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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자 컨설턴트가 말하는 진짜 컨설턴트 이야기 (feat. 아이디어, 인맥, 매력)
멘토
교육/상담/컨설팅
약 4년 전
💬 멘티의 질문

멘토님 안녕하세요. 경영 컨설팅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경영학도 멘티입니다. 직무 관련 듣고 상상한 것들을 토대로 질문을 드리고 싶어 잇다에 글을 남겨요. 


멘토님. 경영 컨설팅을 할 때 어떤 식으로 방향을 잡고 시작하나요? 통찰력일까요? 아니면 감일까요? 


또 멘토님께서는 경영 컨설팅 분야에서의 인맥 관리를 어떻게 생각하시고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Scott Graham


세 번째로는 경영이나 컨설팅 같은 과정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될 때 어떤 생각이나 확신을 갖고 결정을 내리는지 알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컨설팅 업무가 굉장히 바쁘다고 알고 있는데 그런데도 컨설턴트를 택하신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질문을 요약하다 보니 주제가 중구난방이라 송구스럽습니다. 멘토님의 소중한 조언 듣고 꿈을 키워나가겠습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 탈퇴회원 멘토의 답변


멘티님 안녕하세요. 아주 명쾌한 질문들이라서, 오히려 답을 생각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네요. 솔직하게 답변 해드릴게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자 일단, 제게 물어봐 주신 질문들을 제가 이해한 대로 조금 바꿔봤어요. 혹시나 저 의미로 물어본 게 아니었다면 다시 알려주세요. 물어보신 의도에 맞게 다시 답해드릴게요.


컨설팅의 시작과 포인트는?

먼저 첫번째 질문은, 고객에게 컨설팅을 제공할 때, 어디서 부터 시작점을 잡아야 하나? 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물론 고객에게 자문을 제공하려면 컨설턴트가 갖춰야 할 것들이 많아 보이죠. 뭔가 어느 유명 대학의 저명한 교수님께서 작성한 논문에 있는 경영학 이론도 알아야 할 것 같고, 산업의 최근 경향과 미래에 닥쳐올 변화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도 있어야 할 것 같고요. 아마 컨설팅 펌 채용 설명회 같은 데 가면, 자기 회사 컨설턴트들은 다 그런 걸 갖추고 있다고 엄청 자부심 넘치게 얘기들 할 거에요.


그런데, 사실 우리 모두는  ‘고객이 나한테 뭘 원하지?’를 생각하더라고요. 이걸 못하면, 아무리 많은 지식이 있고 귀신 같은 통찰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 어느 고객도 유치할 수가 없어요. 어쩌다 운이 좋아서 한 번 하더라도, 그 고객이 나의 고객으로 계속 남아 주질 않고요.


제가 우리 회사에서든, 아니면 다른 회사에서든 컨설턴트들을 둘러보면, 참 머리 회전도 빠르고 아는 것도 많고 말도 조리 있게 잘 하는 친구들 수두룩하게 많아요. 그런 사람들이라서 그런가, 컨설턴트들 중에 자기들도 모르게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들이 주도하려고 하는 동료들이 종종 있더라고요. 마침 우리들이 하는 역할이 고객에게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다 보니, 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러 면에서 컨설턴트가 주도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생기는 것 같아요.


©️Scott Graham


그런데, 우리는 고객이 일을 잘 하게 도와주는 사람들이지 고객 대신에 일을 해결해주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러니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지식이며 역량이며 경험이며 하는 것들은, 어디 까지나 ‘고객이 원하는 일을,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고객이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는 걸 잊으면 곤란해져요.


물론 이게 무조건 고객 말 대로 다 해주는 사람이 되라는 뜻은 전혀 아닌데요, 어찌 됐든 설사 고객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우리가 고객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일을 시작할 때 ‘무엇이 가장 효율적인가? 효과적인가? 바람직한 가?’하는 것 들에만 너무 집중하다 보면, 우린 결국 말 안 통하고 재수 없는 사람들로 남게 될 거에요. 고객이 하는 선택에는, 그게 최선의 선택이 아닌 경우에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거든요. 


