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있는 1학년 학생입니다. 현재 E 외항사 승무원을 목표로 입사에 도움이 될 정보를 모으고 있는데. 마침 잇다를 통해 승무원으로 필드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멘토님을 만나게 되어 정말 다행이란 생각을 했어요.
ⒸMatej Kastelic
외국 항공사 승무원이 되려면 용모는 어느 정도여야 하며, 영어를 포함해 외국어에는 얼마나 능통해야 할까요? 또한 승무원이 갖춰야 하는 필수 역량은 무엇이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신동이 멘토의 답변
밝고 호감을 주는 미소가 베스트
많은 사람들이 승무원을 예쁘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소에 있어요. 승무원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에 달하는 탑승객을 응대해야하기 때문에 밝고 호감을 주는 이미지를 지녀야 합니다. 그러므로 연예인처럼 수려한 외모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용모가 단정하면서 누가 봐도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해요.
Ⓒannie spratt
다만 반팔과 반바지를 입었을 때 눈에 보이는 큰 흉터나 타투는 없어야 하며, 피부도 대체로 깨끗해야 해요. 시력은 양쪽 눈이 나안시력 1.0 이상이면 되고, 몸무게에는 제한이 없지만 체지방률(BMI)이 보통 18에서 25사이일 경우 좋아요.
외적인 기준의 핵심은 밝은 미소와 더불어 암리치(arm reach)입니다. 승무원이 되려면 두발을 땅에 닿은 채 까치발을 들고 한손을 위로 쭉 뻗은 높이가 최소 212cm 이상이 돼야 해요.
이때 키가 작아도 팔이 길면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세요. 저 또한 160cm 초반의 아담한 체구이지만 암리치는 220cm 정도가 나왔어요. 실제 저보다 키가 더 작은 분들도 연습을 통해 암리치를 늘리셨으니 참고하길 바랍니다.
Ⓒhybrid
승객과 의사소통 가능한 영어회화 실력
외국 항공사라고 해서 특별히 승무원에게 영어를 제외한 제 2외국어에도 능통하길 요구하진 않습니다. 물론 다른 외국어를 정말 유창하게 할 수 있다면 면접 시 가점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딱히 중요한 스펙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도 생활 일본어 정도는 구사할 수 있지만 면접에서 전혀 가산점을 받지 못했거든요.
다만 모든 외국 항공사 면접은 한국에서 진행되는 1, 2차 면접을 포함해 모두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준수한 영어 실력은 기본적으로 요구됩니다. 실무에서도 탑승객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영어 회화에 능숙해야함은 물론이에요.
외모보다 성격을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승무원에겐 무엇보다 성격이 가장 중요한데, 외국 항공사는 특히 외모보다 성격을 우선시한답니다. 면접관은 지원자가 서로 다른 사람들과 어우러지고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는지,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지, 평소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사람인지 등을 평가하고자 해요.
하지만 승무원 면접을 보는 지원자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웃음에 자신 있고 미소가 예쁘며, 긍정적인 마인드에 더해 도전정신도 갖추고 있어요. 그러므로 그런 역량을 지닌 수천 명의 지원자 중 멘티님 본인이 돋보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격을 구체적인 ‘경험’에 자연스레 녹여낼 수 있어야 해요.
Ⓒbaranq
지금부터는 제 경험을 위주로 말씀드릴게요.
먼저 저는 승무원이 되기 전 호텔에서 단기간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최종 면접에 올라가서는 대부분 이 경력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어요. 호텔 데스크 업무와 승무원의 업무는 사실 크게 다르나, 둘 다 서비스직이라는 점에서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성격 및 역량이 비슷하기 때문이죠.
한 면접관은 제게 호텔에서 해야 할 일은 많지만 시간이 부족할 때 어떻게 일처리를 하느냐고 물어보셨어요.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받아 굉장히 막막했어요. 저는 시간을 조금만 달라고 양해를 구한 뒤, 호텔 업무는 아니지만 ‘평소 집이 어질러져 있는 상황에 갑자기 손님이 방문하면 어떻게 집을 정리하는지’로 사례를 변형해 대답했어요.
