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대 4학년 재학 중인데 진로 때문에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주변에서는 대부분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분위기이고, 부모님도 제가 임용고시를 준비해서 선생님이 되는 것을 바라세요. 하지만 저는 임용고시에 합격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어서 시험 준비는 전혀 하지 않고 다른 분야 취업에 필요한 토익과 토스, 한국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Fabrizio Verrecchia
갈피를 못 잡으니 오히려 다른 하고 싶은 일들에 마음이 끌려요. 저는 마케팅에도 관심이 있고, 사회 혁신이나 관광에도 관심이 있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은 것 같은데, 사실 이 판단도 확신이 없어요. 요즘 생각이 너무 많고, 조바심 때문에 점점 자존감만 낮아지는 것 같아요.
멘토님은 사범대를 졸업하시고 현재 교육 기업에서 기획 업무를 하고 계시는데 현재 업무를 선택하신 계기가 무엇인지, 실제로 어떤 업무를 하시는지, 직무에 얼마나 만족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 박혜나 멘토의 답변
졸업을 앞둔 사범대생이라면 누구나 겪는 성장통입니다
멘티님의 고민을 읽다 보니, 그 시절에 했던 고민과 잠 못 이루던 날들이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명확한 답변을 드리기보다는 제가 걸어온 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현재 업무의 장점과 고민을 말씀드릴게요.
제 선배들은 모두 3년 이상 임용고시를 준비했어요. 서울이나 경기권 외에 지방에도 지원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는 사람이 많았고, 그 중에 몇 명이 합격했어요. 하지만 저는 연고 없는 곳에서 교사라는 직업을 해낼 자신도, 3년 동안 온전히 공부에만 매진할 용기도 없었습니다.
ⒸYuris Alhumaydy
현재는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진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수행평가 자료를 개발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저처럼 학창시절에 뚜렷한 목표가 없던 학생들이 더 빨리 자신의 목표와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할 수 있죠.
안정적이지 않지만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요
지금 업무는 교사보다 안정적이지 않지만, 훨씬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기획하고 스스로 실행해야 하기에 재미도 있고, 성취감도 큽니다. 학생들과 직접 대면하는 교사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업무도 영향력 있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William Iven
주변의 지인들을 보면 교육학 석사 및 박사 과정을 거쳐 기업의 HR담당자가 되거나, 의학 혹은 약학전문대에 진학해서 의사나 약사가 되거나, 임용고시 합격 후 교사가 되거나, 교육청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되거나, 저처럼 교육 기업에 취업하는 등 각자 다양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가는 길은 서로 다르지만, 결국 자신만의 목표를 가지고 성실히 노력했기 때문에 저마다 만족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고 봅니다. 지금 시기가 매우 혼란스럽고 힘들지만, 멘티님의 미래를 위한 시간이라고 여기고 소중히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먼저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교사를 포기한 것에 훗날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지 등을 충분히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멘티님의 꿈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