멘토님! 인맥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두 번째 질문은, 아마 멘티님이 컨설턴트는 많은 고객들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셔서 하시는 질문인 것 같아요. 맞나요? 만약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맞게 생각하신 거에요. 


AI가 참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까지는 자문을 제공하는 저도 사람이고, 제가 일 하면서 전화도 하고, 만나서 회의도 하는 제 카운터파트도 사람이에요. 즉, 내가 내 고객하고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 가가 제가 업무를 얼마나 잘 할 수 있는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그래서, 인맥 관리는 아마 많은 컨설턴트들의 관심사면서 동시에 걱정거리이기도 할 거에요. 제 경우에는, 인맥 관리에 많은 신경을 쏟기보단 제가 잘 해야 하는 것에 일단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잘 해야 하는 게 뭐냐고요? 그야 앞에서 말했던, 고객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죠.


저는 사실, 특별한 용건이 없으면 굳이 고객에게 연락하지 않는 편이고요, 연락하게 되면 가급적이면 용건하고 관계된 이야기만 간단하게 하는 편입니다. 용건이 있는 경우에도 그게 엄청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업무 시간 외에는 연락하지 않아요. 같이 회의실 잡고 일 하고 있거나, 아니면 식사 시간 즈음에 미팅을 진행하게 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밥도 같이 안 먹어요. 회식은 잡히게 되면 빠지진 않지만, 먼저 하자고 제안한 적도 없고요. 되게 딱딱해 보이죠?


고객하고 친하게, 살갑게 지내는 게 나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아니라요, 굳이 그렇게 친한 사이가 되지 않더라도 일 하면서 고객하고 대화도 많이 하고 같이 고민도 많이 할 수밖에 없게 되다 보니 굳이 오버하지 않으려고 그러는 거에요. 그게 제 성격이라서요.


저는 그냥 제 타고난 성격 그대로, 우직하고 담백하게 고객이 바라는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걸로 고객과 관계를 형성했어요. 뭐 그래서 고객이 제 생일을 축하해주거나, 지나가다 사무실에 들르거나, 아니면 가끔 차 한잔하자고 찾아오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만 말이죠. 그래도, 그 덕에 제가 일을 마무리할 때 ‘수고 많으셨습니다, 또 뵀음 좋겠어요.’ 라는 인사로 마칠 수 있었고, 다른 일로 다시 함께하게 됐을 때 ‘다시 뵙게 됐네요, 정말 든든합니다.’ 라는 인사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멘티님의 성격은 저와는 또 다를 거에요. 그러니, 멘티님이 컨설턴트가 되어서 고객과 관계를 쌓을 땐, 굳이 저처럼, 혹은 다른 선배나 동료처럼 하려고 애 쓰진 마세요. 본인 성격 그대로 컨설턴트의 본분에 최선을 다 하시면, 고객이 멘티님을 설령 인간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멘티님에 대한 신뢰는 갖게 될 겁니다. 


좀 차가운 말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와 고객은 결국 일 때문에 만난 사이에요. 사람이 서로 잘 맞는 것은 일종의 보너스고, 결국 일이 잘 되어야 그들이 우리를 찾더라고요.

 

어떤 확신으로 컨설팅을 하시나요?

자아아아! 다음 질문은, 저희가 자문을 제공할 때 어떤 확신을 가져야 하느냐는 의미인 것 같은데요… 이 질문은 사실 간단히 답하자면 한없이 간단해지고, 복잡하게 답하자면 또 어마어마하게 복잡해질 것 같더라고요. 사실 이거 고민하느라 시간 다 잡아먹었는데, 길게 드릴 말씀은 또 별로 없었어요.


