네요. 답변을 하려고 생각을 해보니 일단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사실 좀 궁금하긴 하네요. 어쨌든 이번 질문인 발표에 관해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William Iven
발표의 핵심 - 분위기 파악과 캐릭터 파악
취업을 떠나 세상 모든 발표의 핵심은 '청중에 대한 이해' 여기에 모든 해답이 담겨있습니다. 저도 답변을 작성하자니 이와 관련된 아무런 정보가 없다 보니 어디서부터 어떤 조언을 해드려야 하나 다소 막막한 데요. 아마 여러 발표 관련 후기들이 구체적이지 않아 실망스러웠던 이유는 상황을 파악하는 데 공을 들이지 못한 까닭이 크지요.
지원자들 모두가 긴장되고 발표 내용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반대로 현장 분위기는 종종 놓칩니다. 저는 포트폴리오를 자꾸 더 챙겨보는 것보다는 현장에서 정보를 습득하고 소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예를 들어 볼게요. 보통 발표장에는 면접관이 1명인 경우는 없을 겁니다. 3명, 4명 그 이상인 경우도 있는데 이들 각자 나름의 역할이 있기 마련입니다. 마치 마피아 게임을 상상해보시면 쉬운데, 누가 무슨 역할인지를 눈치껏 빠르게 판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 대표나 HR 담당자는 직무 그 자체보다는 인성적인 부분이나 회사의 조직문화와 어긋날 소지가 있는지 등을 보려고 할 것이고, 실무 담당 혹은 팀장님은 실제 직무 전문성, 직무 적합성 등을 중점적으로 보시려 할 것입니다.
캐릭터 파악이 어느 정도 되시면 발표를 하면서 관련된 이야기를 전달할 때 이에 맞는 분과 아이컨택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발표를 하시면 여러 가지로 많은 점수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긴장해서 발표에 연연하는 것처럼 안 보이거든요.
대기업 발표 같은 경우는 HR 팀에서 많이 참석을 하셔서 주로 말씀을 하시는 분이 극소수로 한정된 경우가 많습니다. 말씀을 많이 하시는 분이 인사권을 담당하고 계실 확률이 아무래도 높기 때문에 그런 경우 그 분을 그 자리에서 가장 높은 분이라고 가정하고 예우하면서 발표를 이끌어 가셔도 능숙해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너무 그분한테만 잘 보이려는 인상을 주어선 또 곤란하겠죠?
여기서 핵심은 발표로써 내가 뭔가를 끝장내고 나의 대단함을 보여주겠다는 것보다는 나의 이야기를 차분하고 쉽게 또박또박 잘 전달한다, 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어떤 편안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할 수 있으려면 발표 자료는 말 그대로 자료일 뿐 너무 포트폴리오를 열심히 설명하려 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발표하는 프로젝트가 아예 면접관 입장에서는 관심 없는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발표를 하다 보면 청중을 잊어버리기가 쉬운데 너무 결과물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듯한 인상을 보이면 쉽게 호소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발표라는 기술, 훈련된 면모를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Headway
시간 관리로 분위기를 압도하세요
분위기 파악이 되면 발표를 발표자가 얼마나 장악하고 매니지먼트 하느냐에 모든 게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는 그런 점에서 발표 시간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발표 시간을 잘 매니지먼트한다는 것은 발표자가 발표에 짓눌려 있지 않고 주체적으로 그 시간을 이끌어 간다는 인상을 줍니다. 시간 체크 잘 하시고 길어질 것 같으면 생략할 내용은 생략하면서 티 안나게 잘 마무리하시는 연습은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걸 연습하려면 무슨 말을 할지 전체량을 정해놓으시면 됩니다. 막상 발표하다보면 어떤 분위기에서는 말이 길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스스로 경계하려면 준비된 말 그 이상은 가급적 자제하면서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Alex Litvin
만반의 준비. 혹시 내용만 준비한 것은 아니겠죠?
프리젠터 사이에서는 "Don't Trust Technology!"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도 겪은 바가 많기도 하고요. 평소에 멀쩡히 작동되던 장비들이 신기하게 하필 그날 꼭 문제를 일으킵니다. 당연히 잘되겠거니 생각해서 장비 준비를 허술하게 했다가는 발표를 망칠 수 있으니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꼼꼼하게 준비하셔야 합니다.
내가 발표 전부를 챙겨야 한다면, 노트북 어댑터, 배터리 충전 상태, 여러 가지 젠더, 스피커 상태, 리모컨 및 프로젝터 상태 등 미리 확인 또 확인하셔야 합니다. 여기서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그 누구라도 당황할 수밖에 없게 되고, 발표가 제대로 될 수 없지요. 이런 경우를 대비해 출력물을 미리 챙겨가서 출력물을 돌리고 주어진 시간 안에 긴장한 모습 없이 발표를 잘 넘기면, 위기대처능력을 그 자리에서 보여준 게 됩니다.
출력물 같은 경우는 분위기에 따라서는 너무 과한(?) 태도로 오인될 수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무언가를 직접 돌리는 모습이 좀 안 좋게 비춰질 수도 있거든요. 만일에 사태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백업 자료 정도로 준비하시고 분위기에 맞게 처신하시면 되겠습니다.
세부적인 디테일을 설명하기에는 제가 가진 정보가 너무 없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중요한 핵심만 짚어드렸는데 원하시는 답변이 되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지원하는 회사가 어떤 회사이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지 그 핵심을 고민하시고, 포트폴리오 프로젝트를 사례 삼아 발표를 계획하시면 시간 내 좋은 발표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고, 혹시라도 좋은 소식이 있으면 꼭 공유해주세요. 주말 잘 보내시고 화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