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현재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HRD1) 쪽으로 취업을 꿈꾸는 취준생입니다. 상반기에 인사/교육으로 채용 공고가 나왔던 40개 정도 되는 회사에 지원했고 두 군데를 제외하면 서류부터 탈락했습니다.
두 곳은 인적성에서 떨어졌고 지금은 인턴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인턴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탈락만 하다 보니 모든 취준생들이 겪는 과정이겠지만 답답하고 우울하고 한없이 무기력해지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인턴도 해보지 못하고 하반기를 맞이할 것 같아요.
HRD나 인사 쪽으로 취업하기 위해서 그 전에 어떤 점들을 준비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하반기 시작까지 3개월 남짓 짧지 않은 시간이 남았는데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하반기엔 꼭 취업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1) HRD : 인적자원개발 (Human Resources Development, HRD)은 조직 내 인적 자본의 확충을 위한 활동
안녕하세요, 멘티님. 교육학과를 졸업하셨네요! 저도 교육학과 졸업생이기도 하고, 저도 학과 학생회장 출신이라 더 반갑네요. 취업 준비할 때 어려움도 많았던 기억에 안타깝고 불안하실 마음에 공감도되고 합니다.
상반기 준비하시면서 많이 힘드셨죠? 아시겠지만 인사/교육 쪽이 많이 TO도 없고 특히 교육학을 살릴 수 있는 HRD 쪽으로는 더더욱 자리가 많이 없는 것이 현실이긴 합니다. 절대 본인 탓이 아니니 너무 자책하시거나 무기력해 하지 마시길 바라면서, 질문에 답 드릴게요.
시간 맞춰 문제를 푸는 연습을 많이 하세요
첫째, 일단 이미 졸업을 하신 상태이고, 어학 점수도 그 정도면 충분하신 것 같으니 정량화된 스펙을 더 쌓으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서류를 붙으셨던 기업에 인적성에서 떨어지셨다고 하니 인적성에 대한 대비를 꾸준히 해 놓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인적성은 이론이나 비법이 없어서 뻔한 얘기일 지는 모르겠으나 시중의 문제지를 많이 풀어보시되 꼭 시간을 맞춰서 푸시는 습관을 들이시면 좋겠습니다.
인턴도 사실 있으면 좋겠지만 절대 필수는 아닙니다. 지금 이미 졸업하신 시점에서 3개월 6개월짜리 단기 인턴을 쌓기 보다는 오히려 정규직에 혹은 인턴이어도 전환형 인턴 쪽에 아예 올인을 하심이 시기적으로는 적절해 보입니다.
자소서 재점검 - 지원 직무에 맞춰서 경험을 정리하세요
둘째, 상반기에 쓰셨던 자기소개서들을 재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 같은 경우는 HRM(인사)보다는 HRD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를 해왔었기 때문에 HRD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본인이 학과대표를 하셨든, 대외활동, 봉사활동을 하셨든 그런 모든 활동들에서의 성과를 철저히 '교육 기획/개발'의 직무역량에 맞춰서 조정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학과 학생회장을 하면서 수많은 학과행사를 진행해봤지만, 그 중에서 학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멘토링 행사, 진로 관련 교육 행사들을 직접 기획하고, 모듈을 만들어봤던 활동들에 초점을 맞췄어요. 또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직접 방과 후 활동에 대한 교육봉사를 기획하고 운영해봤던 경험들에 집중했습니다. HRD에서 하는 일은 근본적으로 교육기획/개발을 하는 일인데, 이러한 유사업무를 했던 경험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지요.
교육 기획, 개발 업무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교육 기획/개발 업무는 학습자분석, 요구분석에 맞춰서 교육을 구성하고, 강사를 섭외하거나 직접 교육 콘텐츠를 구성해보거나 하면서 그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운영하고 사후에 평가를 거쳐서 학습대상자에게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총괄하는 업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앞서 설명해 드린 교육에 관한 자신의 경험을 위의 프로세스에 맞게 정리를 해보세요.
‘내가 A라는 행사를 기획하면서 직접 학과학생들의 의견을 발로 뛰며 청취하여 기존에 ㅇㅇ하게 운영하던 교육을 ㅇㅇ하게 바꾸어서 모듈을 구성해보았고, ㅁㅁ행사에서는 졸업생 선배를 직접 섭외를 하면서 적절한 강사진을 구성해 ㅁㅁ한 도움을 준 결과, ◇◇했던 학생들이 교육 이후에 ◇◇하게 발전을 하며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을 준 경험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 실제 HRD의 업무에 최대한 유사하게끔 내가 겪었던 활동들이나 사례들을 정리해보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아마도 서류에서 좀 더 합격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참고로 HRD의 경우 가장 필요한 역량이 단순히 소통,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서와 혹은 외부 업체 혹은 외부강사 등과 협업을 해야할 일이 많기 때문에 그런 과정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가장 필수적입니다. 자신의 강점 중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잘 발휘해서 구체적인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면 정리를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직무와 관련된 또는 유사한 활동들을 찾아보세요,
또 나의 강점 중에서 성과를 낸 경험을 정리해보세요.