저희가 제공하는 자문은, 결국 고객이 의사 결정을 내릴 때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보루여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그 최후의 보루라는 게, 어디서 우연히 주워들은 정보라거나, 아니면 순전히 제 머리에서 튀어나온 생각들로 구성되어 있으면, 뭔가 의지하기 굉장히 불안하겠죠? 그러니, 제가 제시하는 의견이 ‘내가 받은 시간과, 동원할 수 있는 수단, 방법을 가지고 최선을 다 했을 때 나올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 중에서, 이게 가장 합리적이고 믿을 만 하다’ 라는 확신이 들어야 고객에게 당당히 제공할 수 있어요.


혹시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보셨나요? 네, 그 민소매 민머리 보라피부 외계인이 손가락 튕겨서 사람들 먼지 만드는 영화요. 거기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뭐 백만갠가 천만갠가 엄청난 미래를 다 보고 나서 그 중에 ‘내가 미래를 엄청나게 돌려봤는데, 이거 하나가 딱 우리가 이기는 경우의 수다’ 라고 했었죠? 우리가 자문을 제공할 때도 비슷해요. ‘내가 내 능력으로 최대한 여러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봤는데, 이게 최고였어요’ 라고 알려주는 거죠.


©️Sarvaswa Tandon


고단함을 뛰어 넘는 컨설턴트의 매력은?

마지막 질문은, 되게 명확하네요! 컨설팅의 매력이 뭐냐는 거겠죠? 제가 왜 컨설턴트가 되겠다고 마음 먹었는 지를 말씀 드릴게요. 일단, 대학생 시절에 컨설팅 펌에서 인턴을 해 보니, 허허 이 사람들 뭐 하는 양반들인지 정체는 잘 모르겠는데 멋은 확실히 있더라고요. 


막 어려운 말도 쓰고, 옷도 좋은 거 입고, 뭐 영어 섞어가면서 대기업 과장 차장 이런 사람들한테 아는 소리도 많이 하고. 그 와중에 야근도 많은데, 회사에서 밥값, 택시비 같은 것도 막 내주고, 출장 가면 인턴들한테도 한 명당 더블 베드 딸린 호텔 방 하나씩 잡게 해 주고...이거 꽤 많은 사람들에게 무시 못할 매력이에요!


그리고 컨설턴트가 되어서 일을 시작해 보니, 조직에서 저에게 고정된 역할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또 매력적이었어요. 오늘은 리서치를 했다가, 내일은 엑셀 함수를 엄청 짜고, 모레는 파워포인트 디자이너가 됐다가, 모레는 갑자기 번역을 하고 있고… 매일매일 내가 뭔가 하고 있다는 느낌이 팍팍 들었죠. 뭐든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참 좋았어요.


그리고 이 일을 몇 년 동안 해오고 나니, 경력이 쌓여갈수록 비슷한 기간 동안 컨설팅 펌이 아닌 다른 조직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들에 비해 제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조금 넓은 것 같더라고요. 


©️Campaign Creators


한 3~4년차에 접어들고부터는 프로젝트에서도 누군가 정해준 방향대로 일을 하는 경우보다 제가 방향을 정해서 동료들을 이끌고 가는 경우가 더 많아졌는데, 컨설팅 펌 이외의 조직에서는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이 점도 마음에 드는 점 중 하나에요.


자, 열심히 고민해서 한참 쓰긴 했는데, 오래 기다리신 만큼 괜찮은 답변인가요? 멘티님께서 써주신 것을 보니, 지금 당장 컨설팅 펌 입사를 고민하고 계시다기 보단,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쌓을까 고민을 이제 시작해 보시는 것 같아요. 그런 시기에는, 가급적이면 많은 가능성들을 열어두세요! 멘티님이 어느 날 무슨 일에서 행복을 느낄 지는, 지금은 심지어 멘티님도 잘 모르실 거거든요. 예전에 제가 저와 함께 일했던, 그 당시 스물 한 살인가 됐었던 인턴에게 했던 말 인데, 멘티님께도 똑같이 전해드릴 게요.


“이것 저것 다 해보시고, 기왕이면 해야될 것 같아서 하는 일 보단, 누가 뜯어 말리더라도 기꺼이 하게 되는 일을 찾아서 하시게 되길 바랄게요!”


꼭, 그렇게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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