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호텔업계 취직을 꿈꾸는 취준생 멘티입니다. 주변에 직무 정보를 물어볼 사람이 없어 막막했는데, 현직자님께 직접 질문할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궁금한 것을 여쭤보기에 앞서 간단하게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서울 상위권 대학을 졸업한 뒤 지난 1년간 제조업체 인턴을 하며 해외영업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불합격 통보만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막연히 제조업만 준비하지 말고, 제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호텔업에도 도전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저는 대학 시절 내내 서빙, 캐셔, 가이드 같은 서비스 아르바이트를 해왔기에, 호텔업이 제 성향이나 적성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pexels

하지만 비전공자, 비경력자로서 제 목표가 너무 막연하고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도움을 받고자 호텔 취업을 주제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1. 호텔 부서들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부서별로 무슨 업무를 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멘토님은 여러 업무 중에서도 주로 어떤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2. 호텔 근무에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3.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데, 호텔 입사를 위해 단기간에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현재는 연회장 단기 아르바이트와 호텔 방문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4. 요즘 중국 관광객이 호텔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중국어 회화를 거의 못 하는 편인데, 중국어 공부를 하는 게 필요할까요?

바쁘시겠지만, 제 멘토가 되어주신다면 은혜를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안녕하세요 멘티님.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놔 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의 무게가 느껴지는 만큼, 저도 솔직하고 도움 되는 답변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SB Professional

프런트와 백으로 나뉘는 호텔 부서
호텔 업무는 크게 Front of House와 Back of House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Front of House는 손님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근무 부서를 의미합니다. 체크인, 체크아웃을 담당하는 리셉션 데스크,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Back of House는 말 그대로 호텔 뒤편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부서들을 일컫습니다. 프런트를 보조하거나, 고객이 호텔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환경을 마련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예를 들어 객실 청소를 담당하는 하우스키핑 부서, 객실과 호텔 시설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시설부, 재경부, 인사부 등이 있습니다.

저는 리셉션 데스크에서 고객 응대를 담당하는데요. 연중무휴 24시간 돌아가는 부서라서 2주 단위로 스케줄이 조정됩니다. 또한, 하루를 세 조로 나눠서 오전, 오후, 야간 조가 교대하는 방식입니다.

리셉션 데스크의 주 업무는 바로 체크인, 체크아웃입니다. 체크인은 고객 예약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고객 요금 확보, 객실 배정, 호텔정보 제공 등을 의미합니다. 체크아웃은 고객이 사용한 요금을 정확하게 결제하고, 특이사항을 확인한 뒤 컴플레인을 관리하는 업무까지 포함됩니다.

©️number-one

외향적인 성격이라면 호텔 업무에 쉽게 적응 가능
호텔은 전공과 무관하게 사람을 뽑는 곳입니다. 4년제 대학의 졸업장이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즉, 업무 장벽이 낮고 누구나 노력만 하면 업무 숙지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다만 사람을 대하는 데 능하고, 외향적인 성격이라면 호텔 직원으로 일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제가 일하는 부서 직원들을 보면, 다들 혼자보다는 둘이서 일하는 걸 좋아하고, 손님 칭찬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호텔 취업은 면접에서 판가름!
호텔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호텔 정보나 호텔 산업을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지원하고 싶은 호텔을 정했으면 해당 호텔을 깊게 파거나, 혹은 전반적인 호텔업계를 분석하는 거죠.

참고로 제가 입사를 준비할 때 도움을 받았던 블로그를 추천합니다. 현직 호텔리어가 운영하는 블로그인데, 꽤 유명하고 입소문을 탄 곳입니다. 정확한 정보를 재밌게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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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는 호텔에서 사용하는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단기간에 효과를 보는 것도 좋습니다. 호텔 채용은 면접에서 모든 것이 판가름 납니다. 면접 비중이 높기 때문에 서류에 경력 한 줄 추가하는 것보다, 면접에서 자신의 열정과 노력을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준비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멘티님이 언급하신 연회장 단기 아르바이트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 시간에 위에 말씀드린 것들을 하세요. 연회장 아르바이트는 투자한 시간에 비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미비합니다.

또한, 호텔을 무작정 돌아다니는 것 역시 얻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제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는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Denis Babenko

제2외국어, 단어만 숙지해도 소통할 수 있습니다
제2외국어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제 주변 동료들은 하나쯤 외국어를 구사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입사 후 배우는 직원도 많고, 실력이 부족하면 동료가 충분히 도와줄 수 있어요. 서로 도와가며 근무하기 때문에 제2외국어를 못한다고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2외국어를 할 수 있다면 당연히 도움이 됩니다. 저도 중국어를 못 했었는데, 명동에서 일할 때 중국어 공부의 필요성을 많이 느꼈어요.

1년 동안 동료들에게 도움을 받다가, 이제야 조금씩 중국인 관광객들과 소통하며 고객 응대를 하고 있습니다. 단어 정도만 알아도 웬만한 업무는 가능하니까 너무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Iurii Stepanov

대기업 공채가 아니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마지막으로 멘티님의 상황에 대해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소 냉정한 조언이 될 수도 있으니, 잘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호텔업계에서 일하는 건 정말 힘듭니다. 근무 스케줄은 불규칙한데, 박봉이거든요. 게다가 업무 역시 시간만 투자하면 쉽게 배울 수 있는 수준입니다. 실제로 호텔 수시채용의 학력 조건은 대학 2~3년제 이상입니다.

따라서 상위권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멘티님께서 정말 호텔업계에서 일하기를 원하신다면, 호텔리어 공채를 진행하는 세 곳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1. L 호텔 : 여성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1년 오퍼레이션 부서에서 일하면 사무부서로 근무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들었어요. 안정적인 대기업이고, 호텔업에 집중하는 곳이기 때문에 강력 추천합니다.

2. S 호텔 : 삼성이 모기업이기 때문에 브랜드파워와 안정감이 있습니다. L 호텔과 마찬가지로 오퍼레이션에서 일정 기간 일하면 백 오피스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만 SSAT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3. H 호텔&리조트 : 연봉은 위의 두 회사와 비슷하다고 들었습니다. 다만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호텔 인력을 공채로 뽑는 경우가 드문 편입니다.

이렇게 세 가지 호텔의 공채에 도전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이런 대기업 공채로 호텔업계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멘티님께서는 가진 스펙에 비해 많은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실제로 들어온 뒤에 퇴사하는 사람도 많이 봤어요.

©️Lars Hallstrom

따라서 멘티님께서 박봉, 교대 근무 등을 감내할 만큼 호텔업계에서 일하고 싶은지 깊이 고민하신 뒤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쉽게 들어올 수는 있지만, 몇 년 일한 뒤에 다른 업계로 이직하기가 힘들거든요. 잘 고민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멘티님께서 여러 고민 끝에 호텔업계를 생각하셨겠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한 번 더 고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현직자이기에 드릴 수 있는 조언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멘티님이 어떤 결정을 하든 응원하겠습니다. 혹시 궁금한 것이 더 생긴다면 언제든지 질문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