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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사라는 꿈이 생겨 편입을 고려 중입니다. 무모한 도전일까요?
국토교통부 인천항공교통관제소(Incheon Air Traffic Control Office) · 항공관제과
약 4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경기권 대학교에 다니다가 휴학 중인 멘티입니다. 휴학 가능 횟수인 3번을 모두 다 사용했고 이제야 관제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어요. 이전부터 IT와 항공 분야에 관심이 많았기에 항공교통관제사에 흥미를 느꼈고 이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국항공대학교 편입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1학년 1학기 학점이 1점대입니다. 마지막 휴학도 곧 끝이 납니다. 지금 관제사가 되기에 너무 늦은 게 아닌가 막막한 마음이 들고 답답합니다. 하지만 이전부터 영어 하나는 자신 있으며 노력해서 관제사가 되고 말겠다는 마음이 떠나질 않아 이렇게 질문드립니다. 

 

©️Pincasso


지금 제 상태로 항공대 편입을 통해 관제라는 직업에 도전해도 될까요? 현실적으로 이게 가능할까요? 멘토님의 솔직한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멘토님 도와주세요. 

 

💬 조준형 멘토의 답변


관제사가 될 수 있는 3가지 경로

안녕하세요. 한 관제소에서 근무 중인 멘토입니다. 휴학을 다 썼다니 좀 놀랍네요. 별다른 사정이 있었던 건가요? 1학년 1학기부터 전공이 잘 맞지 않았다거나 도피성으로 군대에 간 것 같기도 하네요. 제 학교 동기도 그랬던 적이 있어서요. 

 

©️Harry Wedzinga


관제사가 경로는 총 3가지가 있습니다. 

 

1. 한서대학교/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부 입학/전과/편입학

2. 한국공항공사 항공기술훈련원 부정기 교육과정 입과

3. 공군/해군 관제 특기 부사관 또는 장교 임관

 

제가 가장 추천하는 코스이자 정석은 1번입니다. 하지만 입학/전과는 안 되고 편입학만 가능한 상황이겠죠? 편입은 4년제 대학에서 2학년 또는 4개 학기 이상을 수료하고 일정 학점 이상을 이수해야만 가능합니다. 

 

선발인원도 2~3명 내외고 전적 대학 성적을 반영하죠. 토익도 다른 지원자들과 경쟁하려면 최소 800~900 정도는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제가 편입학 전형을 잘 알지 못해서 자세히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은 양해 바랍니다. 

 

©️visivastudio

 

이제 2번 경로를 설명할게요. 항공기술훈련원(이하 항기원)은 부정기적으로 교육생을 모집합니다. 국토교통부에서 관제사 채용수요가 있을 때 관제사 양성과정을 개설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일정한 시험을 거쳐 선발한 후 관제사 자격증 취득 교육과정을 제공합니다. 2013년 1월에 8기, 2017년 3월에 9기, 2019년 7월에 10기를 모집한 이력이 있습니다. 

 

항기원은 고등학교 졸업 학력으로도 지원할 수 있고 비관제전공 대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일반인들(직장인 포함)도 이 과정을 통해 관제사가 될 수 있어서 경쟁률이 꽤 치열합니다. 항공대나 한서대학교를 거치지 않고도 관제사가 될 수 있으니까요. 

 

항기원 선발 시 일반상식(30%)과 토익점수(70%)가 반영됩니다. 토익 고득점자도 일반상식에서 낙방할 수 있습니다. 4개월의 교육 기간 동안 약 600만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4개월 교육과정 외에 관제 현장실습을 위한 비용을 추가로 지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항기원 교육과정은 수요가 있을 때만 부정기적으로 모집하기 때문에 지원 가능 시기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언제 공고가 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죠. 

 

©️Tatiana Zinchenko


3번 군 관제사로 가는 방법은 일반적이진 않습니다. 물론 동료 중에서 공군 관제사로 근무하다가 국토교통부 관제사로 임용돼 이직한 사람이 있습니다. 공군/해군 관제사로 임용되면 진주 교육사령부에서 16주간 교육을 받고 관제사 자격증명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각 임무 부대로 배치된 이후 관제 실습을 병행하면서 관제사 자격증명을 취득하면 군 전투기나 수송기를 관제하며 장기복무할 수도 있고 국토부로 이직해 민간항공기를 관제할 수도 있습니다. (의무복무 기간 : 부사관 4년, 장교 3년)

 

확률 걱정 접어두고 어떻게든 ‘될’ 방법을 강구하자

관제사 시험은 어렵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그 관제사 자격증명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갖추고 기회를 만드는 것이 일반인 입장에서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편입이든 운 좋게 공고가 떠서 항기원을 가든 공군을 가든 어느 하나 쉬운 길은 없습니다. 

 

다만 저도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인생이라는 게 항상 확률과 객관적 판단으로 돌아가지는 않았습니다. 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무너질 때도 있었고 왜 그런 선택을 하냐며 가족과 친척조차 말리는 상황에서도 제 소신과 근거를 두고 움직이니 또 길이 열렸습니다.

 

©️Monster Ztudio


가능성이 제로가 아닌 이상 분명 소수의 사람은 어떻게든 해 냅니다. 남들은 아니다, 힘들다, 말도 안 된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을 내더라도 그것은 그들의 생각이지 결국 판단은 내 몫이며 나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됩니다. 플랜 B를 만들어서 충격을 완화할 수도 있고 그 경험들이 또 다른 길로 나를 이끌 수 있습니다.

 

힘든 도전일 수도 있습니다. 제 입사 동기 중에서 대기업에 다녔던 사람도 있고 공대를 졸업하고 IT 회사에 다니다가 항기원에 들어가서 국토부 관제사가 된 분들도 있습니다. 다들 주변에서 말렸고 힘든 결정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합격해서 잘살고 있지만 과거엔 누가 봐도 무모한 도전이었죠. 지금까지 이루었던 것들을 포기하고 항기원으로 떠났을 때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합니다.

 

©️Andrey_Popov

 

제가 회의적인 어조로 설명했지만 그게 현실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관제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기다리면 매년 1회 또는 최소 2년에 1회는 관제사 채용공고가 날 것입니다. 

 

퇴직자 및 육아휴직, 매년 증가하는 교통량 등으로 인한 수요가 있어서 관제사를 안 뽑을 수가 없습니다, ‘될 확률이 거의 없다 난 틀렸다’ 이런 생각 말고 그냥 실력으로 합격하면 됩니다. 내가 준비된 관제사면 확률 계산은 무의미합니다.

 

멘티님이 관제사가 되기엔 너무 늦은 게 아닐까 우려했는데 물리적인 제약이 있는 게 아닌 이상 안 되는 건 없습니다. 세상엔 포기하는 사람과 끝까지 밀고 나가는 사람 두 사람이 있을 뿐이고 인생에서 실패란 없습니다. 

 

관제사가 되지 못하더라도 내 인생은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에요. 그 경험이 다른 멋진 삶으로 나를 이끌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썸녀에게 차였다고 평생 솔로로 살 건가요? 대시했던 경험이 더욱 멋진 나를 만듭니다. 

 

잘 고민해서 결정하세요. 하겠다고 결정했으면 끝까지 뚫고 나갔으면 합니다. 건승을 기원합니다.


조준형 멘토
국토교통부 인천항공교통관제소(Incheon Air Traffic Control Office) · 항공관제과
전문/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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