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E-비즈니스 학부에 재학 중인 대학생입니다. 평소 전공 과제나 공모전을 통해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해 본 경험이 있는데요. 대부분 현실성이 부족하고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저 스스로 생각해도 무언가 핵심을 찌르는 기획력이 많이 모자란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다소 모호한 질문일 수는 있지만, 좋은 서비스란 무엇이며 어떤 과정을 거쳐 기획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나아가 구상한 서비스를 다른 이해 관계자에게 설득하기 위해선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멘티님께서 하신 질문은 전혀 모호하지 않습니다. 어떤 부분이 알고 싶은지 제가 명확하게 전달받았으니,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답변을 드릴게요.

시장 반응이 좋다는 이유로 포털 업계의 순위권에 드는 서비스를 모두 좋은 서비스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요? 나아가 유저마다 선호하는 서비스가 다른데, 인터넷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할인 제품만을 모아 정보를 제공하는 핫딜 서비스와,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여행 상품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중 무엇이 더 좋은 서비스인지 비교할 수 있나요?

이렇듯 ‘좋은 서비스’는 쉽게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각 서비스가 제공되는 분야가 기본적으로 다를뿐더러, 서비스마다 특유의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또한 아무리 좋은 조건의 서비스를 구상해도, 서비스 유지를 위해선 자금이 필요하고 그 자금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선 무언가를 희생해야 합니다.

요컨대 어떠한 서비스도 현실적으로 실현되려면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완벽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막연히 좋은 서비스란 무엇인가를 정의하기보다 구체적인 용어를 통해 목표를 확립하기 바랍니다. 예컨대 ‘유저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생활이 편리해지는 서비스’ 등 기획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구체화하면 비교적 논리가 명확해지고 실현 가능성이 커져요.

구체적으로 목표하는 서비스가 생겼다면, 이제 어떻게 그 서비스를 기획할 것인지 방법을 마련해야겠죠. 기획의 기본은 본인이 설정한 서비스와 유사한 종류의 다른 서비스를 직접 찾아보고 사용하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기존의 서비스는 어떤 점이 불편하고,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를 분석하는 작업이 바로 이 단계에서 이루어집니다.

 

흔히 기획자들끼리 “하늘 아래 새로운 서비스 없다”는 말을 해요. 그만큼 존재하는 모든 서비스는 기존의 것을 필연적으로 참고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기획자는 이러한 사례 분석 과정을 겪어야만 서비스 제공에 앞서 공통으로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빠르게 학습할 수 있습니다.

ⒸMike Wilson

예컨대, 판매 약관이나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동의란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하지만, 서비스 업체가 고지해야 할 법적 의무라는 점에서 무엇이 서비스의 기본 요소를 이루는가를 보여주는 셈이죠.

 

이렇듯 사례 분석을 통해 디테일을 확보해야만 서비스의 실현 가능성이 커집니다. 다만 사례 분석 과정을 거친 것만으로 좋은 기획이 될 순 없으니, 가능한 실무자에게 디테일에 관한 조언을 구하는 편이 좋아요. 만일 주변에 서비스 기획 관련 실무자가 없다면 언제든지 제게 문의하셔도 좋습니다.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 기획된 서비스는 많은 이해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현실적이고 탁월한 서비스라도 그들을 설득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겠죠.

 

이때 필요한 역량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스킬입니다. 실제 필드에서는 종종 서비스의 가치가 높지 않더라도 달변만으로 관계자를 설득하는 전문가들이 있어요.

특히 디자인팀이나 개발팀 등 실무 담당자들에게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이해시키기란 쉽지 않아, 진지하면서도 이따금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네요. 추가로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질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