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곧 4학년으로 올라가는 지방국립대 컴퓨터 전공생입니다. 취업 준비가 코앞에 닥치니 관련 정보가 절실합니다. 취업에 관해서 지도 교수님께 물어보면 열심히 하라는 말씀만 하셔서 갈피를 못 잡겠어요.

일단 뭐라도 해놓자는 생각에 봉사활동도 부지런히 했고 토익도 900점까지 올렸어요. 성적 관리도 평균 이상(3.8/4.3)으로 했습니다. 3학년부터는 프로젝트를 본격 하고 싶었는데 개발에 손 뗀 친구들이 많아서 어려움을 겪었어요. 결국 졸업 프로젝트 한 학기 한 게 전부입니다. 

여러모로 생각이 많은데 멘토님의 경험을 공유해 주시면 진로 결정과 취업 준비에 큰 도움 될 것 같습니다.

1. 개발자의 종류와 프로그래밍 언어가 다양한데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요?

2. 멘토님께서는 *데이터 마이닝 석사를 하셨던데 어떤 계기로 진로를 결정하셨는지 알고 싶어요.

3. 취업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자격증이나 영어 시험은 어느 정도로 준비하셨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간절한 마음에 용기 내서 질문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데이터 마이닝 : 데이터 가운데 숨겨져 있는 유용한 상관 관계를 발견해 실행 가능한 정보를 추출하고 의사 결정에 이용하는 과정

멘티님 안녕하세요? 저도 취업 준비를 시작할 때 같은 마음이었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어요. 용기 내신 만큼 고민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답변 드리겠습니다.

일단 뭐라도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성적을 관리하신 것은 정말 잘하셨습니다. 학업 중에는 자신이 어떤 직무로 사회 진출을 하게 될지 모르기에 기본에 충실한 것이 최고의 준비입니다. 마찬가지로 컴퓨터 공학 기초 과목에서 거둔 좋은 성적이 개발자 취직에 도움 될 겁니다.

개발자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떠오르는 대로 나열하면 웹 개발자, 앱 개발자, 시스템 개발자, 기계학습 개발자, 네트워크 개발자, 데이터 정제 개발자 등이 있겠네요. 명칭이 바뀌거나 새로 생기기도 하고, 또 여러 일을 겸할 수도 있다는 점 알아두세요.   

개발 직군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취업 전에 구체적인 직무를 정해놓고 대비해야 하나 궁금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입사 희망 기업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기업의 경우 취업 지원 시 자신이 원하는 직무를 고를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실적으로 신입사원이 자신에게 어떤 개발이 맞는지 알기 어렵고, 업무에 따라 여러 개발을 해야 할 수 있거든요. 반면, 중소기업이나 일부 대기업에서는 특정 지원 분야를 요구할 수도 있어요.

참고로 개발할 때 C++, Java, Bash, Python, Scala, Hive, JavaScript 등의 언어를 사용합니다. 정말 다양하죠. 학부 때 배운 것과 회사에서 쓰는 언어가 다를 경우도 있어요. 저 역시 위 언어를 모두 할 줄 알았던 것은 아닙니다.  

저는 개발이 가장 재미있어서 이쪽 진로를 결정했어요. 학부 시절 인터넷 쇼핑몰 회사와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인턴을 하며 이 일을 하면 즐겁게 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데이터 마이닝을 선택한 계기도 비슷합니다. 학부 수업 중 데이터 베이스와 알고리즘 수업을 재미있게 수강해서 빅데이터를 다루는 데이터 마이닝 연구실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마침 가장 존경하는 교수님께서 해당 연구실의 담당 교수를 맡으셔서 더 확실하게 결정할 수 있었죠.  

막상 대학원 공부를 해보니 박사로 진학하는 것보단 연구와 함께 서비스를 직접 만들고 싶어 취업을 결정했고요. 실제로 업무 시간의 60%는 서비스 개발하는데, 40%는 논문 읽으며 연구하는데 할애합니다. 저처럼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와 느끼지 못하는 분야, 그리고 다른 사람들보다 잘하는 것을 찾아보면 진로 결정할 때 도움 될 겁니다.