저는 단번에 좋은 답변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촉박한 위급상황에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한 면접관의 질문 의도에는 충분히 부합하는 대답을 했다고 생각해요. 결국 사소한 경험이라도 좋으니, 본인이 이미 승무원에게 요구되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면접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재가 필요한 것이죠.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볼게요.
저는 암리치 측정 당시, 면접 전까지 어떻게 생활하다 서울로 오게 되었냐는 면접관의 사적인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어요. “부모님께서 지방에서 포도 농장을 하시는데, 제가 세 자매 중 가장 힘이 좋아 농장 일을 도와드렸어요. 자연으로 둘러싸인 멋진 풍경 아래 좋은 공기를 마시며 일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어요. 그러다 인터뷰 일정이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줄곧 면접 공부를 하다 서울로 오게 됐어요.”라고요.
면접이라기보다는 다소 가벼운 대화에 불과했지만, 분명 면접관은 짧은 시간 안에 제가 가족을 중시하고 남을 돕는 걸 즐기며, 매사에 준비성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을 거예요. 아마 멘티님도 이제 본인의 성격을 어떻게 경험에 덧입혀야 하는지 알게 되셨으리라 생각해요.
이때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대답 전체를 영어로 암기하기보다 한국어로 일단 답변을 정리한 뒤 필요한 핵심 단어만 영어로 기억해두시길 바랍니다. 예상 질문에 완벽하게 답하고자 영어로 답변을 달달 외워서 가면 오히려 면접관에게 좋지 못한 인상을 줄 수도 있어요.
ⒸRawpixel
신체적, 정신적 강인함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승무원에게는 누구보다 신체적·정신적으로 강인한 체력이 요구돼요. 승무원은 생각 외로 매우 고된 직업입니다. 아침저녁 할 것 없이 들쭉날쭉한 스케줄을 매일같이 소화해야하며, 수면도 부족한 상황에서 24시간 넘게 풀 메이크업을 유지해야 하죠.
이렇게 신체적으로 굉장히 피곤한 상태임에도 승무원은 언제나 웃으며 불만을 표하는 승객을 부드럽게 대할 수 있어야 해요. 위급상황에는 모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침착하게 행동해야 하고요. 극한의 상황에서조차 평정심을 지켜야 하는 직업이 바로 승무원이에요.
따라서 승무원이 되고자 한다면 평소 운동을 통해 체력관리에 힘쓰면서, 항상 본인이 승무원이라 생각하고 모두에게 상냥하게 대해보세요. 사람들과 붙임성 있게 이야기하며 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노하우를 체득하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답니다.
실제 기내에는 태어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아기부터,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계신 노인 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탑승합니다. 또한, 승무원은 가난한 이주민 노동자부터 각국의 부호들까지 각계각층의 승객을 도착까지 안전히 모셔야 해요.
그러므로 그 누구와도 적절히 대화할 수 있는 융통성을 평소에 길러 놓는다면, 승무원이 되어서도 오랜 기간 필드에서 활동하실 수 있을 거예요.
ⒸAndrew Neel
끝으로 본격적으로 승무원 시험을 준비하려면 면접 대비를 위해 학원을 다니셔도 좋고, 스터디그룹을 결성해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거나 인터넷 카페에서 기출 사례를 위주로 공부하셔도 되겠습니다.
승무원은 특별한 기술을 요하는 직업이 아니며, 지원 자격 자체도 까다롭지 않아 누구나 도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감을 주는 외모, 성격과 더불어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인드 및 고도의 침착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 바로 승무원입니다. 그러니 팔방미인이 될 수 있도록 단단히 준비해 꼭 좋은 결실을 거두시면 좋겠어요.
참고로 외국 항공사는 국내에 비해 지원 가능한 나이가 어리고 자격 요건도 많지 않으니, 합격을 목적으로 두지 마시고 경험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면접에 자주 응시해보세요. 앞으로도 시간은 많습니다. 조급하게 생각지 마시고 한 걸음씩 승무원이라는 꿈에 다가가셨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