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해외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는 3학년 멘티입니다. 이제 진로를 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민이 많았지만, CRM 마케터를 꿈꾸게 됐습니다.

저는 ‘취향의 판매’가 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아오면서 타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추천할 때, 그리고 제 추천이 들어맞았을 때 많이 행복했습니다. 제 물건을 사는 게 아닌데도 공부하고 알아보는 과정이 참 재밌었어요.

이러한 취향의 판매에 가장 적합한 일이 CRM 마케터라는 것을 깨닫고, 이 직업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유학을 하고 있고, 주변에 현직자도 없어서 고민하던 중 멘토님께 궁금한 것을 여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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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멘토님이 생각하는 CRM 마케터의 자질은 무엇인가요?

2. 인터넷에서는 주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CRM 전문가가 된다고 합니다. 저도 기본적으로 데이터 접근법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데이터 사이언스를 부전공으로 공부할 생각이 있습니다. 멘토님께서는 CRM 마케터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밟으셨나요?

3. 저는 타인이 원하는 바를 잘 경청한 뒤 사려 깊게 해결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의사소통에 능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어요. 이런 제가 좋은 CRM 마케터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이외에도 인생의 선배로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기 바랍니다. 낯선 사람에게 질문해보는 게 처음이라 조금 쑥스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멘토님이 조언을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휴대폰으로 멘티님의 질문을 읽다가 깊은 고민이 느껴져 빨리 답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노트북을 켰습니다. 저도 예전 기억이 떠올라 감회가 새롭네요. 그럼 바로 답변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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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M 마케터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
멘티님 글에서 ‘취향의 판매’라는 키워드가 자꾸 눈에 들어왔습니다. CRM 업무를 하고 있는 제가 과연 취향을 잘 판매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물어보게 됩니다.

먼저 CRM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말씀드릴게요. CRM은 꽤 오래된 개념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CLM, CEM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이 추가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C(Customer)와 M(Management)이 핵심인데요. ‘고객을 관리하는 방법론’을 의미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CRM 마케터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관리하고, 고객별로 개인화된 서비스나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 실행하는 업무를 합니다. 한마디로 현시대의 CRM 마케터를 정의하자면,  ‘데이터 분석 기반의 개인화 마케팅 기획 및 운영자’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CRM 마케터로서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 데이터 핸들링 역량, 마케팅 감각, 기획/실행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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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모르는 마케터는 살아남기 힘듭니다
멘티님이 인터넷에서 본 것과 달리 국내 CRM 전문가 중에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일 수도 있지만, 제가 아는 바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제 주변 사람을 보면, 통계학과 출신이 가장 많고, 경영학과 심리학 전공자가 그 뒤를 따릅니다. 이러한 전공 분포가 나오는 것은 CRM에서는 데이터 분석이 근간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도 실증적인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대학에서 통계학을 주전공했고, 경영학을 복수전공하며 마케팅 수업을 주로 들었습니다. 또한, 소비자 조사 역량을 키우기 위해 사회조사분석사라는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어요.

이후 저는 카드회사에 입사해 CRM 업무를 시작했는데요. 처음에는 SQL을 다시 배웠고, 고객들을 카테고리별로 분류해 각각에 맞는 우편물, 이메일, 문자 등을 기획해 보내는 일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카드 이용 실적을 늘리고, 그 성과를 분석하는 업무까지 담당했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자아의 표현입니다. 여기서 자아의 표현은 데이터를 통해 수치화하고 캐치할 수 있는데요. 데이터 분석, 핸들링 역량은 요즘 마케터의 가장 핵심적인 역량입니다.

따라서 멘티님께서 계획하신 것처럼 데이터 사이언스 부전공은 매우 권장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순수하게 창의성으로만 승부하는 마케팅 흐름도 있었지만, 데이터를 다루거나 파악할 줄 모른다면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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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M의 본질은 고객의 가치를 증대하는 기획의 실행
멘티님께서 CRM 마케팅 업무와 잘 맞을지 제가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질문만으로 멘티님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없을뿐더러, 잘 안다고 하더라도 한 사람의 진로를 결정하는 조언을 드리는 건 제 권한을 벗어나는 일입니다.

따라서 멘티님 개인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제가 생각하는 CRM이 무엇인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를 잘 읽어보시고 멘티님께서 직접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CRM의 본질이 고객의 ‘가치’를 이해하고, 증대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치를 이해하려면, 여기서 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그 가치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도 생각해야 하죠. 가치 소비의 주체가 고객 그 자체인지, 기업인지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겁니다.

다음으로는 그 가치를 어떻게 증대시킬 것인지 전략이 필요합니다. CRM 마케터의 고민은 고객이 단순히 상품 몇 개를 사도록 만드는 수준에 그치지 않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작용할 때, 누구의, 어떠한 가치가 증대될 수 있을지 답을 도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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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러한 사고방식에 따라 프레임과 서비스를 기획해 실제 실행단계에 옮기고 이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CRM 마케터의 역할이자 책임입니다.

거창하게 설명했지만, 실제로 업무를 하면 이러한 이상적인 역할과 다른 부분을 많이 발견하실 겁니다. 이 역시 제 경험이자 생각일 뿐이니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멘티님이 CRM 커리어를 쌓아가고 싶다면 제가 말씀드린 내용이 고민의 한 축으로 작용하기를 바랍니다.

제 답변은 여기까지입니다. 부디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질문해주세요. 성심성의껏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