저는 취업 준비할 때 취업 관련 책 읽기, 교내 취업센터 취업 프로그램 참여, 인턴, 프로젝트 참여 등을 했어요. 학교 취업 프로그램은 솔직히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취업에 대한 감을 잡는다거나 면접 긴장감에 적응하는 데엔 유용했습니다.

인턴과 취업 서적 읽기를 통해 입사 목표를 설정할 수 있었고요. 현업 개발자들을 직접 만나고 회사가 돌아가는 과정을 보고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이 계기로 석사 진학도 결심했죠. 프로젝트는 교내 과정에서 필요한 것만 했는데 취업할 때 매우 중요했습니다. 

ⒸEhud Neuhaus

자격증, 영어 성적의 경우 정보처리기사 자격증과 토익(925)과 오픽(AL)을 준비했어요. 취업준비생일 때 IT 기업, 대기업, IT 스타트업 순으로 입사 목표를 정했거든요. 참고로 대기업은 영어시험을 기본 스펙으로 요구하며 점수도 고고익선입니다. 반면 카카오 같은 IT기업 지원서에는 영어 성적 기입란이 아예 없습니다. 

정보처리기사는 어렵지도 않고 취업 준비에 도움이 돼서 취득했습니다. 정보처리기사 시험에 나오는 문제로 취업 시험이나 면접을 대비할 수 있어서 유용해요. 

개발직 입사 준비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재직 중인 IT기업인 N 사 기준으로 말씀드릴게요. IT 기업은 개발자에게 ‘기본지식을 잘 갖추었는지’와 ‘지식을 프로그래밍에 잘 연결할 수 있는지’ 이 두 가지를 요구합니다. 

참고로 기본 지식이란 기초 컴퓨터 프로그래밍(C계열 또는 Java 계열), 운영체제, 자료구조, 알고리즘, 데이터 베이스, 네트워크 이 여섯 가지를 의미합니다. 위 과목의 학부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잘 대비하면 IT 기업의 필기시험 또는 면접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  

'기본 지식을 프로그래밍으로 연결하는 능력'은 알고리즘 문제 풀이로 평가합니다. 실제로 면접에서 *삽입 정렬을 수행하는 함수를 화이트 보드에 써보라거나, *이진 트리의 클래스 구조를 써보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이외에 알고리즘 문제 풀이도 접하게 됩니다. 교재와 알고리즘 문제 풀이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인턴이나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대비하시면 되겠죠.

질문하신 내용은 아니지만,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내게 맞는 기업을 선택하는 일은 나의 가치관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삶에서 이루고 싶거나 회사에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그것이 금전적 보상이라면 보상이 안정적이고 확실한 기업을 선택해야 합니다. 여가가 중요하면 퇴근 시간이 보장되는 기업을 선택해야겠지요. 

제 경우 연차가 쌓여도 관리직이 되는 대신 개발을 계속할 수 있고 자유로운 생활을 보장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야근이 잦더라도 제가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하고 편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IT 기업을 선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취업 준비할 때 도움이 되었던 책 세 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나는 개발자다 (전병선 저)』, 『IT 취업 그것이 궁금하다(김중태 저)』, 『프로그래머로 사는 법 (샘 라이트스톤 저)』입니다. 이 책들이 멘티님의 이정표가 됐으면 해요.  

더 알고 싶은 게 있다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올 한 해 지치지 않고 잘 준비해서 좋은 성과 거두시길 바랄게요. 파이팅!

*삽입 정렬: 아직 정렬되지 않은 임의의 데이터를 이미 정렬된 부분의 적절한 위치에 삽입해 가며 정렬하는 방식

*이진 트리: 컴퓨터 과학에서 사용되는 데이터 구조의 하나로, 뿌리가 있는 나무 구조(tree)에서 어떤 노드의 자식의 수가 최대 2개를 넘지 않는 트리를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