취업 분야와 시야를 넓히세요
셋째, 취업의 문을 넓혀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40여군데를 쓰셨다고 하니 아마 넓게 취업분야를 바라보셨으리라 짐작은 됩니다만, 인사/교육의 경우에도 일반 사기업의 인사팀, 교육팀, 그룹HRD도 있고, 교육전문 기관들도 더러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융권에 은행 쪽으로 한국금융연수원, 보험 쪽으로는 보험연수원 이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3대 교육 전문 기관인 한국능률협회, 한국표준협회, 한국생산성본부 등이 있죠. 또한 평생 교육 쪽으로도 각 대학의 평생교육원도 있으며, 공기업은 아니지만 각종 협회에서도 교육 쪽 수요가 더러 있는 편입니다.
저는 인사/ 교육 쪽에 대한 공고를 하나라도 놓치기 싫어서 사람인, 잡코리아, 인쿠르트 이런 취업포털은 물론 취업대학교, 스펙업, 독취사, 공준모 등 각종 취업 카페에 가입했어요. 해당 카페에서 'HRD' '인재개발' '교육' 이런 쪽으로 키워드 알림을 설정해놓아서 관련 공고가 뜨면 자동으로 제 핸드폰에 알림이 오게끔 하면서 남들이 모를만한 수시채용의 정보까지도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다 써봤습니다.
어느 회사에 어떤 직무가 있는지, 각종 취업 사이트,
취업 카페들에서 남들이 모를만한 수시 채용 정보까지
하나씩 다 살피는 것이 힘들지만 분명 도움이 될 것
글로벌HR이라는 카페에 가입하면 HRD채용정보 라는 게시판이 있는데 그곳에도 관련 공고가 많이 올라오는 편이라 눈여겨본 기억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딱 사기업의 대기업 인사/교육만 바라보실 것이 아니라 일단은 유사한 업무라도 정규직으로 골인을 하셔야만이 이후에 취업반수나 경력직을 통해서 보다 하고 싶으셨던 직무 쪽으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넓게 보시기를 조언 드리고 싶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아예 다른 직무같지만 상대적으로 TO가 많은 영업관리직을 쓰시면서도 영업관리의 여러 업무 중에 영업 교육 쪽에 관심을 갖고 주력으로 삼겠다는 것을 어필하시어 입사하시면 본사의 교육부서와는 다소 다르지만서도 교육과 유사한 직무에서 경험을 쌓으실 수도 있고요. 40군데 쓰시면서 많이 지치시고 노력도 하셨겠지만 조금만 더 눈을 넓혀서 조금만 더 여러방면에서 폭넓게 바라보시기를 바랍니다.
HRM과 HRD 이슈 챙기기 + 직무에 대해 자꾸 공부하기
넷째, 마지막으로 HRM/HRD의 이슈를 항상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3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단기 직무 스터디를 하시면 도움이 되실 거에요. (면접 스터디, 서류 스터디 이런 것보다는 직무 스터디를 추천)
관련 잡지(월간 HRD, 월간 인재경영)를 구독해서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또는 한국인사관리협회 등에서 하는 세미나에 참석해보시면서 현직자들을 간접적으로 만나보시거나, 차세대 HR 아카데미라는 카페에서 대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강연들에도 많이 참석하시면서 정보를 많이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자꾸 직무에 대해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 직무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앞서 '둘째' 단락에서 말씀드린 자기소개서의 방향도 훨씬 더 질이 좋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직접 정보를 찾아다니려고 노력한 흔적들도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해당 직무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는 증거로써 어필하실 수도 있으니 여러모로 좋을 것입니다.
멘티님 같은 경우는 졸업을 하신 상태에서 공백기가 점점 늘어나면서 지원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후에 면접에 가서 ‘졸업하고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은 반드시 들어올 거에요. 그냥 구직 활동했다고 하는 것보다는 직무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기 위해 행동으로 보여왔다고 하면 당연히 플러스겠죠?
너무 인턴을 꼭 해야겠다는 이런 생각보다는 상반기의 본인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면서 인적성 보완, 자기소개서 보완, 직무에 대한 탐구와 공부를 해가시는 것이 3개월이 남은 시점에서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너무 조급해하시지 마시고 원래 채용공고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훨씬 더 많으니 희망을 잃지 마시고요! 부디 꼭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다시 한번 힘내시고! 잘하실 수 있을 겁니다! 파이팅하세요!
마음이 든든해진 멘티의 ‘고맙습니다'
멘토님! 안녕하세요. 답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답답한 마음으로 인터넷을 하다가 잇다를 알게 되고 멘토님께 두서없이 글을 썼는데 질문보다도 훨씬 성의 있는 답변을 주셔서 한편으로는 반성했습니다.
현직에서 업무적으로 스트레스도 많으실 텐데도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열정적으로 살고 계신 것을 보고 깨달은 것이 많습니다.
제가 궁금한 점을 콕 집어서 정말 시원하게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턴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얽매여서 정작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한 것 같아요. 써주신 답변을 새겨듣고 하반기 준비 열심히 하겠습니다!
어딘가에 저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서 마음 한편이 든든합니다. 멘토님께 좋은 일들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