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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MD의 물량 계획, 정확한 예측과 탄력적 대응의 줄다리기
(주)LF · 상품기획MD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의류 MD로 재직 중인 멘티입니다. E 커머스로 이직하고 싶은데, 그 전에 업무 역량을 더 쌓고 싶은 욕심이 큽니다. 업무 노하우를 얻고 싶어서 멘토님을 찾게 됐어요. 


©️Kaspars Grinvalds


물량을 계획하고 수량을 결정할 때 작년 대비 품목별 판매량, 판가율1), 판매율, 실현 이익률2)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더 빠르고 과학적인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너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일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이를 마땅히 알려주는 선배도 없는 상황입니다. 


멘토님의 조언이 한 줄기 빛이 될 것 같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1) 판가율 : 최종판매가에서 할인율을 제오하고 최종 판매했을 때 최초가 대비 비중

2) 실현이익률 : 실현이익이란 수익이 실현되어 재무제표에 계상되는 이익을 말하는 것으로 미실현이익에 대응되는 용어다.


💬 박민정 멘토의 답변


물량 결정 로직엔 명확한 공식이 없어요

안녕하세요. 멘티님. 물량 계획, 수량 결정과 관련해 정해진 방법이나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하신 거군요. 저도 MD 업무 시작했던 초창기에, 물량 산정 방법을 시원하게 가르쳐주는 선임이 딱히 없어서 머리 싸매고 많이 고민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던 것 같아요.


©️FotoDuets


그런데 그 방법을 선뜻 명쾌하게 정리해서 가르쳐주는 선배가 없었던 이유는 물량 결정 로직에 빠르고 쉽고 명확한 공식이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년 데이터를 참고해서 산정하긴 하지만 시장 환경/브랜드 입지/매장 개폐 현황/유사 캐리오버1) 스타일들의 리뉴얼 상태/지난해 제품의 재고 물량 등 차기 시즌 판매 예측상 많은 변수가 존재하거든요.


그래서 물량 결정의 기본 가이드는 적용하되 세부적인 판단과 조정 작업이 꼭 필요합니다. 그 조정 과정에 바로 MD의 경험, 역량, 직관 등 다소 주관적인 요소들이 개입하게 되지요. 


©️freepik


기본 도출법을 기반으로 작년과 달라진 변수를 반영합니다

사실 멘티님이 품목(품종/복종) 단위의 물량 계획이 궁금한 건지, 각 스타일 단위의 초두 수량 결정 방식이 궁금하신 건지 정확히 모르겠네요. 회사마다 칭하는 단어가 다른데, 저희는 품종, 복종을 ‘품목’이라 부릅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전년 매출실적을 목표 판매율, 목표 판가율로 나누면 목표 생산금액(소비자가 기준)이 도출됩니다. 품목(품종)별로 이렇게 도출한 생산금액을 모두 합산하면 브랜드 전체 의 생산금액이 됩니다.


이미 브랜드 전체 생산금액이 결정된 상태에서는 전년 품목별 매출 비중을 참고해 총생산을 비중대로 품목별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결정하기도 합니다. 


아주 기본적으로 이렇게 도출한 후, 작년 대비 달라지는 변수를 반영합니다. 예를 들어, 전년비 특정 품목(품종)을 키우거나 줄이겠다는 브랜드 내 전략이나 의지, 판매를 주도하던 캐리  오버 상품의 판매력이 급락하는 추세라던지, 작년에 없던 신규 야심작이 출시예정이라던지, 특정 품목에서 과도한 재고가 남아 있다던지 하는 이슈를 반영해 품목(품종) 단위의 물량 비중을 조정합니다.


©️rfranca


브랜드 상황에 따라 다르나 제가 속한 브랜드는 초두 물량은 예산의 80% 수준으로 집행하고, 20% 정도는 QR(재주문, Spot)을 위해 남겨놓습니다(이를 QR율이라고 합니다). 재주문 생산 조달 기간(lead time), MOQ(최소발주량)에 따라 이 QR율을 적정하게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산이 오래 걸리고 MOQ가 클 경우 초두 수량을 너무 빡빡하게 잡지 않도록 해야 판매 손실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 QR율을 좀 더 많이 예비해 놓고 신속하게 반응생산을 해나가면 판매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스타일 단위의 초두 수량 결정도 비슷합니다. 전년 판매실적을 참고할 유사 스타일이 있는 경우 해당 스타일의 판매 수량에 각종 변수를 고려한 가중치를 반영해 다음 시즌 판매 수량을 예측합니다. 


  • 각종 변수 : 단체납품 수량 제거, 매장 수 증감 반영, 전년 유사 스타일 재고량, 해당 스타일의 판매 추이 (시장 트렌드 변화나 경쟁 브랜드 유사 스타일 출시 혹은 재고 상황 등 외부 요인에 따라 판매가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도출한 판매 예상 수량에 시즌 말 목표 재고 수량을 합한 것이 총 수량이 됩니다. 또는 판매 예상 수량을 목표 판매율로 나눠 총 수량을 도출하죠. 재주문 생산 조달 기간과 MOQ에 따라 도출된 총수량을 한꺼번에 생산할지, 80% 정도만 초두 생산하고 판매반응에 따라 재주문으로 대응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fizkes


정확한 판매 예측보다는 탄력적인 시스템으로 대비하는 추세

제가 속한 브랜드는 매년 판매실적의 부침이 심하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KPI(핵심성과지표)도 매출 확대보다는 과잉재고 방지, 판매율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초두 수량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작게 잡고 QR율(재주문율)을 높이는 쪽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최근엔 초두 수량 결정 시 판매 예측을 정확하게 하려 고군분투하지 않고 재주문 결정 시점을 최대한 당기는 등 신속한 생산 시스템을 통해 대비하는 분위기입니다.


따라서 메인 생산은 해외에서 진행하더라도 재주문은 국내/중국 등 빠른 소싱처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세팅해 둔다거나 주력 스타일은 일부 자재를 비축해 두는 하는 방식으로 대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판매 손실을 면하고 재주문으로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초두 수량을 최소화 산정하는 방법은 설명하기 좀 복잡합니다. 혹시 이 부분도 궁금하다면 나중에 추가로 물어보세요. 


©️fizkes 


물량 결정을 정형화된 공식에 대입해서 산정하려 하면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아주 유사한 스타일이라도 작년과 올해 달라지는 변수들을 세심하고 입체적으로 고려해서 가중치를 반영해 산정해야 합니다. 


수량 적중도(판매율)를 높이고 싶다면 초두 수량을 보수적으로 잡은 후, 재주문 조달 기간을 단축해서 반응 생산할 수 있는 장치를 준비해 놓는 게 좋습니다. 이게 최근 요구되는 MD의 스마트한 업무수행 방식입니다.


멘티님 기대에 부응하는 속 시원한 답변을 하지는 못한 것 같네요. 또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질문 주세요.



1) 캐리 오버 : 패션계에서는 앞 시즌부터 계속해서 잘 팔리고 있는 상품을 말한다. 지극히 기초적이거나 실용 위주의 상품이라 시즌에 관계 없이 팔리는 것과는 구별된다.


박민정 멘토
(주)LF · 상품기획MD
마케팅/MD
국제통상학이라는 MD(머천다이저)와는 관련이 적은 전공 이후, 패션 제품 해외영업을 하며 MD가 되고자 희망하게 되었고, 전공 및 경력상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단계적 전직과 준비를 통해, 패션 회사의 MD로 10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총경력 약 16년)
MD 관련 궁금한 점, 이직과 전직을 위한 조언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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