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이리저리 방황 중인 20대 중반 멘티입니다. 구구절절하지만, 제 학창 시절과 상황을 먼저 말씀드려 볼게요.
중학생 때는 항상 ‘잘한다’ 소리만 들었습니다. 뭐든 하면 다 될 줄 알았죠. 외교관이 되고 싶어 외고 입시 준비를 하다가 과학에 더 관심이 생겨 과학고 준비로 전향했어요. 합격까지 했는데 집안 사정으로 일반 인문계고에 진학했죠.
제 목표가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꺾일 수도 있다는 걸 이때 처음 경험한 것 같아요. 성적도 괜찮았기에 인서울을 목표로 대입을 준비했죠.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지방 국립대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게 됐습니다.
대학교에 대한 환상이 꽤 컸던 것 같기도 해요. 결국 저는 만족하지 못하고 대학교를 중퇴했어요. 형편상 하루빨리 직장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래도 어릴 때 배워둔 CAD 덕분에 지금의 회사에서 일할 수 있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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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여기선 제 미래가 보이지 않아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어요. 그런데 당장 이직하자니 저는 아무 스펙도 없는 상황이라 막막합니다. 문화예술, 언론, 뷰티 등 관심 분야는 많은데 이렇게 얕고 넓은 관심들이 오히려 더 독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냥 지금 회사를 계속 다니며 같은 분야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본격적으로 이직 준비를 해 볼까요? 퇴사 후 아예 워킹 홀리데이를 가서 견문을 넓혀보는 것도 생각 중이긴 한데요.
멘토님께서 지금 제 상황이시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나요?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보내주신 질문 잘 읽어보았습니다.
여러 가지로 많은 경험을 하셨고, 지금도 고민이 많으신 듯해요. 특히 20대 중반이라는 나이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죠. 그러면 제 생각을 몇 자 적어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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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금 멘티님께는 자아 성찰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20대 초중반은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경험을 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다만 그렇게 쌓은 경험들은 경험에서만 끝날 게 아니라,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이 꼭 필요해요.
지금까지의 경험을 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② 내가 즐겁게 했던 것 ③ 부족했던 것 등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정리해 보세요. 그 다음 ‘잘할 수 있는 것’과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의 공통분모를 찾아보는 겁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무얼 하면 좋을지 정하는 거죠. 저 또한 이 방법으로 지금의 제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즐겁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그 분야의 최고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일을 할 때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기 때문이에요. 만약 공통 분모를 찾기 어렵다면 필요한 경험을 더 해보시길 바랍니다. 아직 어리시기 때문에 도전의 기회는 충분히 열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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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러 가지 분야에 대한 폭넓은 관심이 도움 되는 직업이 분명 있을 거예요. 이 세상에는 우리가 미처 다 알지 못하는 수만 가지의 직업이 있다고 하죠. 저 말고도 잇다에 계신 다양한 분야의 멘토님들께 질문해 보세요. 곧 원하시는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멘티님께 ‘딱 이 길로 가는 것이 좋다’는 답변을 드리긴 어려울 것 같아요. 사람마다 가치관도 인생관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린 답변이 멘티님의 진로 결정에 조금이나마 도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쓰다 보니 주저리주저리스러운 것 같네요. 더 궁금한 게 생기신다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항상 멘티님을 응원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제가 해왔던 여러 가지들을 되돌아보고 정리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경험이 더 필요하겠어요.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경험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